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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큰 사랑에 자만, 더 중요한 것 보지 못했다" 리니지M 개발실의 편지

BM 덜어낸 리부트 월드에서 더 덜어낸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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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6-20 15:14:01
2024년 6월 19일 오후 8시, <리니지M> 리부트 월드 접속이 시작됐다. '유일 등급' 아이템을 배제하고, 캐릭터 육성 요소도 상당수 제한해 플레이어 간 격차를 줄이는 것에 집중한 신규 서버다.

반응은 뜨거웠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탓인지 접속 개시 약 2분 만에 '말하는섬'과 '윈다우드' 서버 모두 캐릭터 생성이 제한되었다. 짧은 시간의 안정화 작업이 끝난 뒤에야 서버 별로 수백 명 단위의 대기열을 뚫고 게임에 접속할 수 있었다. 

오후 8시경 말하는섬01 서버에 형성된 대기열

그리고 약 7시간이 지나 새벽 2시 47분, <리니지M> 개발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통의 편지를 공개했다. 전설과 신화 등급의 아이템 수량을 대폭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패치는 임시 점검을 통해 빠르게 적용됐다. 특히 신화 등급의 경우 세 가지 범주에 각각 4개씩 존재하던 카드를 1개씩만 남기고 모두 삭제했다. 

상위 등급 카드의 수량이 4분의 1 미만으로 줄었다. (출처: 리니지M 공식 홈페이지)

이에 대해 <리니지M> 개발실은 여분의 하위 등급 카드를 합성해 상위 등급 카드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상위 등급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나, 상위 등급 카드의 수량을 대폭 줄이고 앞으로도 급진적으로 카드를 추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량 감소 패치 적용의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유저분들께서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보다 과분하게 큰 사랑을 주셨기에 유저분들의 니즈를 잘 알고 있다고 자만해서 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상위 등급 카드의 가치 보존보다 플레이어의 효용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보상으로 게임 내에서 저렴한 가격에 '개발자 서신 상자'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자 서신 상자를 개봉하면 고급 이상 등급의 카드가 등장하는 뽑기를 총 330회 이용할 수 있다. 이로서 당초 "파격적인 혜택을 드리는 것이 목표"라며 성장 패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던 분량이 한 번 추가로 주어졌다.  


리부트 월드는 <리니지M> 정식 출시 이후 선보인 기존 22개 서버군들(레거시 월드)과 구분된 독자적인 월드다. 주요 콘텐츠들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만큼 게임이 처음 출시됐던 시점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육성 요소에 제한을 둬 유저 간 격차를 줄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조재경 디자인 디렉터는 "리부트 월드에는 '유일 등급' 콘텐츠가 영원히 없을 것이다. 문양과 수호성도 레거시 월드와 달리 일부만 오픈하겠다"고 약속했다. 

변화를 향한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과거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거나, 직접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면 이번 리부트 월드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서버에서는 75레벨까지 성장에 따라 다양한 보상 획득이 가능한 ‘신서버 전용 성장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장 패스에선 총 300개의 ‘상급 뽑기팩’, 외형이 변하지 않은 상태로 영웅 변신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샤르나의 영웅 변신 반지’, +3 룸티스 귀걸이 선택 상자, +3 스냅퍼 반지 선택 상자 등 성장에 도움이 되는 보상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성장 패스와 시즌 패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프리미엄 패스도 존재한다)
이외에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나 캐시 악세서리 등 과금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 혜택으로 주어지는 보상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