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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튜디오 뿌리 - 독자 간담회, 어떤 이야기 오갔나?

"그림은 해명됐다" 그럼에도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안규현(춘삼) 2024-01-08 16:40:18
1월 5일, 저희가 예고했던 스튜디오 뿌리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까지 자체적인 신청 절차를 통해 참가자를 선정했고, 심사 과정을 거쳐 총 6분의 독자가 최종적으로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스튜디오 뿌리측에서는 당사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김상진 총감독이 자리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스튜디오 뿌리와 게임 이용자 사이에 생겨났던 오해를 풀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간담회는 직장인과 비수도권 거주자를 고려해 저녁에 이루어졌고, 총 2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약 1시간 30분 동안 사전에 보내주신 질문에 김상진 총감독이 답변했고, 이후 30분간 자유 질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담회에선 이른바 '집게손 논란'에 대한 스튜디오 뿌리와 이용자의 인식이 같지 않음이 재확인되었습니다. 이용자 측은 집게손이 옛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대표하는 '혐오 표현'으로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에서 사용이 지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스튜디오 뿌리는 움직임이 주요한 애니메이션을 프레임 단위로 쪼개다 보면, 엄지와 검지가 굽혀지는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상진 총감독이 원청의 레퍼런스와 스튜디오 뿌리의 원화를 함께 소개한 뒤, '집게손' 그 자체에 대한 오해는 어느 정도 불식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창작의도 자체가 불가지의 영역에 있다는 일부 반론이 존재했지만, 현장에서 창작물 자체에 대한 공방은 길게 오가지 않았습니다.

스튜디오 뿌리 측은 '그림' 그 자체의 오해에 초점을 맞춰 해명하고자 준비했습니다. 반면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현재 논란이 정치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스튜디오 뿌리가 특정 의견그룹과 함께하고 있는 이상,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해명을 하더라도 반대편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어쩔 도리가 없는 사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려와 달리, 간담회는 대체로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여러 질문이 오갔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안규현 기자, 신동하 기자



# "이 부분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저들이 직접 물어봤습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개인 질의 시간에는 참여자 분들이 사전에 보내주신 질문 및 그림 자료에 대한 김상진 총감독의 답변이 이뤄졌습니다. 이하 개인 질의 내용은 최대한 실제 질문 순서와 동일하게 편집되었습니다. 여섯분의 참석자는 모두 익명으로 참가했습니다.


스튜디오 뿌리 김상진 총감독

A. 김상진 총감독: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뿌리 총감독 김상진입니다. 이런 일을 처음 겪다 보니 충분히 소통할 기회가 있으면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Q. 이번 사태에 대해 스튜디오 뿌리 측의 책임, 잘못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유저 분들과 저희 사이에서 곤란하게 되신 고객사나 이런 부분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요. 다만, 저희가 고의적으로 클라이언트사에 피해를 끼친 사실이 전혀 없음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이 질문에 대해서도 답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감독님께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무언가(특정 사상)를 응원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특정 애니메이터를 비롯해 저희 스튜디오가 함께 만든 애니메이션 작품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사람이 없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Q. 집게손 자세 자체에 혐오적인 심볼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은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어느 한 장을 보여주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입니다. 


Q. 현재 특정 직원(이하 직원 A)에 대한 퇴사 요구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이걸 사상 검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만약 정말 그 직원이 의도 하에 조롱이나 차별을 목표로 (작업물에) 무언가를 넣었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저희 회사에 있다면 분명히 저희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겁니다.

앞으로 보시겠지만, 여러분이 보내주셨던 그림에도 직원 A가 작업한 작업물은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작업 내용들도 공유하려 합니다. 


Q. 몇몇 기업에서는 SNS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혹시 스튜디오 뿌리도 이런 SNS 가이드라인이 있었나요? 아니면 만들 예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원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고려해 보려 합니다.


Q. '스튜디오 뿌리가 망했다', '야반도주 했다' 등 허위 사실이 유포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엄정 대응하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A. 저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보니 당시 강한 어조가 나왔지만, 검토 중일뿐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Q. 집게손 사태 이후로 넥슨 등과 이야기가 오간 것이 있나요?

A. 지금도 넥슨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온 이야기는 없습니다. 전수조사가 빨리 이루어져야 오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기회가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지금처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Q. 그럼 고객사로부터 작업물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도 없었나요?

A. 넥슨 외에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은 있습니다.


Q. 현재 스튜디오 뿌리를 옹호하는 몇몇 개인 및 단체가 강도 높은 남성 혐오적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개인적으로 심히 염려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인가요?

A. 저는 특별히 무언가를 옹호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공격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않아요. 제가 이 자리에 나온 것도 게임을 게임으로, 애니메이션을 애니메이션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온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또 만드는 사람으로서 명확한 입장입니다. 


Q. 이제 자료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되었던 엔젤릭버스터의 동작입니다. 이 부분에 혹시 레퍼런스가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A가 어떤 부분을 작업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저희가 임의로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항상 (원청의) 참고자료를 봅니다. 이 장면은 엔젤릭버스터가 반쪽짜리 손가락 하트를 던지는 장면인데, 이 장면도 넥슨에서 제공받은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작업하였습니다.

그런 레퍼런스는 게임사에서 영상 또는 사진의 형식으로 주십니다. 레퍼런스는 저희에게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 현장 참가자들은 레퍼런스를 모두 확인했습니다.)

저희가 화면에 최대한 가까이 왔을 때엔 좀 더 실제에 가까운 손가락 그림을 그리지만,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구조상 일반적인 손가락보다는 마디 수가 조금 짧습니다. 그래서 표현을 할 때 길이가 짧게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게손 형태가 보이기는 합니다. 

직원 A가 참여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엔젤릭버스터 PV 중 직원 A 참여 장면


Q. 어린 시절의 칼리와 레프 병사의 손 모양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A. 칼리의 경우 위쪽에서 보는 각도인데요. 아기가 손을 오므렸다 피는 느낌으로 작업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칼리 원화
사진을 클릭하면 보다 큰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장면에 대해 설명하는 김상진 총감독

저희가 작업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참고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밝은 곳은 완전히 밝게, 어두운 곳은 조금 더 어둡게 다운시켜서 대비를 명확하게 하는 게 유행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두운 배경과 그림이 합쳐지면 구조는 눈에 띄지 않고 형태만 남아 밝은 손 2개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프 병사



Q. 이 장면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A. 어두운 기운을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강한 빛이 나를 비췄을 때, 그 앞은 어두워지는데요. 그런 현상을 표현하고자 필터를 비롯한 다양한 효과가 들어가다 보니 그림이 묻히는 현상이 있습니다.



확대해서 보면 캐릭터가 보든 손가락을 다 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손 모두 다 펴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다양한 효과가 입혀지다 보면, 형태만 남아 하나의 손처럼 보이거나, 특정 손 모양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Q. 베니마루의 뇌인권 장면에 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A. 이 장면도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작업했습니다. 낮은 해상도의 도트 자료를 받았는데, 그 자료를 확대하고 캡처한 장면을 바탕으로 작업합니다. 이 장면에서 베니마루는 손을 펴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림이 아닌 영상으로 보게 되면 엄지와 검지만 남고 나머지 손가락이 다 사라집니다. 배경이 어두운색으로 깔려서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고 두 개만 남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이후 바로 주먹으로 동작이 이어집니다.




Q. 이 자세는 무언가 잡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자세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님들을 보면 각자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같은 누군가에게 배웠다고 해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존재하는데요. 끝선 처리라던지 이런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같은 선 처리도 누군가는 습관적으로 끊어서 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수정을 해줘도 다음에 또 그럴 때가 있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스타일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런 선 처리는 허용되는 범위의 개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Q.  만약 특정 사상을 가진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림의 일부를 조정한다면, 그런 행위를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작업이 끝나기 전에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여러 차례 작업물을 검수합니다. 동화 작가님, 컬러 설계를 점검하시는 분, 파이널 실장님 등께서 한 번 더 보기 때문에 최대한 잡을 수 있습니다.


Q. 그런데 특정 표현이 혐오 표현인지 모른다면 그걸 걸러낼 수 있을까요?

A. 작업 과정에 대해 조금 다르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해 감독님 세 분도 그렇고 경력과 경험을 포함해 그렇게 허술하지 않아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저희 스튜디오는 다른 스튜디오랑 다르게 내부에 동칼(동화+컬러)을 두는 것을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각 파트를 전문화했기 때문에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혐오 표현을 삽입하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현업에 있는 사람의 관점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낮다는 말씀이신가요?

A. 굉장히 희박합니다. 그리고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절대 안 됩니다.


Q. 특정 동작에 대해 혐오 상징이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악성 유저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의문이 생기면 거기에 답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오해가 되는 부분에 대해 모두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Q. 작업할 때 특정 손 모양이 나오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질문을 받아 보고 굉장히 전문적이라서 놀랐습니다. 저희가 액션에 특화되어 있긴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금 콘티에 메모를 하고 있는데요.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빠르게 움직일 때는 선에 흔들리는 듯한 효과를 준다던지, 다음 동작으로 빠르게 진행해서 최대한 보이지 않게 한다던지. 

총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의 경우, 3D로 만들어지는 총기와 2D로 그려지는 그림의 균형을 맞히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3D 모델링은 계산의 결과지만, 2D는 감각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총 때문에 오류가 생겨요. 그런 부분은 제가 지금 엄지를 자르게 하고 있어요. 가려질 거면 확실히 가려지게 하자는 거죠. 저희 나름대로 새로운 방식을 터득해 가고 있습니다.


Q. 현재 문제가 된 수정 작업을 무상으로 진행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지만, 향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무상 수정 방침을 유지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A. 저희가 어떤 기준점이 되는 과정일 수도 있어요. 다만 저희도 스튜디오 뿌리가 예시가 되어 많은 창작자 분들이 무상으로 모든 것을 고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서 얘기를 한다면, 최대한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소통을 하는 것이 먼저죠. 넥슨에서도 이 소통 과정에 대해 더 엄중히 따진다고 얘기를 한 바 있는데요. 그런 소통 과정에서 생기는 수정은 당연히 저희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Q. 초창기 언론 보도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저희가 (언론사에) 말씀드렸던 의도에 무언가 더해졌다는 사실은 기사가 나오고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사건 발생 극 초기)​ 저희는 섬처럼 고립된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회사도, 언론도 저희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모 활동가와​ 모 일간지 기자가 와서 저희 얘기를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맨 처음에는 게임사에서 먼저 얘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 고민해 보겠다고 하고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저희가 그림에 관한 해명을 다룰 수 있냐 연락했고, 경과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편집자 주 - 당시 본지를 비롯한 여러 언론사에서 뿌리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뿌리 측은 원청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 이후 발언의 "모 활동가와​ 모 일간지 기자"가 스튜디오 뿌리를 찾았습니다. [Update 24-01-10 12:00]​ 김상진 총감독은 이후 "정치, 사상 문제로 저희를 인용한 경우가 있는데,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내용 이외의 것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그림에 집중하고 싶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Q. 사후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A. 저희는 누차 똑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림을 그림으로 봐달라고, 그림이 진실이라고 말입니다. 


만약 A 직원이 특정 혐오 상징을 넣었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희 작품은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그 직원이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편집자 주​ - 유저 간담회에서 다뤄진 그림 중 A 직원이 참여한 작업물은 없었습니다.) 이런 오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온 겁니다. 저희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입니다.



Q. 논란이 발생한 이후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A 직원의 발언문이 대독된 일이 있습니다. 스튜디오 뿌리 측과 논의된 사항인가요?


A. 국회의 긴급토론회 이후 대표님을 통해 그 직원에게 인터뷰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편집자 주 - 김 총감독은 지난 12월 29일 기자회견에서 "국회의 긴급토론회 이후 대표님을 통해서 해당 직원에서 인터뷰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저희나 해당 직원이 언론사에 노출이 많아질수록 사건의 본질이 흐려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질의보다는 제언 시간에 가까웠던 마지막 30분, 유저들의 입장은

스튜디오 뿌리 유저 간담회의 마지막 30분은 각자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는 자유 질의 시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추가 질문보다는 스튜디오 뿌리의 향후 대응 방향에 관한 이용자들의 제언이 이어졌습니다.

당초 그림에 대한 설명을 위해 간담회에 참석한 스튜디오 뿌리 김상진 총감독과 달리, 유저들은 '그림' 자체에 대한 해명보다는 스튜디오 뿌리가 특정 세력과 결탁하고 있지 않음을 선언해야 스튜디오에 대한 비판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참석자는 "대중들은 스튜디오 뿌리와 그 주변인들의 발언을 구분지어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참석자는 "극단적인 남성 혐오 발언을 기반으로 트위터 등지에서 후원금을 받는 특정 활동가와의 연대로 인해 문제가 커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김상진 총감독은 "이번 사안이 정치적, 사상적인 이슈로 다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근본적인 원인인 그림에 대한 오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한 참석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스튜디오 뿌리의 작업물에는 전혀 남성 혐오적인 상징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확신을 받았다. 하지만 주변 인물들의 발언에 대해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야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난 뒤에도 참석자들과 김상진 총감독은 거리에서 약 20분 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사안을 이용하려는 특정 세력과 선을 그어달라"며 결별을 촉구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6분 중 4분이 이러한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김 총감독은 "활동가님이나 저희를 찾아와서 이야기를 들어주신 기자분 덕에 저희의 이야기를 알릴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참여해주신 분들이 어떤 부분에 대해서 불편해 하는지는 오늘에야 알았다. 저희는 그림으로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서로 공격하면서 싸우거나 혐오하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이 부분은 충분히 알아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사안의 시발점인 '집게손 그림'을 둘러싼 오해는 해소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4분의 참가자들은 "특정 세력과의 결별" 없이는 스튜디오 뿌리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은 평행선은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상진 총감독과 이용자들은 간담회 종료 후에도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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