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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키에이지 마니아들, 송재경·전민희와 만나다

부산 아키에이지 번개 모임 스케치, 질의응답 정리

권영웅(휘영) 2010-11-20 02:37:09

 

<아키에이지> 마니아 유저 50여 명이 부산에서 엑스엘게임즈 핵심 개발자 및 전민희 작가와 만났다. ‘<아키에이지> 지스타 번개 행사’에서 개발진과 유저들은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아키에이지>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9일 저녁 7시 부산 대학가의 한 호프집에 시작된 행사는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가볍게 나누는 것으로 시작됐다. 먼저 <아키에이지> 기획팀 소속 개발자들이 유저 사이에 앉아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후 7시경, 송재경 대표 이하 핵심 개발진이 행사장에 도착했다.

 

송재경 대표와 김경태 기획팀장, 장준수 개발 이사, 애니메이션 담당 박상순 이사, 그리고 윤용기 아트 디렉터가 도착하자 곧바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의 응답 도중 전민희 작가가 도착하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질의응답에서 유저들은 <아키에이지>의 게임 방향성과 자유도에 대해 심도 높은 질문을 던졌으며, 전민희 작가가 도착한 후에는 스토리에 대해 물었다.

 

질의응답 시간 후, 핵심 개발자들은 각 테이블로 나눠 앉아 유저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저들은 평소 궁금했던 사항을 마음껏 물어보며 궁금증을 풀었다. 폭 넓은 팬층을 보유한 전민희 작가는 유저들의 사인 요청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서울에서 내려온 아이디 ‘멍텅구리’ 유저는 “핵심 개발자들이 유저들과 교류하는 모습이 무척

신선하다. 긴 시간 동안 유저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아키에이지> 개발진들의 열린 태도를 높이 샀다.

 

유저들과 이야기 중인 전민희 작가.

 

다음은 질의 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개발팀에서 생각하는 <아키에이지>의 완성된 모습은?

 

김경태 기획팀장: 유저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개발이 덜 된 모습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이유가 바로 ‘변화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유저와 함께 즐기며 유저들이 원하는 판타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송재경 대표: 공성전이나 해상전, 하우징이 강조되는 것은 맞지만, 하나에 국한되지 않은 포괄적인,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부족한 것이 많아 모두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울티마 온라인>의 많은 요소 중 특히 ‘자유도’를 많이 계승할 것이라고 했다.

 

송재경 대표: ‘<울티마 온라인>의 진정한 후계자가 되자’는 말을 개발팀 내부에서 했었다. 사실 <울티마 온라인>도 기술적 문제로 인해 여러 제약 사항이 있었고, 시행 착오도 많이 겪었다. 그 뒤에 등장한 <에버퀘스트>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도 배운 점이 많다. 그것을 거울삼아 살릴 것은 살리고, 개선할 것은 개선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유저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도 다른 유저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자유도를 추구하면서도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김경태 기획팀장: 자유도가 높으면 어려울 것이라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란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다른 유저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은 자유도가 아닌 방종이라 생각한다. <아키에이지>에는 그런 행위에 대비한 감옥 같은 요소가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PK로 감옥에 간 유저도 그 안에서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키에이지>는 어떤 요소든 이것을 기본 바탕으로 두고 기획하고 있다.

 

유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송재경 대표.

 

<아키에이지>는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김경태 기획팀장: 마니아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게임은 그것을 찾는 것이 참 재미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게임은 그렇지 않고 친절하다. <아키에이지>도 그 중간선을 찾을 것이다. 일종의 학습 목표를 제공하고, 레벨마다 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물론 그 방법은 기존 게임과 다를 것이다.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 중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드러운 레벨 디자인 추구하고 있다. 모든 유저가 모든 콘텐츠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유저에게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스스로 목표를 세울 수 있게 할 것이다. 물론 하드코어 유저를 배려해 시스템에도 깊이를 둘 것이다.

 

 

<아키에이지>는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인가.

 

송재경 대표: 모든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어렵겠지만, 일부 콘텐츠를 모바일이나 웹 등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캐릭터 성장이 퀘스트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 같다.

 

김경태 기획팀장: 퀘스트로 성장하는 것을 꺼리는 유저를 위한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그것이 1,000 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송 대표: 그거 좋은데 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사냥과 전투를 생각하고 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 공개된 스토리는 오픈 베타 때 바뀌나?

 

전민희 작가: 아직 바꿀 정도로 많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메인 스토리는 내가 짜는 것이 맞지만, 대본으로 만드는 일은 시나리오 담당자가 하고 있다. 세계관을 구성하는 것이 내 몫이라면 세부적인 내용은 시나리오 팀에서 만든다.

 

김경태 기획팀장 : 전민희 작가님이 쓴 스토리가 게임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트레일러 영상 시나리오도 전민희 작가가 쓴 것인가? 대사가 너무 어색했다.

 

전민희 작가: 트레일러 영상 시나리오는 내가 쓴 것이 아니다. 본래 세계관과 불일치하는 것도 많다. 한 예로, 영상에서 나온 도시인 마리아노플은 내륙 도시다. 이번 영상은 시스템 소개 차원에서 제작한 것이라 그런 것 같다.

 

송재경 대표: 2차 CBT 후 쉬어야 하는데, 지스타 준비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짧은 시간에 뚝딱 만든 영상이라 동영상 연출에 필요한 에셋을 새로 제작할 시간이 없어 영상 제작 리소스가 부족했다.

 

질문을 하고 있는 유저의 모습.

 

송재경 대표가 엑스엘게임즈 회사 홈페이지에 적은 글 “돈 만으로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가 마음에 와 닿았다. 개발하면서 그런 마인드를 유지할 것인가?

 

송재경 대표: 게임 개발에는 돈이 들지만 돈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돈도 필요하지만, 만드는 사람의 영혼이 녹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게임을 통해 유저들에게 전달되고 감동을 줄 수 있다. 이것은 글을 쓰는 것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온라인 게임의 스토리는 흡입력이 약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송재경 대표: 난 창의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게임 이름을 짓는 일이나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 너무 어럽다. 그래서 <바람의 나라>나 <리니지>처럼 원작이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원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텔링 전문작가와 함께 일하고 싶었다.

 

현재 전민희 작가의 세계관은 게임 안에 잘 녹아들어 있고, 콘텐츠 개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토리는 말과 글로만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명예로운 죽음을 바라는 엘프의 생각이나 누이안이라는 종족의 이름, 지역의 이름 등이 모두 전민희 작가의 세계관에서 나오고 있다.

 

 

<룬의 아이들> 후속편은 왜 안 나오는가?

 

전민희 작가: <태양의 탑>은 일단 끝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미리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결과를 봐서 알 수 있다. <룬의 아이들> 3부, <태양의 탑>, <아룬드나얀 연대기> 등등 일정이 정해지면 말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