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워크래프트> IP에 있어 무척 의미 있는 해다. IP의 시작을 알린 <워크래프트>의 출시 3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동시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출시 20주년을 맞는 해, 그리고 <하스스톤>의 출시 1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뜻깊은 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14일,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30주년 다이렉트 방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워크래프트> 1, 2편의 공식 리마스터와 함께 <하스스톤>과 <스타크래프트>의 콜라보레이션, <워크래프트 럼블>의 PC 클라이언트 지원 등의 소식이 공개됐다.
이 날 방송의 주인공은 20살 생일을 맞은 <WoW>였다. 20년 된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선보이고 있는 <WoW>는 이번 방송을 통해 ‘내부 전쟁’ 확장팩의 2번째 시즌 ‘언더마인 해방의 날’을 선보이고, ‘판다리아의 안개 클래식’과 ‘20주년 기념일 에디션 서버’ 출시를 예고했다. 더불어 다음 ‘한밤’ 확장팩에서는 유저들이 그토록 기대하던 하우징 시스템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후 19일 블리자드는 방송에서 공개된 내용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미디어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WoW>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안 해지코스타스(Ion Hazzikostas) 게임 디렉터와 마크 켈라다(Mark Kelada) 리드 퀘스트 디자이너가 이번 인터뷰에 참석해 <WoW> 20주년을 함께 하는 소감과 다가오는 20년을 맞을 새로운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Q. 워크래프트 다이렉트 방송 이후 커뮤니티의 반응을 지켜봤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점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좋게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A.이안 해지코스타스: 너무 자만심에 찬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지만, 방송 이후 커뮤니티 반응이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유저들은 여러 방면으로서 긍정적인 반응 보여줬다. ‘한밤’ 확장팩에서 추가될 하우징 시스템과, 곧 출시된 ‘언더마인 해방의 날’, 지금까지 선보인 ‘내부전쟁’ 확장팩의 스토리에 대해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고, 이러한 반응이 개발팀에게는 큰 격려가 됐다. 이런 콘텐츠들을 향후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Q. ‘언더마인’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A. 마크 켈라다: 고블린 종족의 고향인 ‘케잔 섬’은 ‘대격변’의 여파로 지하로 가라앉았고 이후 이들의 수도인 언더마인은 지하에서 계속 발전해 지금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됐다.
아트팀이 아니라 정확히 답변할 수는 없지만 개발팀은 언더마인을 통해 기존 <WoW>에서 선보인 고블린의 문화를 가장 고도화된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고블린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잘 조합해서 이들이 문명화되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설정 측면에서 덧붙이자면 지금까지 등장한 고블린 종족의 스토리를 최대한 가져가는 쪽으로 개발이 진행했다. 고블린 종족이 가진 변덕스럽고 통통 튀는 에너지를 잘 살리면서 이들의 문화를 바탕으로 어떤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신경을 쏟았다.
Q. 언더마인에서 등장한 새로운 탈것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탈것의 속도나 활용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면.
A. 마크 켈라다: 언더마인에서 탑승 가능한 차량 탈것은 기존 지상 탈것에 비해 3~5배 가량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해금 가능한 ‘터보 부스트’까지 활용하면 최대 10배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해당 탈것은 언더마인의 스토리 초기부터 이용할 수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차량 커스터마이징과 주요 기능들을 해금할 수 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드리프트 같은 기능도 구현되어 있다. 추후 언더마인에 도착해 이용해보면 이 드리프트 기능이 얼마나 재미있고, 또 중요한 요소인지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Q. 이번 ‘내부 전쟁’ 확장팩은 여러 장소를 거치면서 다양한 인물을 마주하고 새로운 동맹을 맞이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인다. 추후 등장할 ‘세이렌 섬’과 언더마인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진행되나?
A.이안 해지코스타스: 이번 확장팩의 이야기가 지하 세계로의 여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지하에 존재하는 다른 문명과 문화를 소개하기에 지금만큼 좋은 적기가 없다고 생각했다.
마크 켈라다: 다양한 문명과 문화를 선보이는 것은 내부 전쟁 확장팩과도 연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WoW>라는 게임을 통해 들려 드리고 싶은 세계관과 이야기와도 연관이 있다. <WoW>의 방대한 세계관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명과 이들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과제다.
Q. 새롭게 선보이는 하우징 시스템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이 가능한가?
A.이안 해지코스타스: 하우징 시스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아쉽지만 현재는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는 어렵다.
이번 다이렉트를 통해 하우징 시스템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많은 유저들이 전해주시는 여러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더 많은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게끔 노력하고 있다. 다가오는 해에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다.
Q. <WoW>의 20주년을 기념해, <WoW 클래식>의 클래식 서버를 선보이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인가?
A.이안 해지코스타스: 이번 아이디어는 5년 전 초기 클래식 서버를 선보인 것처럼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 무언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은 쉽게 찾아오는 일이 아니다. 새로운 서버가 열리면 그곳에서 새로운 커뮤니티가 탄생하고, 새로운 콘텐츠와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난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개발팀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만큼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해 이번 클래식 서버를 준비하게 됐다.
이번에 론칭하는 클래식 서버는 5년 전 서버랑 차이가 있다. 지난 5년간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PvP 종족 밸런스나 월프 버프 등 여러 부분에서 개선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Q. 몇 년간 <WoW>는 매년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해 왔고, 최근에는 로드맵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가 구축된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과 관련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발팀 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A.이안 해지코스타스: 신뢰가 구축되기까지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용군단> 확장팩을 출시할 때 개발팀 내부적으로도 많은 부분을 개선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우리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콘텐츠와 업데이트를 꾸준히 선보이는 것도 우리의 과제이자 입증의 과정이었다.
추가로 개발팀의 기조도 많이 바뀌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다음 확장팩 개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판다리아 리믹스’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개발의 방향성도 작은 업데이트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유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지원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레이드나 던전 외에도 ‘구렁’이나 ‘전투부대’ 등 유저들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계속 가져갈 수 있도록 작은 콘텐츠를 꾸준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Q. 20년을 맞은 <WoW> 개발팀이 가지고 있는 개발 철학이나 원칙 등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나?
A.이안 해지코스타스: 우선 이 자리에서 <WoW>의 20주년을 축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이 게임을 플레이어로서 접했던 시간과 개발자로서 접했던 시간이 지금의 이 자리를 만들어 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여기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역시 지난 20년간 유저들과 함께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지금의 <WoW>는 유저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는 게임으로 발전해왔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유저들의 피드백과 생각을 경청하고 유저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크 켈라다: 첨언하자면 유저들이 보내주는 피드백들이 우리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유저들의 피드백은 결국 게임이 살아 움직이게 하는 요소다. 피드백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성공한 콘텐츠이고 실패한 콘텐츠인지 파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무엇을 발전시키고 새롭게 선보일지 고민하게 된다. 유저들이 많은 시간과 감정을 이 게임에 쏟고 있는 만큼, 개발팀도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다.
Q. 한 때 '외산 MMORPG의 무덤'이라고 불린 한국 시장에서 최초로 정착한 사례가 <WoW>다. 최근까지도 한국 내 유저 커뮤니티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 커뮤니티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이안 해지코스타스: 전 세계의 수많은 유저들이 하나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장대한 서사의 일원이라는 게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유저들과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유저 커뮤니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늘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겠다.
마크 켈라다: 하나의 이야기가 전 세계 유저들을 함께 하게 만들고, 우리가 여기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감사하다는 말 외에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