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 못하고 일꾼을 잃던 상대방이 ‘GG’를 쳤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전략가 면모를 제대로 뽐낸 임요환의 완승. 목동 곰TV 스튜디오에는 환호성이 가득했다.
임요환(테란)이 27일 열린 소니 에릭슨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GSL)’ 시즌2 32강전에서 안정민(프로토스)을 2:0으로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64강에서 <워크래프트 3> 프로게이머 박 준(폭스)을 이기고 올라온 안정민은 임요환의 전략과 심리전에 휘둘리며 아쉽게 탈락했다.
1·2경기 모두 임요환의 몰래 건물 전략과 심리전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임요환은 몰래 우주공항을 짓고 은폐 기능을 연구한 밴시를 뽑아 승기를 잡았다.
■ 몰래 밴시로 압박을 풀고 전면전에서 승리
1경기(전쟁초원)에서 안정민은 차원관문 3개를 구축하고 임요환의 기지 입구에 병력을 전진배치했다. 자신은 일찌감치 앞마당에 확장하고, 임요환의 확장은 막는 ‘압박’ 카드였다. 임요환은 벙커로 방어하며 동떨어진 곳에 몰래 우주공항을 짓고 밴시를 생산하며 은폐를 연구했다.
이윽고 시작된 임요환의 은폐 밴시 견제. 안정민이 탐사정과 추적자로 밴시를 쫓아냈지만, 임요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빈틈을 찾아 계속 일꾼을 노렸다. 결국 임요환의 기지 입구를 압박하던 병력을 뺀 안정민. 임요환은 바로 앞마당 확장 기지를 돌리며 병력을 모았다.
상대방 앞마당 입구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임요환.
잠시 물량을 모은 두 선수는 안정민의 앞마당 입구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해병+공성전차+밤까마귀+밴시를 조합한 임요환의 승리.
■ 허를 찌른 은폐 밴시, 꼼짝 못하고 GG
2경기(고철처리장)에서도 임요환은 은폐 밴시 전략을 썼다. 완성된 우주공항을 띄워서 위쪽 섬으로 날리는 임요환. 불사조를 뽑아 정찰에 나선 안정민은 섬으로 간 임요환의 우주공항을 보지 못했다. 임요환은 무기고를 지으면서 상대방이 토르가 나올 것을 예상하도록 만들었다.
몰래 우주공항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은폐 밴시가 올 것을 까맣게 몰랐던 안정민은 관측선 대신 다른 유닛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임요환의 은폐 밴시가 날아와 탐사정을 마구 터트리자 안정민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GG를 선언했다.
임요환은 오는 29일 16강전에서 중국의 테란 최고수라고 불리는 Loner(다이 이)와 격돌한다.
한편, 시즌1 우승자인 ‘과일장수’ 김원기(저그)는 이정훈(테란)에게 0:2로 지면서 탈락했다.
은폐 밴시 1기를 볼 수도, 막을 수도 없었던 안정민은 GG를 쳤다.
임요환은 29일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 최고의 테란과 16강전을 벌인다.
임요환의 경기를 보려고 온 관중. 서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