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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페 2023] 시나리오 라이터가 말하는 '던파'의 스토리

끊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연결해며 확장해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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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3-11-25 16:38:12

"끊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연결해며 확장해 나가는 것."


2023 던페 현장에서 주현태 네오플 시나리오 기획팀 팀장은 'To be Continued… 스토리 1호의 독백' 강연을 진행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용자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며, 계속해서 여러 설정과 사건이 이어지며 확장해 나가는 것이 <던파>의 스토리 핵심이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진행된 강연과 관람객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주현태 네오플 시나리오 기획팀 팀장


# 가장 중요한 것은 '이어짐'


주현태 팀장이 <던파>의 스토리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어짐'이다. 설정과 설정이 연결되며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거나, 인과 관계 및 서사, 내러티브를 완성시키는 것이 '이어짐'이라는 단어에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어짐이 좋게 연결되는 것이 좋은 스토리라는 이야기다.


<던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은 이렇다. 가장 먼저 로드맵을 그린다. 설계도라고 볼 수 있는데, 핵심 소재를 배열해 가며 엔딩이 어떻게 될 지 기획하고, 인물이 사건사고를 어떻게 겪어나갈지 정리한다.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설정 충돌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과정을 위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



이런 절차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한 사례도 있다. 코로나 시기 외부 요인으로 인해 <던파>팀이 사용하려고 했던 소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적이 있다. 장기적인 계획까지 모두 수정해야 할 정도였지만, 로드맵을 짜 놓은 덕분에 수월하게 정리해 낼 수 있었다.

로드맵이 완성되면 콘텐츠 팀과 본격 협업을 진행한다. 가장 먼저 전달하는 것은 콘셉트다. 어떤 모양의 배경과 몬스터가 등장할지, 여기에 붙는 설정은 무엇인지 논의하고 결정한다. 논의된 내용은 아트와 미디어팀에 전달해 조합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그 이후 스토리에 대한 상세 집필에 들어간다. 캐릭터의 대본을 짜고, 캐릭터가 겪는 사건이나 배경을 어떻게 이어갈지, 개연성은 어떤지를 계획해 나간다. 웹툰 및 시네마틱을 통한 스토리 확장도 이 지점에서 고려한다. 스토리팀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 중 하나다. 가장 수정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기도 한데, 이전에 개발자 노트에서 언급됐듯이 '선계'의 스토리 역시 여러 번 거쳐 압축됐고, 많은 수정이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만든 것을 조합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스토리와 콘텐츠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연출에 맞춰 BGM을 맞추고, 콘텐츠 팀에서는 여기에 몬스터의 패턴을 맞추고 이펙트 등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해 나간다. 모두가 완성된 콘텐츠를 보며 검토 및 수정을 진행하고, 개발 의도와 어긋난 지점은 없는지 살핀다.

스토리 담당자는 여기서 웹 스토리나 웹툰 등을 통해 전조(사전 스토리) 및 후속 스토리를 짜 나간다. 이용자가 풍성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제대로 된 스토리 전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 잘못된 사례와 좋았던 사례


지금은 삭제된 장면이다.


잘못된 사례를 살펴보면 유명한 "황제 폐하의 선물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이전에 매거진에서는 촉박한 일정과 부족한 인원을 언급했지만, 이용자가 바라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단순히 이용자가 바라는 전개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 온 이야기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스토리 팀은 이후 크게 반성하고, 기준점을 다시 세웠다. '무엇을? 어떻게? 더 나은 것은?' 이라는 세 가지 기준점을 삼았다. 여기에 '왜?'라는 이유는 포함하지 않았는데, 스토리의 목표는 모험가의 즐거움이라는 확실한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담당자들이 하루 동안 모든 일정을 비우고 반성 및 개선을 위한 토론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용자가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고,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를 살피는 시간이다. 이후 이전부터 쌓아 온 빌드업 과정을 통해 바칼 레이드 스토리를 선보임으로써 다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던파> 스토리 팀에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다.


신규 지역인 선계 역시 시작부터 걱정이 많았다. 오랜 기간 설정만 조금 언급됐을 뿐, <던파>에 등장하지 않았던 지역이다. 기존 <던파>의 스토리와 아라드라는 대륙과 잘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던파> 스토리의 핵심 소재인 '사도'들이 가본 적 없는 지역을 게임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새로운 이야기를 짜야 했다. 다행히 일부 등장인물은 데려갈 여지가 있었기에, 이전 세계와 이어짐이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강력한 존재에 맞서기 위해 선계에서 어떤 것을 얻어야 한다는 나름의 이유도 짰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먼저 아포칼립스 콘셉트에 대한 이용자 피로감이다. 바칼 레이드 스토리는 호평을 받았지만, 오랜 기간 비슷한 분위기의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런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면 계속해서 자극적인 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이용자가 이런 스토리에 무뎌짐과 동시에 지칠 수 있다.

그렇기에 기승전결의 틀에 맞춰 스토리를 재정비하려 했다. '대마법사의 차원회랑' 업데이트를 통해 마이어라는 인물을 보여 줘 선계에 대해 조금씩 알 수 있도록 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화로운 세계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집중했다. 레이드를 통해 계속해서 사도와 전투를 펼치는 '강-강-강'의 이야기 구조에서 잠시 쉬어가며 모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선계에 도시에 여러 장치를 배치해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지점에서 출발했다. 높은 곳에서 배경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하고, 별자리 글자를 만들기도 하고, 스피티리아 주크박스를 통해 춤을 출 수 있도록 한다거나, 히든 퀘스트를 여러 개 도입했다.


그러나 한 가지 좋친 지점이 있었다. 선계를 잘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라드와 이어짐이 흐려지고 말았다. 선계의 TMI는 지역 확장 선에서 끝냈어야 한다는 판단이 생겼다. 어둑섬은 다음 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어둑섬에서 새로운 개념을 또 설명하려 했고, 다음으로 이어질 스토리가 기대되지 못하게 했다. '라르고'가 대표적이고, 파워 밸런스 및 새넌 마이어에 대한 설명 부족으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단절로 인해 이야기의 이어짐이 약해지면서 "선계 외전 스토리를 왜 해야 함?"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개발자 노트를 쓰고 많은 부분을 고쳐야 했다. 로드맵도 일부 수정하고, 다음 레이드에서 공개할 내용도 일부는 미리 공개하고, 대사를 하나하나 보면서 바꾸는 등 세세한 부분을 다시 잡아나갔다. 선계가 또 하나의 아라드가 될 수 있도록 어둑섬을 기점으로 앞으로 펼쳐나갈 스토리에서는 기존의 실수를 보완할 예정이다. <던파> 스토리팀의 목표는 이용자의 모험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연결되며,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스토리 팀장과의 질의응답



주현태 팀장은 현장에서 그간 질문이 많았던 부분과, 이용자의 현장 질문 몇 가지에 대해 강연을 통해 답변을 남겼다.


Q. 핸돈마이어와 청연, 왜 둘 다 하얀색인가?

A. 마이어는 선계 출신이고, 선계를 사랑했기에 자연과 어우러지는 하얀색을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핸돈마이어는 청연을 조금 발전시킨 형태로 기획했기에, 동일하고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Q. 선계의 과학 기술 수준은?

A. 선계가 천계보다 더 뛰어난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기술력은 천계가 더 높다. 선계는 아라드와 천계의 중간 수준이다. 대부분이 마법에 의지하고 있기에 순수 과학 기술은 천계가 월등하다. 앞서는 것도 하나 있는데 연료 기술이다. 미스트는 냉각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에 그만큼 작고 가볍게 기계를 만들기 유리하다. 미스트가 있는 곳에서는 즉시 흡수하면서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미쉘 쿠리오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다.


Q. 슈므 이름의 모티브

A. 단골 술집의 고양이 이름이다. 나이가 있는 어르신 고양이인데, 이름과 지긋한 모습이 상반되는 매려이 있어 캐릭터의 초기 콘셉트에 활용했다. 고양이가 슈므랑 동갑이라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묘상권 때문에 사진을 못 보여 드리니 양해 부탁드린다.


Q. 라르고 변신 폼이 용을 닮은 이유

A. 용을 닮은 것이 맞다. 바칼의 힘을 증폭시켰기에 영향을 받아서 용처럼 변했다.


Q. 힐더가 언급한 그녀와 손님의 정체

A. 많은 분들이 정확하게 추측하고 계신다. 그녀는 아젤리아고 손님은 솔도로스가 맞다. 아무리 힐더라도 솔도로스를 무시할 수는 없다.


Q. 여러 추측에 대하여

A. 흥미로운 추측이 많았다. 사도의 스토리는 계속 이어진다. 다음 레이드는 사도다. 악몽회랑에 대한 추측도 많은데, 개연성에 대해서 준비하는 부분이 많기에 아직은 말씀드리기 조십스럽다. 힐더가 카인에게 도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다시 마계로 향하기 전까지 해결해야 할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다.


다음은 현장에서 미리 받은 유저 질문지를 랜덤하게 뽑아 답변한 것이다.

Q. 결투장이랑 스토리랑 콜라보 하실 계획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초붕이라는 캐릭터가 연관이 되어 있을 텐데, 이건 결투장 담당자와 논의해야 할 부분 같다.


Q. 니우 어디 갔어요? 그리고 에를리히 호감도 만들어 주세요. 

A. 니우는 차원 속에서 잘 있다. 에를리히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검토해 보겠다. 여러모로 검토 및 논의하는 부분이 많으니 기대 부탁드린다.


Q. 마이어는 결국 죽나요?

A.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말씀드리가 어렵다.


Q. 차원 틈에 들어간 캐릭터의 행방이 궁금합니다. 사르포자라던지요.

A. 니우와 함께 차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다룰 때 근황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마계로 다시 가기 전에 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준비되는 대로 복선을 해결하며 재미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라르고와 같은 몬스터가 더 나올까요?

A. 라르고처럼 3단 변신 캐릭터에 대한 질문인지, 요괴 몬스터에 대한 질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3단 변신은 제가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라르고처럼 음모 펼치는 요괴를 말하는 것이라면 다음에 나온다. 안개신 스토리나 이런 것들에서 빌드업을 해 나가려 한다. 라르고의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지, 다음 레이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업데이트를 통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요기는 위장자에 가깝나요? 전염병에 가깝나요?

A. 그 중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위장자에 조금 더 가깝다고 봐 주시면 될 듯 합니다.

시간 관계 상 관람객 질의응답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주현태 팀장은 나머지 질문의 경우 제주도 본사로 가져가 잘 살펴본 후, 이용자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