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장수’ 김원기 선수(소속 TSL)가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 2 오픈 시즌 1’에서 우승했다. 최근 암울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 저그로 거둔 우승이며, 상금으로 1억 원이 주어졌다.
2일 저녁 6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 2 오픈 시즌 1’ 결승전에서 김원기 선수(저그)가 김성제 선수(테란)를 세트 스코어 4:1로 누르고 우승했다(7전 4선승제).
■ 김원기, 신들린 견제 차단으로 3세트 내리 승리
김원기는 저그보다 테란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1, 2, 3 세트 맵에서 모두 이기며 일찌감치 우승 문턱에 도달했다. 1세트 델타 사분면 맵에서 두 선수는 적극적인 멀티 확장으로 경기를 이끌며 물량전을 벌였다. 김원기는 김성제의 장기인 견제를 효과적으로 막으며 과감하게 자원을 확보, 저그의 최종병기 울트라리스크를 뽑은 후 러시로 이겼다.
2경기 잃어버린 사원에서는 김성제가 앞마당 확장에 나선 김원기를 언덕 공성전차 드랍으로 저지하려 했지만, 가시 촉수와 여왕의 수혈을 조합한 김원기의 놀라운 방어 전략에 막혔다.
이후에도 김원기는 김성제의 의료선 드랍을 귀신 같이 포착해 뮤탈리스크로 막았고, 거꾸로 자신이 대군주 드랍을 사용해 김성제의 본진을 강타했다. 그리고 대규모 맹독충 드랍과 저글링 러시로 승리했다. 김원기는 해설자도 “말이 안된다”고 감탄할 정도로 놀라운 순발력과 컨트롤을 선보였다.
3세트, 김성제의 본진에 뚫린 김원기의 땅굴망.
3경기 쿨라스 협곡에서는 김원기의 필살기 ‘땅굴망’이 통했다. 저그가 처음부터 풍부한 광물지대에 확장 기지를 지으면서 자원 확보에 나섰다. 김성제가 이를 저지하려고 풍부한 광물지대 언덕 드랍에 신경을 쓰는 사이, 김원기는 김성제의 본진에 땅굴망을 뚫고 저글링을 난입시켜 건물을 장악했다. 사령부를 띄워서 뒷마당으로 피신한 김성제는 남은 유닛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모두 막히면서 GG를 선언했다.
■ 추격에 나선 김성제, 전진 병영이 막히며 준우승
4경기 사막 오아시스에서는 러시 거리가 길어서 두 선수 모두 확장을 하면서 시작했다. 김성제가 빠른 해병 러시로 몰아붙였지만 김원기의 저글링+맹독충에 막혔다. 이후 김원기는 거침없이 확장하면서 히드라리스크를 주력 유닛으로 뽑았다.
하지만 김성제의 끈질긴 의료선 드랍과 해병+공성전차+토르의 중앙 진출이 점차 통하면서 결국 김원기의 본진까지 점령 당했다. 김원기도 대군주 드랍으로 김성제의 본진을 휘저어 놓았지만, 김성제가 신승을 거두며 세트 스코어를 1:3으로 만들었다.
공성전차와 토르, 해병과 의료선 등의 조합으로 밀어붙이는 데 성공한 김성제.
5경기 고철 처리장은 김성제의 승부수인 ‘전진 병영 후 사신 견제’로 시작됐다. 첫 사신에게 저그의 일벌레가 다수 잡히면서 전진 병영이 통하는 듯했지만, 이내 김원기의 절묘한 저글링 컨트롤에 전진 병영이 장악 당하고, 저그가 유리해졌다. 김성제는 재빨리 추가 사령부를 지어 섬 확장기지로 날리면서 자원 확보에 나섰고, 김원기는 앞마당에서 이어 풍부한 광물지대까지 확보하며 부유하게 물량을 준비했다.
이후 김성제의 섬 멀티를 둘러싼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졌고, 조금씩 저그의 멀티가 늘어나는 가운데 테란은 자원 채집에 방해를 받으면서 전세가 김원기 쪽으로 기울었다. 테란의 대규모 의료선 드랍은 맹독충과 감염충 조합에 막히고, 거꾸로 치고 들어오는 저그의 물량 공세를 김성제가 막지 못하면서 GG를 선언했다.
김성제의 섬 멀티를 파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맹독충 드랍 장면.
이로써 김원기 선수(오른쪽 사진)는 세트 스코어 4:1로 우승하면서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김성제 선수는 준우승 상금 3,000만 원을 받았다.
김원기 선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게임하고 우승한 것이 처음이어서 실감이 안 난다. 멍하다. 저그 파이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지금 가장 떠오르는 사람이 누구냐는 이현주 캐스터의 질문에 “맹덕충(맹독충의 애칭)”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지는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 2 오픈 시즌 2’는 10월 3일 오후 1시까지 참가접수를 받고 오프라인 예선전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