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지나 설 명절입니다. 1년을 돌아보면 게임 업계도 게이머들의 일상도 참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유독 긴 명절 연휴 기간이라도 잠시 근심 걱정을 잊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게임을 가장 즐겁게 하고 계신가요? 요즘 (특히 서브컬처) 게이머들 사이에선 '지켜야 할 세계가 너무 많다'는 말이 종종 나오곤 합니다. 재밌는 게임은 적잖게 있지만, 마음에 드는 게임이라고 모두 다 하기엔 숙제도 많고 모든 콘텐츠를 따라가기가 버겁다는 것이죠.
직업 특성상 게임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기자 또한 깊이 공감합니다. 어떤 때는 최애 게임인 <젠레스 존 제로>조차도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쭉 다 진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간사한 마음이 들 때가 있죠. 그래서 유튜브나 애니메이션처럼 보고만 있어도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가 끌릴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이맘때에도 '명절에 보기 좋은 넷플릭스 작품 추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올해도 어떤 주제를 다룰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게임 관련 애니메이션을 몇 작품 골라 추천해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게임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면 <단다단>,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등의 개인적인 최애 애니를 먼저 꼽겠지만, 의미 있는 숨은(?) 명작을 소개해드리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2024년 한 해 동안 나온 애니메이션 중엔, 게임 원작 콘텐츠 또는 게임으로도 함께 제작된 미디어 믹스 콘텐츠가 정말 많았습니다. 퀄리티나 평가 때문에 차마 언급하기 미안한 작품들도 있는가 하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작품들도 있었죠. <천수의 사쿠나히메> 애니메이션은 후자에 속합니다. 작품의 재미에 대해선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시간이 아깝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 만큼은 확실하죠.
일단,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은 원작인 게임을 전혀 몰라도 재밌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사쿠나히메를 비롯해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매력은 애니메이션 안에서 충분히 귀엽고 매력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아빠 미소(?)를 짓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되는 작품입니다. 높은 캐릭터 이해도를 바탕으로 성우들이 풀어낸 연기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연출은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극대화해줍니다.
다만, 소재나 전개가 취향을 탈 수는 있습니다. 원작 게임도 '농사'를 다룬 것이 핵심이었던 만큼, 애니메이션에서도 사쿠나히메가 벼농사를 잘 지어야만 하는 배경과 그 과정에 대한 묘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극적이고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시청자에겐 다소 잔잔하고 느린 전개라고 느껴질 수 있겠으나, 원작보다 더 세밀한 감정선과 정돈된 개연성을 보여줘, 캐릭터만 마음에 든다면 만족스럽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총 13화 분량으로 구성된 첫 애니메이션 방영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천수의 사쿠나히메> IP는 3가지 작품을 동시에 예고했습니다. ▲ 애니메이션 속편 ▲ 스마트폰용 모바일게임(타이틀 미정) ▲ 콘솔 게임 <사쿠나히메 외전 코코로와와 상세의 톱니바퀴>(Sakuna Chronicles: Kokorowa and Gears of Creation)을 제작한다고 밝힌 것이죠. 인기에 힘입어 <사쿠나히메> 세계관은 앞으로도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이머들 중에 일명 뚜비라고도 불리는 2B를 모르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 정도로 컬트적인 인기를 끈 캐릭터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죠. <니어 오토마타>가 무려 원작자 요코오 타로의 참여와 함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게임의 인기가 굉장했기 때문에, 오히려 애니메이션이 그 이상의 재미를 줄 수 있겠느냐-하는 문제가 남아 있었죠.
우려처럼 시즌 1 그 중에서도 1화가 처음 공개됐던 2023년 당시까지만 해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애니메이션 <니어 오토마타 Ver1.1a>를 추천하는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시즌 2 특히 후반부 전개로 갈수록, 게임과는 또 다른 애니메이션 본연의 재미를 어느 정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어둡고 심각한 분위기를 묵직하고 진중하게 풀어내길 바란 팬들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아마 그리 좋지 못한 첫인상을 가졌을 것입니다. <헌터X헌터> 구판과 신판 애니메이션의 차이처럼 상대적으로 가볍고 채도가 높은 색감, 대사가 많아진 일부 캐릭터들이 덜어내 버린 원작 특유의 여백의 미, 액션 연출의 기복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죠.
하지만 애니메이션 <니어 오토마타 Ver1.1a>의 온도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면,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에 젖어 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연출이 가장 흥미롭다 느낀 편은 17화였는데, 시즌 2에 들어오면서 애니메이션의 템포를 잘 부여잡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이시카와 유이, 하나에 나츠키를 비롯한 주연 성우들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 <니어> 시리즈 특유의 처절함과 처연함 안에서 오는 감동도 적절히 녹아들어 있었죠.
애니메이션만 보고 취향이 아니었다고 느낀 분이 있다면 게임을 꼭 플레이해보시길 권장합니다. 게임은 해봤는데 애니메이션 시즌 1만 보고 불만족스러웠던 분이 있다면 시즌 2의 일부 에피소드는 꽤 걸출하게 나온 편이니, 이어서 감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설 명절 <니어> 시리즈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어린 동생이나 조카가 있는 집이라면, 조용한(?) 명절을 위해 TV로 애니메이션을 틀어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최근에야 각자 알아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기도 하지만, 배부르게 차례 음식을 먹고는 소화시킬 겸 놀러 나가자고 보채기 시작하면, 돌고 돌다 영화관에 데려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코스로 가곤 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일본에서는 2005년에 개봉했고, 국내에서는 TV 방영 사례 및 OTT 다시보기로 잠시 감상할 수 있었던 극장판 <포켓몬스터 AG: 뮤와 파동의 용사 루카리오>가 1월 22일 드디어 국내에서 극장 개봉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추억의 재현이고, 또 누군가에겐 못 봤던 작품을 극장에서 볼 새로운 기회죠. 더 어린 세대들에겐 예전 포켓몬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어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할 겁니다.
이번 <뮤와 파동의 용사 루카리오>는 포켓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도 반가운 작품이 될 것입니다. 극장 관람객 전원에겐 게임 <스칼렛·바이올렛>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론의 루카리오'가 증정됩니다. 선착순으로 20만 장이 소진될 때까지 제공되는 특전으로는 <포켓몬 카드 게임>의 실물 프로모 카드 '뮤 ex'를 증정합니다.
극장판 개봉을 기념하며 <포켓몬 GO> 유저들에게도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루카리오 사탕, 루카리오를 모티브로 한 스티커를 포함한 시간제한 리서치를 진행하면 루카리오를 만날 수 있고, 필드리서치에서는 루카리오의 메가에너지와 사탕, 스티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일부 지점에 있는 체육관 포토디스크에서도 루카리오 스티커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