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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일본 양대 '버튜버' 기업, 실적 호조에도 주가는 '약세'

커버 주식회사, 애니컬러 실적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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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3-22 17:36:01

일본 양대 버추얼 유튜버(이하 버튜버) 기업의 주가가 경영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이후 뚜렷한 반전 없이 하락한 주가를 유지 중이다.


2024년 커버 주식회사 주가 추이 (표시된 시점은 실적 발표일)
2024년 애니컬러 주가 추이 (표시된 시점은 실적 발표일)

버튜버 그룹 '홀로라이브'의 커버 주식회사(이하 커버)와 '니지산지'의 애니컬러는 일본 내 유이한 버튜버 사업 상장사이자 업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커버와 애니컬러의 주식은 2024년 초 대비 각각 12.4%, 17.6% 하락한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각각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2월과 3월, 양사가 발표한 실적은 다음과 같다.

▲ 커버 주식회사 실적 (2023년 4월~12월기)

커버가 운영하는 버튜버 그룹 '홀로라이브'

매출액: 192억 2,500만 엔(약 1,700억 원, YoY +50.2%)
영업이익: 34억 9,100만 엔(약 300억 원, YoY +101.3%)
순이익: 26억 2,500만 엔(약 230억 원, YoY +104.9%)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의 총 유튜브 구독자 수는 2023년 12월 기준 8,200만 명을 뛰어넘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5,321만 명(YoY +17.6%), 해외 2,902(YoY +21.4%)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영어권 구독자 수는 1,951만 명(YoY +24.3%)을 기록했다. 

2023년 12월 기준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는 총 86명으로, 2023년 10월~12월기 버튜버 1인당 분기 매출은 8,100만 엔(약 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버튜버 수가 15명 늘었음에도 1인당 매출이 15% 상승했다.

2023년 10월~12월기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굿즈(MD) 상품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 43.7%를 기록했고, 외부 라이선스 제휴(28.6%), 배포 콘텐츠(14.7%), 라이브/이벤트(13.6%)가 뒤를 이었다. 커버 측은 "노동 집약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커머스 영역은 수익성이 높아 이익률 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애니컬러 실적 (2023년 5월~2024년 1월기)

애니컬러가 운영하는 버튜버 그룹 '니지산지'

매출액: 232억 7,300만 엔(약 2,000억 원, YoY +19.9%)
영업이익: 90억 4,100만 엔(약 800억 원, YoY +20.4%)
순이익: 62억 6,900만 엔(약 550억 원, YoY +19.8%)

2023년 4월 기준, 니지산지 소속 버튜버의 수는 156명으로, 2023년 2월~4월기 버튜버 1인당 분기 매출은 1억 7,600만 엔(약 15억 5천만 원, YoY +50.4%)을 기록했다. 여러 명의 버튜버로 유닛을 구성해 팬덤을 모으는 정책과 오디션 방식의 '버츄얼 탤런트 아카데미'가 버튜버의 양과 질을 올리는 바탕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애니컬러 또한 커버와 마찬가지로 굿즈 관련 수익이 크게 늘었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개최된 '니지산지 페스티벌'은 티켓 판매 수익은 115% 증가한 반면 굿즈 판매 수익은 237% 증가했다. 

활발한 내부 콜라보는 팬덤을 구축하는 대표적 방법이다.


#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반응은 '시큰둥'... 이유는?

우선 버튜버 수 증가에 따른 '관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속 버튜버의 이슈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현실의 연예 기획사와 같이 말이다. 

일례로 애니컬러는 2023년 12월 말 방송 이후 사고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다는 SNS 게시글 외에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던 니지산지 EN 소속 버튜버 셀렌 타츠키를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하며 영미권 팬덤의 거센 비판을 마주해야 했다. 셀렌 타츠키가 소속 버튜버들 사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적절한 대응 없이 계약 위반을 사유로 셀렌 타츠키의 영상 등을 일괄 비공개 조치했다는 이유다.

니지산지가 계약 해지를 발표한 셀렌 타츠키

이후 애니컬러는 '해당 계약 해지 건이 회사에 미칠 영향은 경미하다'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다시금 팬덤으로부터 비판받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지목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나, 애니컬러는 이번 실적 발표 자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특정 사건으로 인해 영미권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히며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또록 버튜버에 대한 지원과 동기부여를 개선할 것"이라고 적었다.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버튜버 산업의 경쟁 또한 잠재적 위험으로 여겨진다. 커버와 애니컬러 양사의 버튜버 및 매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다양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인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관련 산업과 AI 기술의 발달로 초창기와 비교하면 버튜버 데뷔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모델링 제작에 굳이 수백만 원의 초기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스텔라이브와 이세계아이돌

홀로라이브와 니지산지와 같은 기업형 버츄얼 유튜브 그룹도 속속들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데뷔한 '스텔라이브'가 대표적이다. 인터넷 방송인 '우왁굳'이 기획한 '이세계아이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현재의 버튜버 산업 규모는 도입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경제 종합 미디어그룹 마켓워치는 글로벌 버튜버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44억 4,800만 달러(약 6조 원)에서 2029년 275억 9천만 달러(37조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