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 기준 6~7만 원 대를 유지했던 기존 타이틀 판매 가격에서 20% 이상 인상한 가격이다. 지난해 일반판 가격을 95,900원으로 책정해 논란을 겪고 이후 84,500원으로 가격을 인하한 <디아블로 4> 이후, 다시금 '풀 프라이스 9만 원' 시대를 선언한 타이틀인 셈이다.
그런데 3월 22일 출시한 <드래곤즈 도그마 2>의 스팀 유저 평가는 25일 기준 '복합적'을 기록 중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소액 결제에 관한 부분이다. 외형 변경권과 같이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아이템도 있지만, '빠른 이동' 지점 추가, 사망한 NPC 부활, 폰(AI 동료) 고용 재화 등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도 DLC 형태로 판매 중이다.
<드래곤즈 도그마 2>의 DLC 목록. 이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나 '부정적' 평가를 기록하고 있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제작진이 의도한 불편함이 다소 불쾌하다는 평가도 다수 포착된다.
<드래곤즈 도그마 2>에선 '빠른 이동' 기능이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대신 도보 이동이 권장된다. AI 동료인 폰과 함께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세계를 탐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최신 오픈 월드 RPG치고는 맵 크기가 작고, 폰은 동일 대사를 출력하는 경우가 잦아 탐험에 몰입감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전작 <드래곤즈 도그마>와 마찬가지로 수영을 못하게 해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괴수가 산다는 이유로 물 속에 들어갈 수 없는데, 그 결과 이동 경로가 제한되어 불쾌한 경험이 누적된다는 것이다.
용내림에 관한 게임 내 설명
특히 '용내림'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용내림은 폰(AI 동료)이 걸리는 일종의 상태이상으로, 용내림에 걸린 상태로 여관에서 휴식하면 해당 지역의 NPC가 모두 사망하게 된다. 눈이 붉어지는 등 전조 증상이 있어 사전에 파악할 수 있으며 사망한 NPC를 되살릴 수 있는 아이템도 존재하지만, 예상치 못한 피해로 인해 "게임을 진행할 마음이 꺾였다"는 유저들도 상당수다.
<드래곤즈 도그마 2>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는 출시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용내림에 대한 질문에 "발병했을 때 커다란 재앙이 내린다는 설정으로, 그 재앙이 무엇인지는 현재 비밀"이라며 "발병 사례가 나타나면 인터넷에 난리가 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문제는 <드래곤즈 도그마 2>는 1개의 세이브 슬롯만 제공된다는 것. 세이브 파일을 초기화하려고 해도 <드래곤즈 도그마 2>에는 '처음부터 시작하기' 기능이 없어 직접 게임 설치 폴더에서 기존 파일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캡콤 측은 22일 스팀 공지를 통해 "처음부터 시작하기 기능 준비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스팀 공지사항 전문
이같은 요소에 대해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의도된 불편함'이라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일각에선 소액 결제를 유도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세이브 슬롯을 막아두고 외형 변경권을 판매한다", "용내림으로 NPC가 죽는데 다시 진행하려면 부활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논란이 일자 이후 캡콤 측은 "유료 DLC로 판매 중인 아이템은 게임 안에서도 입수할 수 있다"며 공지사항을 게시했지만, 유저 반응은 싸늘하다. "<엘든링>에서 석검 열쇠를 별도로 판매했다면 똑같은 비판을 들었을 것"과 같은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