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시스> 시리즈와 크라이 엔진으로 유명한 독일 크라이텍이 온라인게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온라인 FPS 게임 <워페이스(WarFace)>다. 다음은 13일 <워페이스>의 중국 퍼블리셔로 텐센트가 확정되면서 공개된 티저 영상이다.
<워페이스>는 단순한 도전이 아니다. 크라이텍은 최신 게임엔진 ‘크라이 엔진 3’와 <크라이시스>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게다가 크라이텍이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 <프로젝트 W>라고 불렸던 <워페이스>는 현재 내부 테스트 진행 단계에 와 있다.
크라이텍은 <워페이스>를 한국 시장을 위해 개발 중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크라이시스>를 만든 크라이텍이 ‘크라이 엔진 3’로 개발한 온라인게임을 한국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이다.
디스이즈게임은 크라이텍 파하 슐츠(Paha Schulz) 퍼블리싱 담당자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TIG: 크라이텍이 온라인게임을 만든다. 최후까지 PC게임을 만들겠다던 크라이텍으로는 도전인 셈이다.
파하 슐츠: 사실 지금 게임시장에서 발전하려면 콘솔이나 온라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크라이텍은 아무래도 양쪽 모두를 선택한 셈이다.
당초 크라이 엔진 2는 PC 플랫폼에 최적화됐다. 그러나 크라이 엔진 3는 PC는 물론 콘솔 플랫폼에서도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 양쪽을 아우르는 것이 크라이텍의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TIG: 그렇다면 콘솔로의 도전은 <크라이시스 2>, 온라인은 <워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계기라고 봐야 하나?
아무래도 사실 크라이텍은 엔진 개발사 이전에 FPS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였고, FPS에서는 <크라이시스 2>를 통해 PC에서 콘솔까지 아우르는 멀티플랫폼으로 나서게 됐다.
또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이나 중국의 온라인 FPS 시장은 굉장히 확장돼 있다. 이런 아시아 시장에 <크라이시스>의 퀄리티를 가진 온라인게임을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프로젝트 W>가 시작됐다.
TIG: 게임을 체험해 보니 많이 만들어진 느낌이다.
퍼센트와 같은 수치로 말하기는 힘들고, 기본적인 시스템과 콘텐츠는 어느 정도 완성돼 있다. 지금은 PvE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TIG: <워페이스>의 PvE 모드는 콘솔의 협력(Co-Op) 모드로 이해하면 되나?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크라이시스>를 가지고 웅장한, 시네마틱한 느낌을 유저들에게 제공하려 노력한 것을 온라인으로 옮겼을 때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워페이스>의 PvE 모드는 그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TIG: 실제로 PvE 모드를 체험해 보니 근 미래 세계관을 채택한 모습인데, <워페이스>의 정확한 세계관이 궁금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대보다 약간 더 세월이 흐른 가까운 미래이다. 이런 세계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현대의 무기를 사용하면서도 독특한 무기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TIG: 독특한 무기 등의 추가를 이야기했는데, 실제 게임은 현대전에 가까운 느낌이다. 만약 레일건 같은 무기가 등장하면 오히려 난이도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나?
현재 적용된 무기는 사실적인 것이 전부이다. 가능성 부분에서 색다른 무기가 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다고 보면 된다. <크라이시스>와 비교하면 외계인이 등장하는 것처럼 허황되지 않고 조금 더 현실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
사실 세계관의 경우 향후 게임의 확장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서비스 중인 온라인 FPS를 보면 리얼리티를 표방하지만 다양한 모드를 통해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도 해당 IP 안에 가둬 두지 않는, 확장성을 염두에 둔 열린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TIG: 예를 들어 <워페이스>에도 좀비 모드 같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가능성을 말한다면 물론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확장성에 대해서 말하자면 단순 모드의 추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최근 선보이는 FPS는 서양에서 성공한 게임을 변형하는 경우가 많다. <워페이스>로 크라이텍만의 새로운 IP를 만들고 싶었다. 특정 울타리에서만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TIG: 크라이 엔진의 샌드박스 툴을 보면 오브젝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워페이스>에서 보면 바위를 넘고 동료와 힘을 합쳐 높은 벽을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오브젝트를 활용한 액션을 강조하고 있나?
아무래도 <워페이스>는 움직임이나 쏘는 맛 등을 물 흐르듯 유연하게 보여주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사실감과 몰입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FPS를 경험한 유저들이 <워페이스>를 익숙하게 즐기고, 나아가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TIG: 병과 구분이 존재하는데 이는 PvE 협력 모드를 확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봐야 하나?
병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어떤 무기를 선호하는가에 따라 선택권을 주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병과에 맞는 협력 플레이를 위함이다.
중요한 것은 서양에서는 최근 코-옵(Co-Operative, 협력)과 코-플레이(Co-Play, 공동 플레이)를 구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TIG: 코-옵과 코-플레이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코-플레이는 말 그대로 한 개의 싱글플레이를 2명 이상이 같이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딱히 협력하는 것이 아닌 플레이를 말한다. 반면에 코-옵은 서로 주고받고 같이 즐긴다는 느낌을 강조하는 것을 말한다. <워페이스>는 이런(코-옵)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에 패키지의 싱글플레이를 즐기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PvP는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고, PvE는 사람들이 협력하면서 서로 보완해 전투를 벌이는 방식으로 고민 하고 있다. PvE에서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경험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이다.
TIG: 결국 PvP와 PvE는 50:50의 비중으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고 이해하면 되나?
포지셔닝은 그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유저들이 어떻게 즐기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저들에게 꼭 어떤 것을 하라고 강요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다. PvP 또는 PvE 어느 한쪽을 원하는 유저들이라도 충분히 <워페이스>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실력이 떨어져서 PvP를 꺼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유연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양쪽 모두 우리 입장에서는 동등하게 중요한 콘텐츠다.
TIG: 대다수의 유저들은 FPS의 형식을 구분할 때 <모던 워페어> <카운터 스트라이크> <배틀필드>를 기준으로 삼는다. 굳이 <워페이스>를 어느 한쪽으로 구분한다면 어디에 가까운 게임이라고 볼 수 있나?
음… 사실 우리 입장에서 3개로만 구분 하는 것이 조금… <크라이시스>도 있고(웃음)… 경쟁사 입장에서 이런 비교를 한다는 것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어떻게 본다면 크라이텍만의 독특한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 방향이 더 맞는 말이다.
우리는 한국을 위한 게임으로 <워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패키지 게임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다. 딱히 어떤 경쟁작의 유저를 끌어오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워페이스>만의 시장과 유저를 만들어 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TIG: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모던 워페어>가 작은 맵에서 소규모 전투를, <배틀필드>가 넓은 맵의 대규모 전투를 콘셉트로 잡았다면, <워페이스>는 넓은 맵에서 소규모 전투를 벌이는 느낌이 강했다.
말한 것이 어느 정도 맞다. <워페이스>는 대규모 전쟁과 다양한 탈것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소규모 보병 전투(PvP)와 특수부대의 동료들이 전장을 헤쳐 나가는 느낌(PvE)이다.
TIG: 크라이텍은 <크라이시스>의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온라인게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적정 인원의 퍼포먼스 노하우가 부족하지 않나?
현재 테스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적절한 플레이 인원을 찾기 위함이다. 인원 수에 대해서는 PvP와 PvE를 굳이 맞출 필요가 없다. 재미를 최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 있기 때문이다.
질문의 내용처럼 크라이텍이 지금까지는 싱글플레이에 강한 것이 맞다. 이런 지적을 기존에도 받았기 때문에 <크라이시스 2>에서도 멀티플레이를 더 재미있게 자체적인 색깔로 만들고 있고, <워페이스>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로운 IP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TIG: 그럼 <크라이시스>의 플레이 감각으로 사실적인 FPS를 즐기도록 <워페이스>를 만든다고 이해하면 되나?
PvE의 경우는 <크라이시스>에서 추구하던 웅장한 느낌과 시네마틱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요즘은 영화 같은 연출을 위해 스크립트로 짜여진 플레이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4~5시간 정도 캠페인을 클리어하고 나서 그 게임을 다시 할 필요가 없어진다.
크라이 엔진의 장점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크립트로 짜여지진 않았지만 이에 버금가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워페이스>의 PvE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TIG: 크라이텍이 크라이 엔진 3로 만드는 게임이라 퍼블리셔들이 주목하고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아직 퍼블리싱을 배우는 단계다. 크라이텍이 잘하는 것은 좋은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퍼블리싱 파트너가 필요하다. 파트너십을 배우는 단계로 우선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크라이텍은 온라인게임의 시장 크기나 영향력 등에서 한국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FPS는 한국이 주도 하고 있다. <워페이스> 개발 단계에서는 우선 한국에 집중하고 있다.
TIG: 한국에서는 PvP를 주로 즐긴다고 말한다. <워페이스>는 PvE를 중심 콘텐츠로 본다고 하는데, PvP와 비교해 얼마나 비중을 두는가?
PvE와 PvP를 똑같이 중요하게 본다. 한국 유저는 ‘시원하게 한 판’이라는 개념으로 FPS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FPS를 만들면서 얻은 노하우를 살려 <워페이스>의 타격감이나 액션 등을 뛰어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PvE도 RPG처럼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패키지 게임을 구입하면 멀티플레이 모드가 있고 캠페인 모드가 있다. 이것이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되는 것처럼 온라인게임에서도 캠페인 모드의 개념으로 PvE를 생각하고 있다.
TIG: <워페이스>의 퍼블리싱 계획은?
우리는 경험과 기술이 있지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좋은 퍼블리셔의 도움이 필요하다.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차이는 분명하다. 머지않은 시일 안에 한국 퍼블리셔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13일 <크로스파이어>와 <아바>를 서비스하는 텐센트가 크라이텍과 <워페이스>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