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밴드>의 개발사 하모닉스가 비아컴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비아컴은 24일 <락밴드> 시리즈와 <댄스 센트럴>의 개발사인 하모닉스 뮤직 시스템즈(이하 하모닉스)를 투자전략회사 콜럼버스 노바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콜럼버스 노바는 자회사 하모닉스-SBE 홀딩스를 설립하고 하모닉스를 이에 편입시켰다. 앞으로 하모닉스는 독립 개발 스튜디오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모닉스의 매각대금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하모닉스는 <락밴드> 홈페이지를 통해 “독립적이고 개인 소유화된 스튜디오로 돌아오게 돼 매우 흥분됐다. 이는 다운로드콘텐츠(DLC) 스케줄이 <락밴드>에 맞춰 진행된다는 것이고, 우리는 이전에 발매된 타이틀을 계속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뒀다.
하모닉스를 인수한 콜럼버스 노바 측도 “하모닉스가 세계 수준급의 팀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을 제작하고 회사와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모닉스의 대표적인 타이틀 <락밴드>의 스크린샷.
■ 비아컴, 왜 하모닉스를 팔았나?
비아컴이 하모닉스를 인수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에는 액티비전이 <기타히어로>의 개발사 레드옥테인을 인수하면서 대형 게임업체들이 <기타히어로 2>를 만든 하모닉스 인수에 관심을 가졌다. 결국 비아컴은 2006년 하모닉스를 175만 달러(약 20억 원)에 인수했다.
비아컴에 인수된 하모닉스는 2007년 7월 <기타히어로 엔코어: 락 더 80s>를, 2007년 11월 <락밴드>를 차례로 선보였다. 2008년 12월까지 500곡 이상을 수록한 <락밴드>는 곡이 2,800만 회 이상 다운로드 회수를 기록,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비아컴은 2008년 말 <락밴드 2>를, 2009년 말 <더 비틀즈: 락밴드>를 발매하면서 리듬게임 퍼블리셔로서 명성을 쌓았다. 그 결과 비아컴은 2006년 인수 계약에 명시된 성과급 보너스로 3억 달러(약 3,450억 원)를 하모닉스에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 기존 타이틀의 판매량 감소와 신규 타이틀 부재로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고, 하모닉스는 2009년 12월 QA(품질관리) 관련 팀원을 포함해 39명을 해고했다.
비아컴은 지난 11월 올해 3분기 실적공개에서 하모닉스를 ‘사업중단 부분’으로 분리한 다음, 하모닉스의 자산 2억9,900만 달러(약 3,440억 원)를 탕감했다. 이어서 하모닉스를 시장에 내놨다.
비아컴 필름 도만 CEO는 3분기 실적공개 발표에서 “하모닉스는 대단한 비디오게임들을 제작해 왔고, 앞으로도 만들 것이다. 그러나 비아컴은 집중해야 할 시기다. 콘솔게임 사업은 우리가 갖지 못한 전문가와 규모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하모닉스를 판매할 단계를 밟고 있고, 몇몇 잠재된 구매자들과 토론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Xbox360 키넥트 전용 타이틀 <댄스 센트럴>의 스크린샷.
■ 하모닉스 전 주주들의 비아컴 소송, 전망은?
한편, 이번 매각으로 인해 지난 11월 하모닉스 전 주주들이 비아컴을 상대로 제기한 보너스 미지급 관련 소송도 변화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2006년 하모닉스 인수 계약에 따르면 성공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명시돼 있었는데, 2007년과 2008년 발매된 게임이 잇따라 성공했지만 주주들에게 지급된 보너스가 적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비아컴이 의도적으로 하모닉스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 보너스마저 비밀리에 최소화하려고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하모닉스를 인수한 콜럼버스 노바 측은 “소송은 전 하모닉스 주주 그룹들에 의해 진행된 것이다. 하모닉스 경영진이나 하모닉스 SBE 또는 콜럼버스 노바와는 상관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