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사이버게임즈(World Cyber Games, 이하 WCG)에서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3> 종목이 빠질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WCG는 작년 가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G 2010 그랜드파이널이 끝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WCG 2011 그랜드파이널 개최지나 일정, 정식종목 등에 대해 어떤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리자드 게임의 정식종목 제외 가능성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문제의 발단은 작년부터 e스포츠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분쟁이다.
WCG 공식 파트너이자 한국e스포츠협회 이사사인 삼성전자 측에서 블리자드 게임의 WCG 정식종목 채택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WCG에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블리자드의 게임을 정식종목에서 제외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WCG는 국제적으로 많은 게이머와 e스포츠 팬을 확보한 블리자드 게임을 정식종목에서 뺄 경우 대회 흥행과 파트너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WCG에 “다른 게임 개발사와 마찬가지로 블리자드에게도 정식종목 채택과 대회 진행에 필요한 비용을 받아 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WCG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3>는 물론 새롭게 출시된 <스타크래프트 2>까지 포함해 블리자드 게임의 정식종목 채택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WCG가 블리자드 게임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하나 더 있다. WCG 주관 방송사 온게임넷이 블리자드와 지적재산권 문제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WCG가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 <워크래프트 3>를 정식종목에 넣는다고 해도 법정 싸움 중인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온게임넷을 통한 방송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WCG는 블리자드 게임을 정식종목에서 제외하길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이 불가능하고 유관 단체의 협조도 힘든 관계로 한국 대표를 선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국내 방송을 포기하고 한국 대표를 파견하지 않는 조건으로 블리자드 게임을 정식종목에 포함시키는 방법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이 첫 대회인 WCG 2001 그랜드파이널부터 10년 연속으로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전통적인 ‘메달밭’이자 인기 종목이다. <워크래프트 3>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김성식이 WCG 2010 그랜드파이널에서 10년 만에 최초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WCG는 이른 시일 안에 WCG 2011 그랜드파이널 정식종목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