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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다른 게임’을 향한 엔씨의 도전,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지스타 2010 버전 사전 체험기

안정빈(한낮) 2010-11-17 00:07:25

<블레이드앤소울>은 유저들의 기대와 관심의 정점에 서 있는 게임입니다. 김형태 아트디렉터의 독특한 일러스트, 상대방을 잡아 올리고, 내려 꽂는 액션 등 면면이 공개될 때마다 유저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반면 <블레이드앤소울> 역시 <리니지 2> <아이온>처럼 그래픽은 좋아도 시스템은 전형적인 엔씨표 게임이 될 거라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최소한 지금의 <블레이드앤소울>을 체험하고 나면 그런 걱정은 기우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직접 플레이해 본 <블레이드앤소울>은 기존의 엔씨표 게임과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조작 난이도를 낮추고 편의성을 살리면서도 액션과 게임 속 이야기를 살리는 데 주력했죠. 그 결과 매우 독특한 <블레이드앤소울>만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이 지스타 2010에 최초로 체험버전이 공개될 <블레이드앤소울>을 한 발 먼저 살펴봤습니다. 그래픽부터 경공, 조작 방식까지 할 말이 많군요.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가장 귀여웠던 린 남자 기공사.

 

<블레이드앤소울> 지스타 체험버전은 캐릭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봉황의 후예 건족, 용의 후손으로 강력한 신체를 가진 곤족, 선골과 선근을 지닌 특별한 인간 진족, 귀여운 외모와 큰 귀에 꼬리를 가진 린족의 4종족이 등장합니다.

 

직업은 권사, 기공사, 검사, 역사의 4개 직업이 마련돼 있고, 종족마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약간씩 다릅니다. 여성만 모인 건족을 제외하면 성별은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것은 곤족의 여성 역사와 건족의 권사입니다.

 

캐릭터를 생성하고 나면 스탭롤과 오프닝이 섞인 컷신을 감상한 후 본 게임이 시작됩니다. 미리니름(스포일) 방지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블레이드앤소울>에는 게임 중간중간 스토리 전개를 알려주는 컷신이 자주 등장합니다. 적어도 지스타 버전에서는요.

  

스탭롤 겸 오프닝입니다. 뒤에 약간은 놀라게 되죠.

 

 

■ 화려하고 시원시원한 첫인상

 

, 본격적인 게임 이야기를 해 봅시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첫인상은 화려합니다. 김형태 아트디렉터 특유의 늘씬한, 혹은 귀여운 캐릭터가 도처에 있고, 화사한 배경과 깔끔한 이펙트는 무협이라기보다는 색다른 느낌의 판타지를 보는 듯합니다.

 

여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창세기전>을 온라인으로 만들면 딱 이런 느낌이 들겠구나 싶더군요. 그래픽은아래 스크린샷으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이전에 나온 영상처럼 CG와 구분이 안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나온 온라인게임 중에는 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배경의 세부묘사가 인상적이더군요.

 

그래픽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인지 인터페이스도 최소화했습니다.

 

무협으로 보기엔 (적도 우리도) 지나치게 세련됐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시원시원합니다. 전투 중이 아닐 때는 경공 게이지를 사용해 빠르게 뛰어다닐 수 있고 이동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높은 점프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높은 점프 후 <아이온>에서 선보인 활강까지 가능하다 보니 지형에 따라 이리저리 지름길을 찾으며 신나게 달리게 되더군요.

 

퀘스트 표시도 친절하고 관련 아이템도 쉽게 찾을 수 있어 헤매는 일도 없습니다. 별다른 장치가 없더라도 이동과 그래픽 감상으로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늘 높이 뛰고 달리고 붕~ 떠서 갑니다. 시원시원하죠.

 

활강으로 잠시나마 하늘을 나는 느낌도 받을 수 있죠.

 

 

편의와 전략, 두 마리 토끼를 노린 조작

 

<블레이드앤소울>의 조작은 쉽고 간편합니다. 이동을 제외하면 주로 사용하는 단축키는 3~4개 정도입니다. 체험버전 이후에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을 다 합쳐도 11개입니다. 다른 게임의 단축키 한 줄 분량이죠.

 

버튼의 숫자가 적은 이유는 상황에 따른 버튼 변화때문입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특정 버튼을 눌러 특정 스킬을 발동하는 고정식이 아닙니다. 같은 단축키라도 나와 적의 전투 상황에 따라 나가는 스킬이 달라지죠.

 

예를 들어 역사의 경우, 평소 R버튼이 심판 → 응징 → 천벌로 이어지는 연속기입니다. R버튼만 연타해도 스킬 3개가 자동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넘어진 적을 바라보고 있을 때는 R버튼이 밟기 스킬로 바뀝니다.

 

평소에는 파괴스킬이 나가는 F버튼도 적을 공중에 띄운 상태에서는 공포 스킬로 바뀌죠. 이처럼 같은 버튼이라도 상황에 따라 발동하는 스킬이 달라집니다.

 

평소에는 파괴지만 적을 띄우고 나면,

 

이렇게 공포로 바뀝니다. 적이 공중에 있어서 심판 연속기는 아예 버튼이 없어졌군요. 

 

연속기마다 분기도 있어서 전략적인 활용도 가능하더군요. 앞으로 PvP가 상당히 궁금해지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사용하는 스킬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타이밍을 조금이라도 놓쳤다가는 원하지 않는 스킬이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블레이드앤소울>은 화면 중앙의 적을 자동으로 타겟팅하는 방식인데요, 적이 몰려 있을 때는 타겟팅이 좌우로 옮겨 가면서 스킬이 자꾸 달라지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기존 MMORPG의 [특정버튼 = 특정스킬]에 익숙한 유저 역시 익숙해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진지하게 패드로 하고 싶어지는 게임입니다.

 

역사의 연속기입니다. 기존에 나온 영상에서만 봤던 NPC 시체를 도끼로 찍은 후

들어 올려 사용하는 스킬도 있습니다.

 

 

이전의 엔씨표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스토리

 

솔직히 말해 엔씨소프트의 MMORPG는 지금까지 스토리에 큰 공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의 <아이온>만 봐도 전체적인 세계관만 있을 뿐 각지에서 펼쳐진 사건 하나하나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죠. 스토리도 퀘스트에 나오는 이야기가 전부입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다릅니다. 1시간 남짓한 체험 플레이 동안 총 5번의 컷신이 나옵니다. 컷신의 길이도 매우 길죠. 스토리도 특정인물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와 닿습니다. 다짜고짜 세계가 위기에 빠졌고 어쩌고 하는 것보다는 부모님의 원수라도 찾아가라는 편이 받아들이기 쉬운 것처럼 말이죠. 직관적이에요.

 

컷신은 길고 화끈합니다. 몰입감도 좋고요.

 

퀘스트 저널도 소설 방식으로 갖췄습니다. 이야기가 하나씩 채워지는 방식이죠.

 

 

컷신부터 전투까지 한껏 공들인 연출

 

게임 내 연출에도 공들인 티가 팍팍 묻어납니다. 스토리를 보강하기 위한 컷신은 물론 퀘스트를 수행할 때나 전투 상황에서도 보다 있어 보이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티가 납니다.

 

퀘스트 도중에 부상자를 들고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부상병을 양손에 들고 옮겨야 하고, 대포를 쏘면 적의 배가 불타오르며 파괴됩니다. 새로운 주요인물을 소개할 때는 카메라 각도를 이리저리 돌려주죠. 덕분에 보는 맛이 확실합니다.

 

초반 이야기 역시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가는 액자형 구조로 돼 있는데요, 꽉 짜인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더군요.

 

전투 연출도 확실합니다. 맞을 때와 막을 때, 피할 때의 리액션이 확실히 강조돼 있고 폭발이나 불은 물론 진흙과 먼지가 날리는 표현도 있죠.

 

이 연출 하나로 캐릭터의 성격부터 능력까지 많은 것들이 표현됩니다.

 

피격장면은 이 스크린샷 하나로 모든 게 표현됩니다.

 

설정과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팀이 고민한 흔적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캐릭터가 사망했을 때인데요, <블레이드앤소울>에서는 캐릭터가 죽은 후에도 일정한 시간 동안 땅을 기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안전지역으로 이동한 후에는 운기조식으로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전투에 투입될 수 있죠. 다만 운기조식 중 한 대라도 공격을 맞으면 다시 쓰러져 마을로 돌아가게 됩니다. 운기조식이라는 설정을 살리면서도 한 번의 실수로 마을에서 전장까지 먼 걸음을 해야 하는 수고를 줄였습니다.

 

설정과 편의성을 한 번에 잡았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편한 시스템이죠.

 

진짜 뭔가를 옮기는 느낌이 납니다.

 

 

엔씨소프트의 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한 도전

 

솔직히 말해서, 한 시간 정도의 플레이로 신작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다만 한 가지,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를 제외한) ‘기존의 엔씨소프트 게임과는 다르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쉽지만 파고들 구석이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전투 시스템을 고민했고, 기존의 엔씨소프트 게임에서 약점으로 취급받던 스토리와 연출도 대폭 보강했습니다. 대신 깔끔한 그래픽과 화려한 이펙트 등의 장점은 여전합니다.

 

그런데 이런 퀄리티로 MMORPG의 콘텐츠와 생명력을 이어 나갈 수 있겠냐고요? 그래서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어떤 느낌일지 지스타 2010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죠.

 

팔 꺾기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꺾이는 일도 있죠.

 

등장인물 중 가장 귀여운 사부.

 

지스타 복장은 이렇게 3개가 공개됐습니다. 자유롭게 갈아입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