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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지스타 2023] 펄어비스 "국뽕 차오를 새로운 '아침의 나라' 개발 중"

아침의 나라 개발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3-11-17 15:32:45

"국뽕이 차오를 비주얼을 선보이겠다."

지스타 2023 현장에서 펄어비스의 주재상 개발실장이 '아침의 나라' 개발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주재상 개발실장은 '아침의 나라'를 개발하기 위해 <검은사막>에 어떤 히스토리가 있었는지 설명하며, 추후 업데이트될 아침의 나라의 새로운 지역을 현장에서 공개했다. 주재상 개발실장은 "국뽕"이 차오를 수 있는 비주얼을 선보이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 이전부터 한국이 만든 한국적 소재를 선보이고 싶었다.


다음은 주재상 개발실장이 말한 강연 내용이다.

주재상 개발실장은 어렸을 때부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오락실 세대인 만큼 <스트리트 파이터 2>와 같은 게임을 즐겼지만, 한국에서 만든 캐릭터는 당시에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준기, 송하나, 김갑환 등 인기 있는 해외 게임의 한국 캐릭터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 개발자의 손에서 만들어진 한국적 소재는 적다.

<검은사막>을 개발하며 한국적 소재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 첫 캐릭터는 '금수랑'이었다. 개량 한복을 입은 캐릭터다. 다만, 아무래도 기공술 액션을 선보이다 보니 완벽한 한국 캐릭터라고 자랑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때문에 다음 한국 소재의 캐릭터 '무사'는 조선의 무예도보통지의 검술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로 기획됐다.

금수랑 (출처: 펄어비스)

그러나 <검은사막>이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며 한국형 캐릭터들의 로컬라이징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로컬라이징이 어렵지 않았지만, 러시아나 북미 시장에서는 어떻게 캐릭터의 이름을 번역할 것이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 나라의 언어로 풀어 쓰는 가려 했지만, 결국 무사는 'MUSA'와 같은 식으로 그대로 표기하기로 결정됐다. 다만, 금수랑은 번역 및 발음의 어려움이 있어 '비스트마스터'로 번역됐다.

중요한 것은, <검은사막>이 아침의 나라를 통해 한국 요소를 갑자기 넣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검은사막>은 이전부터 한국적 소재를 게임에 녹여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왔다고 주재상 개발실장은 이야기했다.



# 아침의 나라를 품은 '랏 항구'

이후 <검은사막>에는 항해 콘텐츠가 업데이트됐다. <검은사막>의 기본 콘셉트가 중, 근세 서양권이다 보니, 바다를 건너 게이머들에게 어떤 것을 선보여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동양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하는 판단으로 랏 항구가 만들어졌다. 랏 항구 이후 계속해서 동양 무대를 선보이려 했지만 개발이 지연됐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동양 지역에서 모험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꾸준하기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레퍼런스 모델이 많은 중국이나 일본 등의 지역도 고려됐지만, 레퍼런스가 있더라도 그 문화에 대한 흉내내기에 그칠 뿐이라는 판단 하에 가장 잘 할수 있고, 잘 아는 것을 만들기로 결정됐다. 이후 판옥선 등 여러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자 반응이 좋았고, 제대로 개발을 시작해 표현한 문화가 모호한 감이 있었던 랏 항구도 한국적인 요소를 넣어 새롭게 선보였다.



# 아침의 나라 태동기

조선 시대를 만들자고 결정은 했지만, <검은사막>이 조선을 소재로 차용한 첫 게임은 아니다. <바람의 나라>도 있고 <임진록>이나 <거상>도 있다. 어떻게 한국적인 게임을 잘 만들어야 할까라는 고민 속에서 펄어비스가 내린 결정은, 기획을 하나에 맞추기보단 조선을 가지고 각 스튜디오 부서가 자유롭게 상상하며 디자인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첫 배경 콘셉트 아트가 만들어졌고 이를 토대로 아침의 나라를 구성해 나갔다. 실제로 콘셉트 아트의 많은 부분이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다. 조선을 여행하는 이용자가 무엇을 기대할지를 고민해 가며 장승 등 한국적인 요소를 하나하나 담아 나갔다. 몬스터도 조선의 설화를 차용해 만들어졌으며, 호랑이는 정형화된 모습을 사용할 경우 흥미가 떨어질 수 있어 민화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따 독특한 디자인을 더했다.


그 외에도 금돼지왕, 금가시전, 손각시 등 여러 민화를 토대로 아침의 나라에서 선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도 집중했다. 지금까지 <검은사막>의 한국 캐릭터가 냉병기를 주로 사용한 만큼, 칼을 사용하지 않는 도사 콘셉트의 캐릭터인 메구와 우사가 만들어졌다. 메구와 우사는 실제로 존재하는 '도가'의 분파에 대해 공부하고 특성을 파악해 디자인됐다.

시기상 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두 캐릭터의 첫 공개는 미국 LA에서 열린 <검은사막> 이용자 행사에서 이루어졌다. 미국에서 한국 캐릭터를 갑작스레 선보인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글로벌 이용자들의 열정적인 반응 덕에 한국적 소재가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


# 아침의 나라 - 기존 대륙과 무엇이 달라야 했나

아침의 나라는 기존 <검은사막>의 대륙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우선 몰이 사냥터가 없다. 신규 대륙에는 으레 사냥터가 따라오기에 유저의 피로도가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고, <검은사막>이 오래 서비스된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타이밍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침의 나라는 기존 대륙과는 전체적인 모습이 차이가 있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 알맞기도 했다. 이에 사냥터를 제외하고 보스와 1:1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가 들어갔다. 플레이어가 보스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서사적인 당위성도 보충했다. 컷신만 60개에 소설책 두 개가 아득히 넘어가는 글자가 아침의 나라에 들어갔다. 퀘스트도 모두 더빙됐다. 이용자들의 아침의 나라를 여행할 때 만큼은 이야기에 푹 빠져들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세세한 고증을 위한 방법도 적용했다. 직접 한국 문화재의 사진을 찍고, 문화재청과 협력해 각종 건축물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직접 보고, 찍고, 확인해 가며 그대로 구현했기에 고증적으로 틀릴 여지가 적다. 금동향로나 조선백자, 고려청자도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개발자들이 집중한 것은 국밥으로,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여러모로 공을 들였다.



# 아침의 나라의 스토리와 연출이란

어떻게 해야 한국(조선)이란 소재를 글로벌 유저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클리셰를 벗어나기 위해 서양의 모험가가 한국의 청취에 녹아드는 콘셉트 아트를 보여주고, 인기와 재미가 검증된 설화를 차용해 처음으로 들어가는 낯선 땅을 탐험하는 재미를 늘리고자 했다.

설화는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도록 인간의 감정에 집중해 각종 이야기를 가져왔다. 첫 사랑이나 부모와 자식 간의 애틋함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여기에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국뽕" 요소도 일부 들어갔다. 몇몇 캐릭터는 클리셰를 그대로 따르면 흥미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변주를 줬다.



한국형 캐릭터가 아침의 나라에 왔을 때는 고향에 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전용 스토리를 추가했다. 스승을 만난다던가, 아버지의 무덤을 성묘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용자가 외롭지 않도록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동행 캐릭터도 등장시켰다. 번역에도 공을 들여 미국 서비스의 경우 남부 사투리를 사용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의도했다. 


#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로 향하는 길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 전,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올려 주는 콘텐츠도 중요하다. 갑작스레 업데이트되면 이용자가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의 나라 출신이자 한국적인 캐릭터인 메구와 우사를 추가해, 아침의 나라에 있던 도사가 서양 대륙에 먼저 넘어오는 식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이런 노력 속에서 처음으로 완성된 아침의 나라에 들어가며 느낀 감정은 주재상 개발실장에게도 잊히지 못할 느낌을 줬다. 부족한 점이 많아 이용자에게 혼이 나기도 했지만, 열심히 고쳐나가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용궁을 테마로 한 '수궁' 업데이트를 통해 용왕이나 토끼와 거북이, 심청전 등 한국의 바닷속 궁전에 대한 모든 것을 담으려 했다. 업데이트명은 판소리 '수궁가'에서 따 왔다.

(출처: 펄어비스)


# 아침의 나라를 통해 펄어비스가 배운 것

한국 게임사의 게임에서 한국이 나올 수 있어 뿌듯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개발진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즐거운 감정을 느꼈다. 한국적인 콘텐츠에 대한 갈망은 누구나에게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저의 반응도 좋아 다행이라고 느꼈다.

새로운 도전이 많아 찾아온 어려움도 있다. 스토리 콘텐츠에 집중했기에 많은 부분이 1회성 플레이에 그친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차기 업데이트로 '아침의 나라: 서울'(혹은 황해도 업데이트 - 가제)가 준비 중이다. 내부적으로 비주얼에 큰 힘을 쓰고 있으며, '국뽕'이 차오를 수 있는 모습을 선보이고자 개발진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침의 나라 출신 캐릭터의 고향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강연에서 공개된 신규 콘셉트 아트

아침의 나라는 첫 소개 후 수 년이 지나서 업데이트됐기에 이용자의 불만이 있기도 했다. 아침의 나라를 위해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낼까 하는 고민과 서버를 다르게 해 보는 등 내부에서도 여러 아이디어가 시도되고 좌초됐다. 거대한 대륙을 토대부터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정말 오래 걸리는 일이기도 하다. 그

그러나 이제는 '아침의 나라'에 대한 기반이 다져진 만큼, 황해도편은 아침의 나라보다는 빠르게 개발될 예정이다. 새로운 외관의 구미호 캐릭터도 준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