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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프통령’ 장민철, 프로토스 최초로 GSL 우승

소니 에릭슨 GSL 오픈 시즌3 결승전에서 4:1로 우승

안정빈(한낮) 2010-12-18 19: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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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왕’ 박서용도 ‘당당한 프로토스’ 정민철의 벽을 넘진 못했다.

 

장민철(프로토스) 1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소니 에릭슨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 오픈 시즌3 결승전에서 박서용(테란) 4:1로 꺾고 우승했다. 프로토스의 GSL 첫 우승이다.

 

장민철은 병력이 심하게 뒤처지는 상황에서도 유닛의 특징을 살려 역전을 거듭하며 프통령(프로토스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치즈왕박서용은 평소의 별명을 의식한 듯 치즈 러시가 아닌 운영과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으나 장민철의 유닛 활용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장민철은 모든 테란들이 내 밑에 있구나 생각했는데 그대로였다. 프로토스가 곧 버프가 되는데 그럼 날 이길 선수가 없을 듯하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1경기 델타사분면

 

박서용은 초반부터 빠른 가스를 가져간 후 해병+공성전차를 선택했다. 장민철은 소수의 추적자와 공허포격기 1기를 이끌고 압박을 가했다. 이후 장민철은 박서용의 공성전차에 대비해 불멸자를 준비했고 박서용은 공허포격기를 의식해 바이킹을 꺼냈다. 서로를 의식한 안전플레이였다.

 

균형을 깨고 먼저 움직인 것은 박서용이었다. 박서용은 멀티조차 없이 병력을 모아 공성전차와 바이킹, 해병을 이끌고 본진 조이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장민철은 불사조의 중력광선으로 공성전차를 순식간에 걷어내며 박서용의 병력을 대파했다.

 

멀티에서도 병력에서도 밀린 박서용은 장민철의 공격이 시작되자 GG를 선언했다. 장민철의 뛰어난 불사조 활용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2경기 잃어버린 사원

 

화면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견제와 견제가 오간 명승부였다. 초반 장민철의 공허폭격기를 막은 박서용은 의료선 드랍을 시도하며 확장을 준비했고 장민철은 곧이어 암흑기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박서용은 이미 밤까마귀를 준비한 후였다.

 

암흑기사가 실패로 돌아간 후에는 박서용의 공격이 계속됐다. 장민철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병력 속에서도 침착하게 시간을 끌며 불멸자를 생산해 공격을 막아냈다. 이어 박서용의 대규모 벙커 조이기에서도 불멸자와 광전사를 이용해 전선을 돌파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장민철의 꾸준한 견제였다. 장민철은 전투 사이사이 암흑기사로 박서용의 본진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일꾼의 수를 줄여 나갔다. 반면 박서용의 의료선 드랍은 장민철의 사이오닉 폭풍에 계속 막혔다.

 

결국 자원에서 우위를 점한 장민철은 불멸자와 거신, 고위기사까지 모인 대규모 병력으로 박서용에게 GG를 받아냈다. 특히 장민철의 불멸자는 첫 러시부터 게임이 끝날 때까지 버티면서 불멸자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3경기 젤나가 동굴

    

박서용은 장민철이 정찰을 오자 2병영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찰이 끝나고 나서 곧바로 병영을 취소하며 함정을 팠다. 박서용은 장민철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불곰과 충격탄까지 업그레이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장민철은 감쪽 같이 속았고 빠른 해병을 막기 위해 파수기를 생산했다.

 

장민철을 완벽히 속인 박서용은 은폐 밴시를 준비했다. 박서용은 밴시로 장민철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장민철의 파수기를 모두 처치하며 지상전을 준비했고,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장민철의 본진을 공격했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장민철의 방어는 뛰어났다. 거신을 생산한 장민철은 파수기조차 없이 콘트롤만 앞세워 박서용의 병력을 2번씩이나 막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초반에 입은 피해를 만회하는 것은 무리였다. 장민철은 박서용의 병력을 막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4경기 전쟁초원

 

장민철은 시작 후 박서용의 언덕 아래에 몰래 수정탑을 짓고 전진 우주관문을 시도했다. 선수 소개 멘트조차 나오기 전에 시작된 빠른 전략이었다.

 

이어서 장민철은 광전사 2기를 뽑았지만 박서용은 수정탑을 미리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병 2기만 뽑고 이를 막아내려 했다. 평소 치즈 러시를 통해 건설로봇 콘트롤에 자신 있던 박서용다운 판단이었다.

 

하지만 장민철은 해병 2기를 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광전사를 생산했고 박서용의 건설로봇을 구석으로 모는 데 성공했다. 장민철은 해병의 공격을 무시한 채 건설로봇만을 집중 공격했고 박서용은 뒤늦게 불곰을 생산하며 막으려 했으나 이미 복구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은 후였다.

 

이후 장민철은 추적자까지 생산하며 박서용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박서용의 자신감과 장민철의 끈기가 불러온 결과였다.

 

 

 

5경기 밀림분지

 

장민철은 시작 직후 4차원관문 러시를 준비했다. 프로토스는 밀림분지에서 확장을 택한다는 상식을 깬 선택이었다. 하지만 박서용은 당연히 장민철의 확장을 예상했고 화염차 드랍을 준비했다. 마지막 차원관문이 완성될 무렵 박서용은 숨겨둔 차원관문을 찾아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장민철은 다수의 광전사와 파수기를 이끌고 박서용의 본진을 공략했다. 박서용도 화염차 2기로 장민철의 본진을 노렸지만 병력의 차이가 너무 컸다.

 

 

시즌3 결승전을 끝으로 GSL은 오픈 리그를 끝내고 내년부터 32명의 선수로 구성된 코드S 리그를 시작한다. 코드S 리그는 조별 풀 리그와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혼합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드S 리그와 함께 승격을 놓고 벌이는 마이너리그인 코드A 리그와 팀 리그인 GSTL도 진행된다. 이 밖에도 64강 풀 토너먼트 방식인 슈퍼 토너먼트, 전 세계 16명의 고수를 초청하는 월드 챔피언십, 매년 GSL 상위 랭커 10명이 겨루는 블리자드컵이 연 1회 개최된다. 모든 리그를 합쳐 총 상금 규모만 15억 원이 넘는 대규모 매치다.

 

코드S 리그는1 2일부터 시작된다. 개막전은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며 임재덕(저그), 최성훈(테란), 곽한얼(테란), 김찬민(테란)이 출전한다. 아래는 우승한 장민철 선수와의 인터뷰다.

 


우승소감이 어떤가? 기분이 좋다. 트로피를 보니까 실감 났다. 이렇게 우승하게 돼서 기쁘고 나를 응원한 분도 있지만 박서용 응원한 분도 많을 텐데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얼마 안 가서 테란 유저들이 많이 치고 올 것이다. 나는 또 조심할 거고 테란 유저들은 분발했으면 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전향한 후 첫 우승이다 소감이 어떤가? 전향한 후 처음으로 우승했는데 전 소속팀 선수들이 배가 아플 것 같다.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프로토스 첫 우승이다. 프로토스 선수들이 징징 대는 선수가 많은데 유닛 활용을 극대화하면 강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기쁘다. 아직 못 보여준 전략이 많다. 테란 전에만 10개가 넘는다. 다음 시즌에 더 재미난 빌드를 보여주겠다.

 

 

 

2세트에서 다른 유저를 잘 사용하지 않는 차원분광기를 자주 썼다. 오늘 2세트는 연습과는 아예 다른 경기가 됐다. 차원분광기는 해병, 불곰에는 안 좋지만 상대가 탱크 위주로 전략을 짜 오면 차원분광기 속도를 못 따라간다. 메카닉 위주 병력을 기동성 위주로 제압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다른 프로토스 선수들 경기를 보면 테란 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듯하다. 난 나름대로 눈치와 노하우가 있는데 다른 프로토스 분들도 이게 생기다 보면 점점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광전사로 치즈 러시를 했는데 미리 준비한 빌드인가? 전진 관문은 콘트롤에 자신이 있어서 한 전략이다. 테란이 저그에 치즈 러시로 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프로토스는 추적자가 있어서 테란 치즈 러시에 강하다. 오히려 상대가 치즈 러시를 했으면 생각했다. 내 치즈 러시는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세러모니를 자주 보여주는데? 연습 때 많이 이기니까 자신감이 나오는 것 같다. 연습 때 많이 지면 자신감이 사라지기도 한다.

 

 

정작 오늘 세러모니는 좀 약했다. 세러모니 하기에 힘든 환경이었다. 부스도 이동식이었고. 세러모니를 하려고 하는데 카메라가 언제 켜지는지 타이밍 같은 걸 모르겠더라. 이제 카메라맨과 시작 전에 교섭해서 카메라가 켜지면 손짓을 해준다거나 해서 정확히 하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전향했는데 연습 등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연습을 많이 하면서 느낀 건데 프로게이머 출신이 확실히 연습을 잘 도와줄 수 있고 게임을 빨리 이해하는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이해했던 것과 분석 능력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시즌1 시즌2에서는 저조한 성적이었다. 시즌1 때는 전향 발표 후 한 달도 안 됐을 때였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예선을 뚫고 올라간 게 기적이라 생각한다. 시즌2에서는 oGs 클랜을 만나 자신감이 있었는데 임재덕이라는 괴물 선수를 만났다8강 정도는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임재덕 선수에게 져서 성장한 거라 생각하고 이번 결승에서 만나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시즌까지 무엇을 하면 지낼 건가? 대회 일정이 많이 남아서 휴식시간이 없을 듯하다. 초청된 대회가 많아서 그걸 하는 데 연습해야 할 것 같다.

 

 

내년 리그 목표는? 세계 리그에서 월드 챔피언이 되고 싶다. 다음 시즌 목표는 최소 결승이다. 최초 연속 결승을 꼭 이루고 싶다. GSL만 아니라 블리자드컵이나 래더토너먼트 등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전향을 후회하거나 하진 않나? <스타크래프트> 2군이나 1.5군에 지원이 열악한 편이다. 반면 GSL은 상금도 규모가 크고 1개월 단위 리그가 있기 때문에 최소 16강에만 매달 들어도 <스타크래프트>1군 선수들과 비슷한 소득이다. 그래서 전향을 결정했다.

 

<스타크래프트>에사 친했던 동료가 없는 게 허전했지만 며칠 안 지나서 oGs에 입단해서 공백도 메웠다.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돌아볼 기회도 됐고.

 

 

사실 <스타크래프트> 때부터 안티팬이 많았다. 전향 후에는 많이 사라진 듯한데? 안티팬도 팬이라고 생각한다. 관심 없는 것보다는 욕을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 때 불명예스러울 수도 있는데 난 그게 좋았다. 더 잘해도 별명이 없는 선수도 많은데관심의 표현으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일단 기억에 남는 게이머가 되고 싶다. 길거리를 지나가면 장민철이다 하면서 사인 좀 해주세요 소리를 듣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우승을 했다고 사람들이 알아보지는 않지 않나. 세러모니를 하는 이유도 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경기를 보며 빠져들게 하고 싶은 게 프로게이머로서의 욕심이다.

 

 

우승 상금은 어디 쓸 건가? 결승전하기 전부터 계획은 짜 놨다. 1,000만 원 정도를 팀을 위해서 쓰고, 1,000만 원 정도는 나를 위해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어머니께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