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올해 한국 게임시장, 대작 MMORPG가 주도

2010-2011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결산과 전망

이터비아 2011-01-29 10:32:22

“2010년은 대작이 없었지만, 올해는 많은 대작 MMORPG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겁니다. 그리고 셧다운제와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 등 새롭게 변하는 상황에 대한 빠른 대비가 필요합니다.”

 

지난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결산과 전망을 발표한 엔씨소프트의 이재성 상무(오른쪽 사진) 위와 같이 밝혔다. 이재성 상무의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2010년은 대작 부재와 인수합병의 해

 

지난 2010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09년의 6조5,000억 원에 비해 약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 시장 규모는 온라인 게임이 56.4%를 차지하는데, 이와 다르게 PC방도 29.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만의 독특한 구조로, 합친 규모로 생각한다면 한국에서 게임 사업을 시작하거나 연구하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작년에는 이렇다 할 새로운 대작이 없었다. 대신 기존의 대작이 꾸준한 업데이트로 보여준 인기와 관록이 의미를 가졌던 한 해였다. 그러다 보니 대형 게임업체들의 개발사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벌어졌다.

 

올해 초 <테라> 서비스 이후 처음 예상과 달리 기존 MMORPG의 접속자가 줄지 않았다. 유저층이 다른 <메이플스토리>도 그렇고, 실제 수치로 살펴본 <아이온>도 작년 이맘 때보다는 좀 줄었지만, 새 게임이 나오기 전에 비하면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이것이 올해 등장한 주요한 변수로 기존 대작들이 새로운 게임과 겹치지 않고 시장을 넓히는 과정으로 보인다.

 

다양했던 인수합병은 새로운 게임이 흥행하지 못해 빚어진, 자연스러운 양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CJ인터넷의 <서든어택>이 넥슨으로,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가 NHN으로, NHN의 <세븐소울즈>는 네오위즈로 인수되는 등 물고 물리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한국 게임시장이 한계가 오지 않았냐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중견 대작들이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흥행을 유지한 것이 합병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겠나 생각된다.

 

2010년 진행된 인수합병은 한국 게임 역사상 최대로 이뤄졌다.

 

 

■ 올해는 대형 MMORPG가 시장 주도, 캐주얼은 스포츠가 주도

 

2011년은 대작 MMORPG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주얼이나 중국산 게임과 다르게 월정액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분야다. 물론 모든 MMORPG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엔씨소프트의 게임 3종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테라> 등이 월정액이어도 동시접속자수 10만~20만 명을 넘기는 부분은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신작 MMORPG가 기존 게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새 유저층을 가져간다는 건 MMORPG가 독과점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최근 음반도 독과점 시장으로 가고 있듯, 게임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기존 게임의 롱런에는 그 게임에 익숙함은 물론 커뮤니티 기반이 밑바탕에 깔려 있고, 게임업체가 계속 업데이트를 해 주니 굳이 다른 게임으로 갈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면서다.

 

게다가 하물며 서버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데, 게임이 상당한 차이가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혼자 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야 그나마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신작 게임은 확실한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신작의 유저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요 MMORPG에 옮겨갈 타이밍을 놓친 유저들이 새로운 게임에 정착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듯하다.

 

<테라>의 스타트가 좋고, <아키에이지>나 <블레이드앤소울>이 올해 서비스될 텐데, 게임마다 색깔이 달라서 유저풀을 늘려 나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MMORPG와 상대적으로 캐주얼 장르도 한 축을 형성할 텐데, 그중 스포츠가 강세일 것이다. 물론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는 관록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FPS 게임은 2강 구조지만 스포츠, 특히 야구는 3강일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

 

이렇게 스포츠 게임의 인기가 상승하는 이유는 게임에 대한 반감을 가진 유저층이나 부모들에게 그나마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장르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올해 FPS는 후속작이 얼마나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다.

 

2011년 국내 온라인 게임계는 3가지 이슈가 예상된다.

 

나머지 변수는 중국산 게임이다. 중국의 상위 게임업체들의 시가총액은 유수의 한국 회사를 앞지른다. 과거에 우리가 게임사업을 시작할 때 머릿속에 있던 회사는 미국 회사였다. 하지만 이제 주식시장에서는 중국 회사가 블리자드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게임도 한국 시장에서 탄탄히 자리잡고 있는데 중국은 훨씬 더 안정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해외 업체 입장에서) 직접 서비스가 안 되고, 무조건 퍼블리싱을 맡겨야 한다. 덕분에 중국 업체들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서비스되는지 배울 수 있다. 그 정보의 양은 실제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게다가 한-미 메이저 업체들의 게임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이 발 빠르게 대처하는 부분은 유의해서 봐야 할 듯하다. 한국에서 개발되는 게임의 정보는 많이 노출되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들 게임이 앞으로 미칠 영향이 클 테니 중요 변수로 생각해야 한다.

 

 

■ 계속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에 대비하자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선 청소년 보호 이슈로 16세 이하 셧다운제가 합의됐는데, 현재 여론의 정서가 이런 부분을 대변하고 있다. 게임산업에서는 이런 걸 이해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셧다운법은 국민의 70%가 찬성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또한 더 이상 PC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이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따라서 기존의 것들을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엔 모바일 기기에서 직접 게임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모바일 환경에서 내 주력 게임에 관련된 뭔가를 한다는 게 커질 듯하다. 누구나 돈을 더 내지 않아도 인터넷을 하는 환경을 온라인 게임업계가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징가처럼 설립된 지 겨우 2년 넘은 회사의 가치가 전통의 메이저 게임업체 EA를 앞질렀고, 흥행 불패라던 <파이널 판타지>마저 실패하는 것을 보면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PC 온라인 게임 중심인 한국도 모바일 환경에 대처하지 못하면 앞으로 큰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