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팜빌에서 시티빌까지, 징가의 성공 비결은?

징가 제품개발 마크 스캑스 부사장 GDC 2011 강연

정우철(음마교주) 2011-03-02 21:36:48

<팜빌>에서 <시티빌>까지 18개월 걸렸다. 그동안 징가는 소셜게임 1위로 우뚝 올라섰고, 페이스북은 넘버원 소셜게임 플랫폼이 됐다. <팜빌>에서 작년 말 <시티빌>이 나오기까지 18개월 동안 징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소셜게임 전성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비밀’을 알고 싶어 한다. GDC 2011에서 징가의 제품개발 부사장 마크 스캑스(Mark Skaggs)가 강연한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 반가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연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밀은 없다. 다만 소셜게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이해가 달랐을 뿐이다. 과연 징가의 성장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RTS에서 영감을 얻은 <팜빌>


 

강연자인 마크 스캑스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C&C 레드얼럿 2>의 개발자였다(그것으로 게이머들에게 이름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 당시의 경험에 대해 불가능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레드얼럿 2> 개발팀을 꾸리면서 엄청난 인원을 동원했고, 완성하기까지 9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발매 직후 1만 장의 판매성과를 올렸고, 45일 동안 3만 장 정도가 판매됐다.

 

그런 그가 징가에서 <팜빌>을 만들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RTS에서 자원을 수집하고 이를 이용해 건물을 만들고 생산하는 경험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초기 <팜빌>의 콘셉트는 중세 RTS였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선택했고, 플래시를 이용한 게임을 개발해야 했다.

 

 

 

수많은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끝에 그는 자원을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게임, 즉 농장 게임을 구상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모두 왜 농장 게임이냐?”고 의문을 던졌다. 심지어 EA에서 CCO를 역임했던 빙 고든의 경우 농장 게임의 개발 중지를 말하기도 했다.

 

마크 스캑스는 <팜빌>의 개발 철학은 자원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데 RTS의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가볍고, 빠르게,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했다. 또 혼자 플레이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이 플레이하는 것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유저들에게 인식시켰다.

 

 

 


<팜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다


 

<팜빌>을 론칭하고 회사(징가)에서는 내기가 걸렸다. 10일 동안 40만 명의 유저를 유치할 수 있는가 하는 내기였다. 물론 대부분의 직원들은 1년이 지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징가의 CFO는 월말까지 1만 명의 유저를 모을 수 있다면 프랑스 파리 여행을 시켜주겠다는 농담도 했을 정도였다.

 

마크 스캑스는 물론 파리에는 가지 못했지만 괜찮다. 왜냐하면 <팜빌>은 위대한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5일 만에 매일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팜빌>의 성공 이후 징가의 목표는 바뀌었다.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에서 성공을 유지하는 것으로 말이다. 물론 당시에 불가능한 목표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팜빌>의 하루 이용자는 3,200만 명이 넘는다. 이는 유저들을 일렬로 세울 경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6번 이상 왕복시킬 수 있는 수치다.

 

이후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팜빌>을 능가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했다, 이를 위해 준비한 것이 바로 <시티빌>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팜빌> <시티빌>의 차이를 농장과 도시라고 말한다. 즉 배경만 다르지, 실제 플레이 과정은 같다고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시티빌> <팜빌>의 기록을 깨기 위해서 징가 내부에서도 다양한 검증과 함께 급진적인 차별화를 통해 개발됐다.

 

 

 


<시티빌>의 목표는 <팜빌>을 능가하는 것


 

<시티빌>은 페이스북에서 넘버원 게임이 되자는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가벼운 도시경영을 즐기면서 깊은 사회적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도록 디자인됐다. 품질과 특징을 동시에 유지하고 버그는 론칭 전에 잡아야 하며, <시티빌>만의 개성은 발매 전에 모두 구상해야 한다는 등의 숙제가 있었다.

 

특히 <시티빌>의 론칭을 앞두고 2개월 동안은 별도의 추가 콘텐츠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모든 개발팀이 그 시간 동안 <시티빌>을 플레이하면서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콘텐츠를 다듬는 기간을 가졌다.

 

이런 모든 개발 과정의 로드맵을 하나씩 거치면서 <시티빌>은 무기를 얻게 된다. 바로 보다 좋은 그래픽과 단순한 인터페이스(UI), 게임에 추가된 퀘스트와 이벤트의 존재 등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결과적으로 <시티빌>은 2,000만 명의 유저를 유치하는 데 2개월 정도가 걸렸다. <팜빌> 때 2,000만 명을 달성하는 데 걸린 5개월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징가는 게임을 론칭하기 위한 개발 기간도 빠른 편이다.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게임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팜빌>과 <시티빌> 사이에 징가는 <프론티어빌> <펫빌> <피시빌> 등 모두 6개의 게임을 론칭했다. 그 게임들은 페이스북 게임 순위에서 1위부터 8위를 차지하며 말 그대로 페이스북을 점령했다.

 

징가의 성공의 비밀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프랜차이즈, 확장성, 오랫동안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 것, 그리고 놀랄 만한 콘텐츠와 이스터 에그 등을 다수 첨부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진짜 성공의 비결은 다른 데 있을 지도 모른다. 많은 게임들이 징가의 게임을 모방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마크 스캑스는 첫 번째 비결은 누구보다 먼저 시장에서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의 취약점을 감추기 위해 커다란 규모의 콘텐츠를 추가하기보다 재미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셜게임의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라. 오히려 현실세계에 집중하면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