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자동사냥? “정상적인 게임물 아니다”

“무분별한 게임 내 오토(자동사냥) 시스템 이용은 정상적 게임물로 볼 수 없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지난 1일 엔도어즈 신작 <불멸 온라인>에 등급분류 거부 판정을 내렸다. 거부 이유는 게임 내 오토 시스템의 무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24시간 자동사냥, 관련 캐시 아이템도 판매

<불멸 온라인>은 중국 완미시공이 개발한 <신귀전기(영문명 Battle of the Immortals)>를 엔도어즈가 현지화한 MMORPG다. 최근 중국 온라인게임의 유행에 맞춰 게임 내 오토 시스템이 들어가 있으며, 유료 아이템을 구입하면 오토를 이용할 수 있다.

<불멸 온라인>의 경우 오토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자동사냥도 가능하다. 게임위가 문제 삼은 부분도 제한 없는 오토 시스템의 이용이다. 유저가 직접 컨트롤하는 시간이 자동사냥 시간보다 적을 경우 정상적인 게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불멸 온라인>의 오토 시스템은 스테미너라는 수치를 소모하는데, 스테미너 회복은 유로아이템을 구매해야만 가능하다. 또한 자동사냥을 통해 게임머니를 모은 다음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 환전하는 등의 콘텐츠가 연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1일 엔도어즈의 첫 퍼블리싱 게임 <불멸 온라인> 등급거부 판정을 받았다.

게임위 이종배 공보관은 “통상 오토 시스템의 적용으로 등급거부 사례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불멸 온라인>의 경우 무제한 이용, 유료 아이템으로 판매, 자동사냥에 의한 게임머니 획득과 환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다.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게임위에 주어진 권한으로 등급거부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 넥슨과 엔도어즈, “오토 관련 수정 논의 중”

이와 관련해 넥슨 통합홍보실 최현우 실장은 “게임위로부터 엔도어즈의 <불멸 온라인> 등급거부 판정을 받은 이후 오토 시스템에 관련해서 수정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서비스하기 전의 게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스템 수정 내용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등급거부 사유를 토대로 향후 서비스에 문제가 없도록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이야소프트의 <무림외전>도 게임 내 오토 시스템(청신부) 적용을 이유로 등급거부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당시 게임위는 청신부의 유료 아이템 판매를 등급거부 사유로 밝혔다. 이후 이야소프트는 청신부를 퀘스트로 얻을 수 있는 무료 아이템으로 바꿔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다.

한편 <무림외전>도 <불멸 온라인>과 같이 중국의 완미시공에서 개발된 게임이다. 결과적으로 오토 시스템을 이유로 등급거부 판정을 받은 게임이 모두 완미시공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무림외전>은 청신부를 유료 아이템으로 내놓은 버전이 등급분류 거부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