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게임업계 최초로 프로 스포츠 팀 창단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야구계의 숙원사업이었던 제 9구단 창단인 만큼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다만, 이제 시작이다. 창단 승인부터 가입금 납부, 선수 수급에 구단 운영까지 밟아야 할 단계가 많다.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9구단 창단’까지 어떠한 절차가 남았고, 창단할 경우 어떻게 프로야구 1군 리그에 입성하게 되는지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 KBO 이사회 심의와 구단주 총회 통과가 우선
지난 22일 엔씨소프트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 9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후 엔씨소프트 외에도 창단 의향을 보인 업체가 2곳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알려지지 않은 후보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데, 1차 관문은 내년 1월 11일 KBO 정기 이사회다.
KBO 정기 이사회에서는 새 구단의 필요성 심의부터 시작해 창단 의향 업체의 규모와 자금력, 연고지, 선수 수급, 운영 계획 등의 조건을 살펴볼 전망이다. 물론 창단 의지를 밝힌 후보가 많을 경우 또 다른 과정이 필요해질 가능성도 있다.
만일 KBO 이사회를 통과한다면 프로야구 구단주 총회가 기다리고 있다. 8개 구단주 중 2/3 이상이 찬성하면 가승인이 나게 된다. 다만, 최근에는 구단주의 만장일치 처리가 일반화돼 있는데 롯데의 9구단 창단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구단주 총회까지 통과하고 이사회에서 정한 가입금을 납부하면 창단이 승인되고, 창단을 위한 첫 절차는 통과하게 된다.
■ 프로야구단 운영에는 얼마나 들까?
프로야구단 창단에 가장 먼저 드는 비용은 바로 KBO에 납부하는 가입금이다.
창단 가입금은 KBO 이사회가 결정한다. 2000년 SK가 250억 원, 2008년 히어로즈가 120억 원으로 정해진 바 있는데, 당시에는 구단 인수(SK의 쌍방울 인수, 넥센의 현대 인수) 비용과 연고지 이전, 기존 연고지 구단에 지불할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그러나 통합 창원을 연고로 하는 9구단은 다르다. 기존 구단 인수도 아니고, 다른 구단 연고지 사용을 위한 권리금을 낼 필요도 없다. 물론 이사회의 결정에 나와 봐야 하겠지만, 9구단의 가입금은 SK와 넥센의 가입금에 비해 확실히 낮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프로야구단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당하다. 선수과 코칭 스태프, 프런트 직원들의 연봉으로 지급되는 비용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훈련과 장비 관련 비용, 홈 구장 대여료와 경기 및 마케팅 비용 등을 합해 매년 200~300억 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9년 매달 2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09년 결산에서 2,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또한, 2010년 9월 기준으로 6,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현금을 갖고 있어 프로야구단 운영 자금력은 문제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선수 수급이 원활해야 빠른 리그 입성 가능
프로야구단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바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다. 그만큼 신생 구단은 양질의 선수 수급이 최우선 과제다.
일단 신생 구단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개정된 프로야구 규약 8조에 따르면 신생 구단은 각 구단이 지정하는 보호선수 20명 외의 엔트리에서 1명을 지정해 영입할 수 있고, 2년 동안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용병 선수도 원래 2명이 등록 가능하지만 1년 동안 3명을 등록시킬 수 있고, 그중에서 2명을 동시에 출전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1군 엔트리 등록인원은 기존의 26명에서 1년 동안 1명을 더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이 조항이 창단 시점에서 발효되느냐, 1군 진입 시점에서 발효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미 2011년 시즌 일정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창단 절차 이후 바로 1군 무대에 뛰어드는 것은 무리다. 20세기 마지막 창단 팀이었던 쌍방울 레이더스가 1년 동안 2군에 머문 뒤 1군에 올라간 전례도 있다. 따라서 엔씨소프트가 9구단 창단에 성공할 경우, 2012년 2군에서 팀 전력을 정비한 다음, 2013년 1군 리그에 입성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