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를 즐기는 모습으로 몇 차례 화제를 모았던 <포탈> 시리즈의 개발자 지프 바넷이 이번에는 한국어 낱말 맞추기 퍼즐 게임을 출시했다.
바넷의 새 게임 <쌍근>은 웹사이트에 접속해 누구나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플레이 방식은 뉴욕 타임스가 운영하는 낱말 퍼즐 <워들>과 유사하다. 모든 유저에게 동일한 2글자 단어가 하루 1개씩 출제되며, 총 일곱 번의 기회 안에 정답을 맞혀야 한다. 더 많은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 ‘연습 라운드’도 별도 제공된다.
빈칸에 임의의 단어를 입력하면 글자별로 우측에 힌트 아이콘이 출력된다. 힌트는 총 여섯 가지로, 이를 통해 입력한 글자와 정답 글자 사이의 일치율을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답이 ‘관계’일 때 ‘악보’를 입력하면, 우측 빈칸에는 각각 ‘마늘’과 ‘바나나’ 아이콘이 나온다. ‘마늘’은 입력된 글자의 자음과 모음 중 2개 이상이 정답에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첫 글자 ‘악’을 구성하는 음소 ‘ㅇ’, ‘ㅏ’, ‘ㄱ’ 중 ‘ㅏ’와 ‘ㄱ’이 ‘관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마늘이 힌트로 제시됐다.
한편 '바나나'는 입력 글자의 자음과 모음 중 한 개 이상이 정답의 반대편 글자에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쌍근>에서 'ㅟ'와 같은 이중 모음은 두 개로 나뉘어 인식된다. 예시에서는 정답의 첫 글자 ‘관’이 ‘ㄱ·ㅗ·ㅏ·ㄴ’ 등 4개 음소로 구성된 것으로 판정됐기 때문에 바나나가 힌트로 나왔다.
게임의 어휘 데이터베이스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정상적 단어들이 '틀린 단어'로 취급될 수 있다. 제목 <쌍근>은 ‘완전 일치’를 의미하는 인게임 힌트인 당근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답을 맞혔을 때 나오는 당근 한 쌍을 지칭한다.
수년째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 중인 바넷은 직장 동료와 영어 철자 게임을 플레이하던 중 아이디어를 얻어 <쌍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래 소개 영상을 통해 게임의 대략적 플레이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바넷은 미국 게임 개발 전문 대학 ‘디지펜’ 재학 당시 제작한 공간 이동 퍼즐 <나바큘라 드롭>을 통해 밸브에 스카웃 된 유명 개발자다. 밸브에서 <나바큘라 드롭>의 아이디어를 각색해 <포탈> 시리즈를 개발했고, 이후 <레프트 4 데드>, <팀 포트리스>,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는 이직해 캐나다에서 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한국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으로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본인의 유튜브 채널 ‘지프의 한국산 게임을 하는 곳’을 운영하며 국산 게임 리뷰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