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열(테란, oGs)이 소니에릭슨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시즌2 64강전에서 조경준(테란)을 맞아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32강에 진출했다. 이윤열은 특유의 물량을 쏟아내며 ‘한 방 러시’로 상대를 압도했다.
1경기(잃어버린 사원)에서 이윤열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앞마당 확장에 나선 이윤열은 조경준의 은폐한 유령 러시에 다소 피해를 입었지만, 이내 특유의 물량을 갖추면서 차근차근 중앙에 진출했다.
1경기 후반, 상대편 본진까지 밀어붙이는 이윤열의 부대(파란색).
이후 이윤열은 조경준의 의료선 드랍을 적절하게 막으면서 바이킹 물량을 확보해 공중을 장악했다. 어느새 인구 수 격차가 벌어지고 풍부한 광물지대 확장이 완성되면서 물량이 확보되자 이윤열은 주저없이 중앙으로 진출, 상대와의 교전에서 이기며 압도적인 승기를 잡았다. 그는 기세를 몰아 조경준의 앞마당까지 밀어붙이며 GG를 받아냈다.
2경기(젤나가 동굴)에서 2병영 더블 사령부 빌드를 꺼낸 조경준에 맞서 이윤열은 벙커를 지으며 안정적으로 시작했다. 이윤열은 해병+공성전차+밴시로 러시하며 상대편 앞마당 확장을 압박했으나, 조경준의 방어에 막혀 후퇴했다.
앞마당을 먹고 압도적인 해병+공성전차 물량을 선보인 이윤열.
이후 조경준은 해병+불곰+의료선 물량을 모았고, 이윤열은 해병+공성전차 물량을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이윤열의 <스타크래프트> 시절 ‘앞마당 먹고 난 물량’은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여전했다. 이윤열은 압도적인 공성전차 물량공세로 조경준의 불곰+의료선 조합을 제압했다. 결국 들이닥치는 이윤열의 공성전차를 막지 못한 조경준이 GG를 선언했다.
이윤열은 32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임요환 선수를 쫓아가겠다”며 강한 라이벌 의식을 드러냈다. 다음은 이윤열과의 일문일답이다.
32강에 진출한 소감은? 많이 긴장했다. 오랜만의 방송 경기라 떨렸는데, 이겨서 기쁘다.
팀 인비테이셔널에서 패배하고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시험 단계인 빌드오더를 들고 나왔고, 부스 안의 배경음악이 <스타크래프트>가 아니여서 정말 많이 긴장되더라. 긴장 때문에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임요환 선수가 32강에 진출한 것에 영향을 받았나? 당연히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고, 쫓아갈 것이다.
오늘 경기는 어땠나? (상대방의) 은폐 유령 전략이 신선했다. 연구해 볼만한 빌드인 것 같다. 오늘 경기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종족을 상대하기 힘든가? 저그를 상대하기가 가장 어렵다. 타이밍을 잡기 어렵고, 1.1.2 패치로 테란이 저그에 쓸 수 있는 빌드가 줄어들었다. 메카닉으로 전환하면 버티기 게임으로 가야하는데, 나와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 버티기 스타일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연습은 어떻게 했나? oGs의 테란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 외에도 <스타크래프트 2>에서 만난 래더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계속 올라가면 8강에서 임요환과 만난다. 벌써부터 설렌다. 8강까지는 가야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손이 굳어서 안 풀린 느낌이다.
하루에 얼마나 연습하는가? 매일 20게임은 채운다는 느낌으로 연습한다.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게임 수를 정하고 규칙적으로 연습하는 편이다.
아직 <스타크래프트 2>의 빌드가 정형화되지 않아서 자유로운 플레이가 유리할 것 같은데? 좋기는 한데 테란전이 많이 머리가 아픈 것 같다.
공성전차를 주로 쓰는 이유가 있나? 개인적으로 불곰을 싫어한다. 나에게는 해병과 공성전차가 잘 맞는 것 같다. 불곰 걷는 모습이 뒤뚱뒤뚱~ 좋지 않다(웃음). 그래도 프로토스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곰을) 사용할 것 같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일 구미에서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가 열리는데 <스타크래프트> 시범경기를 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와 주셨으면 좋겠다. 또 많은 응원을 보내준 인하대 학우들께 고맙고 시험 잘 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