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동안 지스타 2010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지스타 2010은 28만 명이라는 지스타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계약 실적 또한 166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수치상으로 부족함이 없었던 지스타 2010이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는데요. 특히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3~5시간 기다리는 등 지나친 대기시간 등 운영을 포함한 여러 부분에서도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지스타 2010를 취재한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지스타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토크 참여자] 진행: 이터비아, 참여: 음마교주, 깨쓰통, 한낮 작성자: 석모도
이터비아: 이번 지스타 2010은 역대 최고의 성공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왔던데 각자 지스타 2010에 대한 소감을 말해볼까?
음마교주: 역대 지스타 중 가장 좋은 라인업을 보여준 것 같아.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고도 PC게임의 블리자드, 비디오게임의 MS와 소니, 아케이드게임의 유니아나 등 각 장르별로 구색을 모두 맞췄잖아.
한낮: 관람객의 기대치나 게임의 상태, 출품된 게임 수 등 온라인 게임쇼로는 거의 끝을 봤다는 느낌이랄까요.
이터비아: 참여업체들의 게임 라인업은 좋았는데 4일동안 사무국의 지스타 운영은 어때?
한낮: 사무국이 행사 이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어요. 관람객이 많이 몰리니까 잠시 행사 입장을 막는다든지 매일 행사를 마감하면서 관람객 수를 알려 주고 다음날 행사를 알려준 게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바가지 문제는 유저나 관계자 모두에게서 나오던데요. 특히 숙소는 여름 성수기 가격이랑 비슷했다고 말하더라고요. 부산시에서 성수기에 가격 관리하듯 지스타 기간에도 지원해주길 원했어요. 성수기처럼 넓게 오래 할 필요도 없이 4일간 벡스코와 주요 숙박 지역을 관리해주면 되잖아요.
한낮: 쓰레기도 첫날은 많았었는데 다음날부터는 쓰레기가 거의 없었어요. 대신 건물 밖 특히 버스 정류장을 향한 보행자 통로가 홍보지로 바닥에 잔뜩 떨어져 있었어요. 처음엔 일부러 그런 줄 알았을 정도에요.
알고보니 일부 업체가 무분별하게 홍보지를 나눠주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건물 밖을 항상 깨끗하게 치우는 건 무리였어요. 건물 안이라도 깔끔하게 치운 게 대단했죠.
음마교주: 셋째 날 인원을 통제하면서 입구를 한쪽 막아 반대쪽 줄이 길어졌었잖아. 그런데 한 관계자가 자기 아이들이라고 고집을 부리면서 스태프들이 막는데 강제로 들여보냈거든. 스스로 통제를 안 지키면서 누굴 관리하겠다는 건지. 그런 면에서는 '옥의티'라고 생각했어.
이터비아: 그러면 행사장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관람객이 NHN, 블리자드가 모인 오른쪽 라인으로만 관람객이 몰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음마교주: 그건 부스배치 문제인데, 그 부분은 추첨 방식 때문이잖아. 만약에 추첨 방식이 아니면 형평성에 대한 부분이니 뭐라고 딱히 말하긴 애매하지.
■ 길어진 체험시간과 대기열
이터비아: 지스타 2010은 게임마다 대기열이 무척 길었잖아. 특히 <블레이드앤소울> 5시간, <디아블로 3>는 3 시간, <테라>는 체험인원을 3시에 마감하는 등 대기시간이 길어 관람객들의 불만도 많았지.
깨쓰통: E3나 TGS는 관람객이 많으면 어떻게 빠르게 순환시킬지 고민하잖아요. 정리권을 배포하고 체험시간도 5~10분 정도고요.
그런데 지스타는 가장 사람이 많이 모인 <블레이드앤소울>만해도 체험시간이 40분, 다른 게임도 지스타 버전이 없어 아쉬웠다고 할까요. 온라인게임의 오프라인 장소에서의 행사 운영에서는 아쉬웠어요.
지스타 개막 2분 만에 5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대기열이 생긴 <블레이드앤소울>부스.
음마교주: 그게 생각대로 되나? 기본적으로 온라인게임은 필드 플레이라 시간을 정해 놓고 플레이하긴 쉽지 않을 텐데?
깨쓰통: 튜토리얼만 플레이하던지 지스타 전용 던전을 만드는 등 시작과 끝을 확실히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작년 24만 명, 올해 28만 명이나 올 정도로 행사 규모가 커진 만큼,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은 업체의 운영이 아쉬운 부분이죠. 조금이라도 게임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업체의 욕심이 강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한낮: <블레이드앤소울>도 사실 지스타 전용 편집 버전이었어요. 관람객이 얼마나 몰릴 지 예상했겠지만 그 결과를 벗어나서 그렇죠. 부스들을 살펴 보면 지스타 전용 버전으로 만든 게임들이 많았어요.
큰 관심을 모은 게임은 플레이할 사람만 세우고 줄을 끊어도 다음 순번 기다리느라 부스에서 죽치고 있었을 거에요.
블리자드도 위메이드 부스 침범하지 않으려고 한번 플레이 할 만큼만 줄 서는 등의 인원을 제한했잖아요. 그래도 붐비는 건 그대로고 줄이 계속 끊기니까 관람객은 오히려 짜증냈잖아요.
음마교주: GC같은 경우도 그렇게 시간 제한을 둔 곳은 없었어. <길드워>같은 경우도 초반 튜토리얼 부분이랑 고렙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는데 제한 시간이 없었거든. 오픈 된 공간에서 유저가 하고 싶은 만큼 즐기는 거지.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20만 명 넘긴 TGS가 열린 마쿠하리멧세가 28만 명이 모인 지스타가 열린 벡스코보다 훨씬 넓었다는 걸 감안하면 때 체험 공간에 대해서도 지스타가 더욱 고민할 부분인 것 같아.
깨쓰통: 공간이 모자라면 적어도 정리권 정도는 배포했으면 좋겠다는 거죠.
음마교주: 정리권이 도입되더라도 암표 판매 같은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한낮: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무작정 몰려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보다는 정리권을 도입하는 것은 적극 찬성해요.
■ 참가인원을 예측하지 못한 좁은 부스
이터비아: 지난 해에 비해 소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돌아온 소음 전쟁?
한낮: 블리자드 말고는 모르겠어요. 이슈가 됐던 넥슨은 진행자의 멘트와 음향이기 보다는 이벤트를 지켜보던 관람객의 환호나 야유가 큰 거였거든요.
깨쓰통: 지스타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요. 인기가수가 부스에서 공연할 때 사람로 붐벼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였어요. 지스타의 넓은 메인스테이지를 활용하면 좋았을텐데요.
음마교주: 그거야 자기 부스를 홍보하려는 거니깐.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하면 다른 곳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
깨쓰통: 그럴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연예인을 부스에서 공연할 경우, 행사진행과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관람객이 게임체험에 방해되고, 전선이 밟혀 무대 전원이 나가서 아수라장이 되는 등 역효과가 나기도 했거든요.
한 부스는 연예인과 함께 게임도 하고 영상도 감상하려고 했는데, 관객이 너무 몰려서 감당할 수가 없어 빨리 끝내고 철수했다라구요.
음마교주: 그런데 이번 지스타 2010에서는 부스 이벤트를 거의 하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그건 연예인을 부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인원통제가 문제 있었던 거 아냐?
깨쓰통: 그러니까 인기가수가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관객은 너무 많이 몰리는 등 문제는 여전히 있으니까 앞으로 지양하면 좋겠다는 거죠.
한낮: 그리고 부스 공간은 꽉꽉 채워놓고 무대를 통로쪽으로 만들어 넓지도 않은 통로에 관람객을 세워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음마교주: 그건 따로 부스를 마련하면 돼. 한게임 같은 경우는 야외에 따로 부스를 만들어서 가방 같은 선물을 나눠줬었거든.
한낮: 그렇게 해야 하는데, 부스 욕심은 모두 채우고 통로를 관람석으로 만들면서 혼란이 가중시켰잖아요. 특히 블리자드가 심했죠. 통로라인 딱 맞춰서 무대를 만들었잖아요. 덕분에 관람객들이 통로를 꽉 메웠죠.
부스 입구에 무대를 마련해 통로가 꽉 막혀벼린 블리자드 부스.
깨스통: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음마교주: 물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야. 2층까지 모두 사용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처럼 보이진 않아.
이터비아: 내년에도 성장한다면 장소가 가장 큰 고비라고 생각해. 규모는 더 커질 텐데 공간이 없다는 거지. 벡스코 확장공사가 2012년 6월에 끝나거든.
깨쓰통: 부산에서 이정도 관객이면 서울에서 했으면 엄청 몰렸겠는데요.
음마교주: 오히려 부산에서 해서 관객이 그만큼 몰리지 않았을까?
이터비아: 부산시에서 지원하는 홍보부터가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거리를 돌아다니면 지스타 홍보 깃발도 쉽게 볼 수 있었고 부산,경남지역 지상파 방송인 KNN에서 광고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깨스통: 저도 그걸 느꼈는데요. 서울에서 택시기사에게 게임쇼를 물어보면 뭔지 몰랐는데, 이번 지스타2010이 열린 부산은 다 알더라고요. 확실히 부산시가 홍보는 잘하는 느낌이에요.
■ 눈에 띄게 발전한 학생들의 출품작 이터비아: 그 외에 눈에 띈 것이 뭐가 있지? 깨쓰통: 학생들 작품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점이요. 한낮: 작년엔 학생작품은 학생이 만들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학생들 작품에 3D입체영상이 붙거나 높은 수준의 3D이미지를 보니까 신선했어요. 이터비아: 이렇게 한 순간에 게임 퀄리티가 좋아질 수 있나? 음마교주: 게임 개발 기술도 올라갔고 언리얼 UDK같은 무료 엔진이 발전하면서 좋아진 거 아냐? 깨쓰통: 학생들이랑 이야기 해봤는데요. UDK는 아니고 오거(ORGE)나 네불라(Nebula)같은 엔진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엔진도 자체 제작한 팀이 있었어요. 양질의 게임이 나온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게임교육기관의 교육 능력이 궤도에 오른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게임 개발 학교가 산학협력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외부 업체들과 만나면서 학생들의 능력이 오른 것 같아요.
■ 역대 최대로 성공한 지스타2010, 내년의 키맨은 무엇?
이터비아: 마지막으로 지스타 2010의 평가와 내년 지스타 2011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음마교주: 역대 최대로 성공적인 지스타지. 관람객도 가장 많이 왔고, 규모도 가장 컸고, 운영면에서도 별 문제 없었잖아.
한낮: 내년에는 이정도 규모는 안될 것 같은데요. <블레이드앤소울>은 이미 선보인 만큼 내년에 다시 등장한다고 해도 올해만큼의 영향력은 없을 테고요. <디아블로 3>도 마찬가지겠죠. 그렇다고 올해 공개된 만큼의 기대작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도 아니죠. 꼽으라면 <길드워 2>정도겠네요.
이터비아: 종합하면 역대 가장 성공한 지스타라고 볼 수 있겠네. 오히려 너무 잘 돼서 내년이 걱정될 정도로 말이지. 공개될 만한 대작 게임이 없고, 행사 규모는 더 커질 텐데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는 거지. 지스타 사무국도 내년을 가장 걱정하더라고.
내년이 지스타의 흥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한해만 잘 보내면 더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날 수 있겠지.
수많은 인파 뒤로 보이는 크레인이 있는 곳이 오디토리움을 짓고 있는 곳이다. 이 곳 외에도 주변에 벡스코 확장건물을 짓고 있다. 2012년 완공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