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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글 소재 인디게임 ‘암중모색’ 세계대회 대상

인디케이드 페스티벌 심사위원대상, 아시아 최초

임상훈(시몬) 2010-10-09 23:00:57

한글을 소재로 만든 국산 게임이 한글날(10 9) 세계 최고 권위의 인디게임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팀 아렉스(Team Arex, 파비욘드더게임 소속)가 만든 <암중모색>(Groping in the dark, 프로듀서 서아람, 류상욱)이 9일 미국 LA 인근 컬버시티의 소니픽쳐스 본사에서 열린 인디케이드 페스티벌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암중모색>은 움직이는 한글을 게임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주요한 인터랙션(소통 기제)으로 사용한 어드벤처 성격의 게임. 유괴된 소녀가 자신을 납치한 이들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한 결정과 시도가 서정적인 한글 서술 방식으로 펼쳐진다. 게임에는 거의 대부분 한글 문장만 나온다. (영문판은 하단에 영어 자막만 더해진다.) 게이머는 한글의 구절들을 조작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팀 아렉스 개발자들은 홈페이지(www.teamarex.net)에서 글자들을 이미지로 만들고, 이런 이미지들이 의미들로 변환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 중 하나였다우리는 게임이 표현의 수단이 되는 새로운 길을 탐험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인디케이드 홈페이지(www.indiecade.com)에서는 <암중모색>에 대해 게이머는 거의 신비로운 경험들을 겪게 된다. 비주얼을 통해 게임을 풀어가는 전통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의 대안으로서, <암중모색>은 게임을 인터랙티브한 시()로 변신시켰다는 평을 내렸다.

 

 

게임계의 선댄스영화제로 불리는 인디케이드 페스티벌은 IGF(인디게임페스티벌)와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인디게임 축제로, 아시아 게임이 최고 상을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디케이드는 2007년부터 E3 행사의 부속행사로 진행되다가 지금은 독립 행사로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총 350개 이상의 작품이 출전했으며 최종 본선에 오른 작품은 모두 32편이다. 작년에는 국내 인디게임 공모전 대상을 받은 <클래식 나이트>가 본선에 오르기도 했다.

 

시상식 후 심사위원대상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한 팀 아렉스 멤버들과 지인들. 트로피를 든 이가 서아람 씨, 바로 오른쪽이 류상욱 씨다. (출처: 송유창 님의 블로그)

 

인디케이드 아시아지역 위원장 류태영 씨는 “이번 인디케이드 페스티벌은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남미, 유럽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나라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들이 자웅을 겨루는 상황에서 한국의 소규모 팀이 만든 게임이 대상을 수상한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히, 최종 본선에 오른 게임 중에는 이미 상용화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품들도 있고, 세계적으로 저명한 게임 디자이너 에릭 짐머만이나 이안 보고스트의 작품들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상 수상은 한국 게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위치한 팀 아렉스는 2000년 겨울 처음 결성됐으며, 지금까지 <Ladder>(사다리) <Rhythmic Worm>(율동적인 벌레) <Run Dorothy>(달려라 도로시) <수사기록> 등의 게임을 개발해왔다올해 파비욘드더게임이라는 회사를 창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