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또 어떤 신화를 만들 것인가.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로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만들었던 사나이 송재경. 그가 불쑥 레이싱게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놓은 지 1년 반이 흘렀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디스이즈게임은 그 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송재경의 신작 ‘XL레이스’을 최초로 공개한다.
그동안 인터뷰를 거절해 왔던 XL게임즈(www.xlgames.co.kr) 송재경 대표와 김민수 PD는 디스이즈게임의 오픈을 기념해 기꺼이(?) 취재에 응해줬다.
개발 기간 1년 반. 수서에 있는 1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4명의 프로그래머와 텍사스에서는 4명의 미국인 프로그래머가 개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 참고로 이 회사의 근무시간은
◆ 이게 온라인 레이싱게임의 비주얼이란 말인가!
시연하는 XL레이스의 모습은 경악스럽다. 아직 바람이나 그림자 효과 같은 것이 입혀지지 않은 상태.하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비디오게임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 퀄리티.
김민수 PD는 “그란투리스모 급은 아니더라도 나스카 레이싱 정도는 된다”고 말한다. 필자 의견도 나스카와 그란투리스모 사이쯤인데, 그란투리스모 쪽에 가까운 듯하다.
김 PD는 “보이는 것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다보니 차 한 대당 1만여 폴리곤이 넘는다. 사양의 압박. ^^;; 김 PD는 “현재 권장사양은 2.6~2.8 기가급의 CPU, 라데온 9800급 그래픽카드다. 하지만 다양한 옵션을 통해 웬만한 사양에서도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달리는 맛이 재밌는 게임
XL레이스는 차를 튜닝하고, 바퀴나 휠 갈아 끼고,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레이싱걸도 고용할 수 있다. 레이싱게임을 택한 것은 XL게임즈 내의 몇몇 자동차 매니아들의 취향 덕분. 그 취향은 게임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PD는 “레이싱카 뿐만 아니라 일반 차량도 운전할 수 있다. 또 경주용 트랙 외에서도 운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존하는 모든 자동차 경주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게임 내에서 달리고 있는 차들은 라이선스를 따지 않고, 직접 디자인한 것들이다.
송 대표가 말한는 ‘XL레이스’의 진짜 재미는 ‘달리는 맛’. 운전하는 게 재미없는 레이싱게임은 다른 게 아무리 멋지고 화려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맞다. 액션게임이 타격감이듯, 레이싱게임은 속도감이다. 최대 16명까지(P2P 방식) 함께 신나게 달리는 맛.
송 대표는 “리니지에서 ‘칼질’ 자체가 재미였던 것처럼 궁극적으로 달리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게임이 목표다. 다른 장치들은 모티베이션을 주기 위한 옵션”이라고 밝혔다.
◆ 올 여름방학 중 클로즈베타를 한다!?
이제 곧 결승선에 다다를 모양이다. XL게임즈 사무실은 UI작업, 신규 트랙 제작 등 막바지 작업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송재경 대표도 동의한다. “기능적인 내용은 거의 다 구현됐다. 그래픽 효과, 엔진 튜닝, UI 등 포장 작업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언제쯤 ‘XL레이스’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을까. 다음 대화를 보고 판단하시길.
송> 글쎄, 올해 안.
TIG> 올해 언제?
송> 글쎄, 서너달 즘 더 걸릴 것 같은데.
TIG> 그럼 여름?
송> 글쎄, 여름방학 때 CBT 하면 좋을 것은데...
[송재경 약력] 94년 최초의 샹용 머드게임 '쥬라기공원' 제작
86년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수석입학
90년 카이스트 입학
93년 한글과 컴퓨터 입사
대학 동기 김정주와 넥슨 공동 창업
95년 세계 최초의 MMORPG '바람의 나라' 개발 시작
96년 '바람의 나라'(넥슨) 상용화
97년 아이네트 입사 후 '리니지' 개발 시작, 엔씨소프트 입사
98년 '리니지'(엔씨소프트) 상용화
00년 엔씨소프트 미국 지사 근무
02년 매킨토시용 '리니지'(세계 최초의 매킨토시용 MMORPG) 미국 상용화
03년 엔씨소프트 퇴사, XL게임즈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