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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개발인력의 45%가 현지화 인력"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 비화

각국 번역 인력 117명, 성우 1,966명 등 동원

방승언(톤톤) 2025-01-21 16:03:52
출시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꾸준히 화제가 되는 <사이버펑크 2077>의 또 다른 놀라운 개발 비화가 공개되어 주목받고 있다.

외신 폴리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이버펑크 2077> 제작에 참여한 전체 5,381명의 개발사 내·외부 인력 중, 45%가 넘는 2,456명은 현지화 전담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투입된 것은 방대한 게임 분량과 현지화 품질에 대한 개발사의 높은 기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펑크 2077>의 텍스트량은 1,100,000단어에 달하며, 이는 총 19개 언어로 번역됐다. 원본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뒤, 영어 텍스트를 기준 삼아 각국 버전이 만들어졌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작업이 요구되지만, 음성 현지화까지 진행하면서 규모는 기하급수로 커졌다. 총 82,000줄의 대화를 11개 언어로 녹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원된 인력을 분야별로 나눠 보면, CD 프로젝트 레드 내 현지화 전담팀 20명, 번역가·편집자·감수자 117명, 현지화 QA 테스터 120명, 프로젝트 매니저·더빙 감독·더빙 엔지니어·기타 프로덕션 인원 233명, 마지막으로 성우 1,966명 등이다. 언어별로 따지면 120명에서 200명 사이의 성우가 기용됐다.


성우 연기의 세밀한 뉘앙스까지 원본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현지화에는 더 많은 수고가 따랐다. '외국인 억양'을 가지고 있는 작중 일본계 인물 '다케무라'의 독일어 버전 성우 캐스팅이 좋은 예시다. CD 프로젝트 레드 팀은 수소문 끝에 도쿄와 베를린을 오가며 녹음할 수 있는 성우를 찾아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화를 어렵게 한 또 다른 요소는 스크립트 수정이었다. 원본 대사가 수정될 경우, 다시 번역에서부터 번역문 감수, 성우 디렉팅 및 재녹음 절차를 거쳐야 했다.

업무 효율성 또한 중요한 과제였다. 번역가 한 명이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작업량은 2,000자 정도로 제한되었는데, 게임의 전체 규모를 고려하면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D 프로젝트 레드는 일부 언어의 번역 및 번역 QA를 여러 팀에게 분담시켜야 했다.

이러한 접근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CD 프로젝트 레드 안에 모든 언어별 담당자를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외부 팀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버전에서는 CD 프로젝트 레드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반러시아적 메시지가 삽입되어 후속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최종적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사이버펑크 2077>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스토리 확장팩 <팬텀 리버티> 역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CD 프로젝트 레드 내부의 현지화 인력 20명과 외부의 2,000여 참여자들은 향후 출시될 <더 위쳐 4> 등의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