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는 총 11개의 글로벌 게임 센터가 있습니다. 모두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서 관리하고 있어 큰 차이는 없다지만, 지원되는 요소들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그 모든 정보와 실제 후기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전국팔도의 게임 개발자들이 모두 모이는 지스타 기간을 틈타 지역 게임 센터에 실제로 입주해있는 개발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떠났던 고향에 다시 돌아온 경우,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좋은 지원사업을 받아 지역으로 내려온 경우,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아 입주하게 된 경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소개할 곳은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전북글로벌게임센터'입니다. 이곳은 전라북도콘텐츠융합진흥원에서 운영 중인데요. 이번 지스타에는 게임센터 입주기업이 만든 게임을 공개적으로 시연하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기능성 게임이 아닌 사회적인 시사점을 주는 '기능성 게임'에 특화되었습니다.
부스에서 만난 게임 개발 매니지먼트 '훈아티스'는 이 '기능성 게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만든 게임을 이번 지스타에서 출품했습니다. 부스에서는 '훈아티스'의 이권주 팀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권주 팀장은 전주가 고향이었지만 애니메이션 제작일을 하기 위해서 상경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라북도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기능성 게임과 관련된 디지털 사회혁신 교육 등을 이수한 후, 게임센터에서 진행한 언리얼 엔진 게임 제작 강의, VR 게임 제작 강의 등을 수강하며 게임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 지스타에는 <여우비 쪼로록>이라는 게임을 출품했다는데요. '물 부족'으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전래동화와 접목하여 풀어낸 게임입니다. <금도끼 은도끼> 속 연못이 말라버려 일자리를 잃은 산신령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노인과 아이들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훈아티스의 이 팀장은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들던 팀이 아니다 보니 모진 말들을 많이 들을 줄 알고 두려웠다. 그러나 저희의 의도와 맞게 손녀의 손을 잡고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어서 굉장히 기쁩니다. 여러 지원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거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충남 정보문화산업진흥원입니다. 충남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이곳은 다른 곳들에는 없는 지원제도가 있는데요. 바로 '숙소 지원 사업'입니다. 수도권이나 다른 곳 출신의 개발사들을 위해서 숙박비의 일정 퍼센트를, 혹은 매달 일정 금액의 숙박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스에서는 이곳에 입주해 있는 '집 연구소'의 권보민 대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권보민 대표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입니다. 여러 금전적인 문제로 서울에서는 안정적으로 개발을 진행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전 충남글로벌게임 센터에 입주했다고 합니다. 현재 다섯 명의 팀원들과 <서울 좀비: 용병 키우기>라는 게임을 비대면으로 개발 중이라는데요. 전국에 있는 팀원들이 모일 때 이 제도를 잘 이용했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는 예전보다 지원 규모가 줄어들어 아쉽다네요.
<서울 좀비: 용병 키우기>는 2주 전 출시된 방치형 액션 핵앤슬래시 게임입니다. 권보민 대표는 "<서울 좀비: 용병 키우기>라는 게임의 제목처럼, 서울의 실제 지형과 건물을 실제처럼 게임의 배경에 구현해 둔 것이 특징이라는데요. 앞으로 전국에 있는 많은 다른 지역들, 세계의 주요 도시들도 업데이트 예정이니 많이 결제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B2B 부스에 참여한 게임 센터도 있었는데요. 바로 '경북글로벌게임센터'입니다. 이곳은 독특하게도 콘텐츠나 문화와 관련된 기관이 아닌 경북테크노파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전국에서 유일합니다.
그래서인지 사진에서 웃고 있는 '류종우' 센터장은 "다른 곳들과는 달리 '산업'과 '생태계'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는데요. 2016년부터 처음 지어진 이후 경북 지역에 있는 대학과 전문 대학에 게임 관련 학과를 설치하기 위해 애썼고 그에 따라 이제는 인재들이 하나 둘 배출되고 있다고 하네요.
부스에서는 '팀 롱소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대구에서 함께 중고등학교를 다닌 절친한 친구인데요. 둘이 원하는 이상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팀을 꾸렸다고 해요. 그러나 아직 어리고 포트폴리오가 없다시피한 이들은 투자처는 물론 지원사업조차 찾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북글로벌게임센터에 입주하게 되며 이번 지스타에서는 B2B 부스에 방문한 손님에게 "이런 게임을 어떻게 셋이 만들었냐"는 말도 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으로는 '사무실 임대 지원' 제도라는데요. '경북게임센터'는 사무실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전혀 받지 않아서 두 친구가 각각 다른 지역으로 흩어지지 않고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다만, 경산이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업계의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