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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건일, M&A 연타석 홈런에서 횡령·배임까지

게임업계 M&A 미다스의 손, 김건일 회장의 이력

이터비아 2010-10-15 18:55:22

15일 김건일 전 게임하이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자신이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로 있던 게임하이에 연대보증을 걸고 돈을 빌렸는데, 아직 다 갚지 못 했기 때문이다. 게임하이를 인수한 넥슨은 고소·고발을 위한 법적인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이로써 게임업계 인수합병(M&A)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김건일 회장의 화려한 이력에 금이 갔다. 설립한 게임업체마다 고가에 팔리는 ‘미다스의 손’에서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신세로 추락한 것이다.

 

 

■ M&A의 시작, <프리스톤테일>의 트라이글로우픽처스

 

김건일 회장은 지난 1999년 트라이글로우픽처스를 설립하고 게임사업에 처음으로 발을 딛었다. 트라이글로우픽처스가 만든 게임은 5등신 캐릭터가 나오는 3D MMORPG <프리스톤테일>로, 국내 상용화와 해외 수출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프리스톤테일>이 게임업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할 무렵, 김건일 회장은 트라이글로우픽처스를 예당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다. 회사를 설립한 지 불과 2년 만의 일이다.

 

김건일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트라이글로우픽처스의 지분 51%(161만4,000 주)를 약 140억 원에 매각하며 첫 번째 게임 분야 M&A를 성사시켰다. 트라이글로우픽처스는 예당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후, 지금의 와이디온라인으로 발돋움했다.

 

 

■ <데카론>과 <서든어택>의 게임하이 매각

 

트라이글로우픽처스를 팔고 난 김건일 회장은 2002년 게임하이를 설립했다.

 

게임하이는 KTH 포털사이트 파란에 <욕맞고> 등의 보드 게임을 공급하다가 2005년 MMORPG <데카론>을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국내 최고의 FPS 게임이 된 <서든어택>이 탄생했고, 게임하이는 시가총액 1,000억 원을 넘어서는 중견 개발사로 성장했다.

 

지난 2008년 4월, 게임하이는 상하수 폐수처리 설비 전문업체 대유베스퍼와 합병하며 코스닥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갖고 있던 게임하이 지분(56.84%)만 보더라도 김건일 회장의 두 번째 ‘대박’은 기정사실이었다. 이후 지분 매각을 금지하는 보호예수 기간인 2년이 지난 올해 5월, 김건일 회장은 자신의 게임하이 지분과 경영권을 넥슨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넥슨은 지난 5월 김건일 회장의 게임하이 지분 29.30%를 732억 원에 인수했고, 이어서 7월에 그의 지분 23.02%를 560억 원에 추가로 인수했다. 합쳐서 1,292억 원. 트라이글로우픽처스 매각 때보다 10배 이상 커진 M&A 성과였다.

 

 

■ 무리한 투자, 잇단 M&A, 횡령과 배임 혐의

 

게임회사를 2번 설립해서 모두 M&A에 성공한 인물은 국내에서 김건일 회장이 유일하다. 성공 확률이 낮다는 게임업계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다. 평생 누리고도 남을 재산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투자로 김건일 회장의 주변에서는 이상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그는 꾸준히 자금을 모으려고 동분서주했다. 정확한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테마파크 사업 투자를 위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그는 2006년 MSC코리아를 인수하고, 인천 송도와 제주에 MGM 테마파크를 짓는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테마파크 건설을 위해 그동안 키웠던 회사들을 계속 판 것이다.

 

그의 M&A 이력은 다른 업계에서도 화려했다. 2007년 김건일 회장은 조미식품 업체 삼조셀텍과 티에스큐의 지분을 70%씩 동원F&B에 매각했다. 두 회사는 연매출이 6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건실했는데, 김건일 회장이 매각으로 받은 금액은 380억 원이었다.

 

지난 2월에는 MSC코리아가 보유한 연매출 1,800억 원의 휴대폰 카메라 부품업체 쿠스코엘비이의 지분 24.34%(829만 주)와 경영권을 자전거 업체 에이모션에 넘겼다. 매각으로 받은 금액은 400억 원이었다.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김건일 회장이 M&A로 확보한 자금은 2,000억 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게임하이 연대보증으로 빌린 원금과 이자 194억 원을 다 갚지 못해 횡령과 배임 혐의에 휩싸였다. 관련기사 [원문보기]

 

MSC코리아가 추진 중인 MGM 테마파크. 각종 휴양-위락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