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소회의장에서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e스포츠 콘텐츠 저작권 쟁점과 해결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e스포츠 콘텐츠 분쟁이 국회 안까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 현장에서 취재하며 인상 깊었던 것 3가지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① 토론자의 수: e스포츠 관계자 > 저작권자
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는 MBC플러스미디어 조정현 센터장, 오원석 국제e스포츠사무총장, 프로게이머 이제동, 대한올림피언협회 송석록 사무총장 등 e스포츠 대회를 운영하거나 그에 관계된 인물이 중심이었다.
저작권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토론자는 블리자드 안 혁 대변인과 드래곤플라이 김범훈 실장뿐이었다. 그나마 김범훈 실장은 중계권을 포함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섰다. 안 혁 대변인만이 저작권자의 입장에서 열띤 주장을 펼쳤다.
이에 따라 공청회는 e스포츠의 공공성(공공재로서의 성질)을 인정하자는 의견에 대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토론자 중에 저작권자 측은 2명에 불과했다.
② 허원제 의원과 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안
이번 공청회를 주최한 허원제 의원은 지난해 5월 ‘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가 발의한 법률안에는 ‘공표된 게임물은 e스포츠 대회의 종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게임물의 출처를 명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출처만 명시하면 누구든 e스포츠 대회를 열 수 있다는 뜻이다.
당시 법률안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에서 보류됐다. 게임물 저작권자가 자신의 게임물로 창출된 부가수익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허원제 의원은 전문의원의 검토에 따라 법률안을 고친 후 올 가을 국회에 다시 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볼 점은 전문의원의 검토를 받았다는 법률안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허원제 의원 보좌관이 공개한 자료에는 공표된 게임물 항목을 ‘e스포츠의 발전과 보급,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지정 인증기관이 인증한 게임인’ 공인종목으로 수정했을 뿐이다.
오히려 개정안 내용 중에는 ‘반대급부’라는 단어가 방영권료와 출연료 등으로 해석돼 e스포츠 대회단체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용어 정의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실려 있다. 어떻게 보더라도 저작권자보다 대회단체를 고려한 개정안이다.
③ 허원제 의원 밀어주기와 미국 상공회의소 관계자
공청회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을 비롯해 문방위 정병국 위원장(한나라당),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조윤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바쁜 국정감사 기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신경을 쓴 참석이다. 허원제 의원에게 힘을 보태려는 느낌이 진하게 묻어났다.
만일 가을 국회에서 허원제 의원의 법률안이 통과되면 e스포츠 지적재산권 협상은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맞게 된다. 특별한 결론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난 공청회가 유난히 신경 쓰이는 이유다.
이번 공청회를 주최한 허원제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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