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스타워즈 갤럭시>에 이어 저서 <재미이론>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라프 코스터. 현재 그는 자신이 시작한 메타플레이스가 플레이돔에 인수되면서 소셜게임 업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라프 코스터는 GDC 2011 강연을 통해 “대다수의 소셜게임이 게임의 기본적인 장치를 간과하고 있다. 소셜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역학적인 구조와 인간관계의 형성을 위한 장치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그가 말하는 소셜게임에 필요한 구조는 무엇일까?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소셜 이전에 게임의 기본 재미부터 갖춰라
라프 코스터는 멀티플레이 게임의 핵심 구성요소는 40여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소셜게임이 다수의 인간관계를 이용하는 게임이기에 멀티플레이 게임과 같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 전에 게임이기 때문에 싱글플레이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소셜게임의 기본은 싱글플레이의 재미에 앞으로 소개할 다양한 장치들이 추가됨으로써 완성된다는 이야기다. 재미가 없는 상태에서 다양한 장치를 추가해 봤자 단순한 기능의 확장에 그칠뿐, 재미의 확장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재미의 구축 이후 소셜게임에 포함돼야 할 장치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내용들이다. 생각해 보면 MMO 등의 장르에서는 당연히 포함되는 장치들이지만 ‘소셜’이기에 의식적으로 배제하던 장치라고 말하는 편이 더 이해가 쉬울 듯하다.
■ 소셜게임의 기본 원칙은 ‘경쟁’
예를 들어 도움과 경쟁을 위한 리더보드 등의 장치는 사람과 사람이 엮이면서 기본적으로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비주얼드 블리츠>와 같은 퍼즐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혼자 플레이하지만 점수를 통해 다른 사람과 경쟁한다.
이를 확장하면 토너먼트 시스템도 가능하다. 소셜게임은 점수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레벨에 따른 PvP 매치 메이킹이 가능하다. 물론 다른 게임과 달리 소셜게임은 엄청나게 간단한 방식으로 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1:1 경쟁구도로 갈 수 있지만, 소셜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 1:1:1:1 이상의 무한 대결로 이어진다.
이렇게 서로 경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지막 한 사람이 승자로 남는다. 이를 이용하면 경매를 하듯 하나의 물건을 놓고 다수가 경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주변의 모두를 라이벌로 의식하게 만들어 경쟁을 통한 재미를 전달해 주는 개념이다.
중요한 것은 경쟁에 있어서 정확한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이면서 공정한 룰의 적용이 없는 경쟁은 결국 흥미를 잃게 만들고, 승자에 대한 반감을 가져올 수 있다.
라프 코스터는 “<아메리칸 아이돌>(미국의 유명 TV 오디션 프로그램)이야 말로 진정한 소셜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참가자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시청자는 그들의 경쟁을 보면서 피드백을 주고 또 재미를 느낀다. 이 과정에는 언제나 공정하고 정확한 룰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 경쟁과 함께 공존도 활용하라
라프 코스터는 소셜게임에서 기본적인 공존은 선물 시스템에 있다고 말한다. 즉 자신이 남에게 선물을 주면 언젠가 돌려받는다. 처음에는 개인과 개인의 연결이지만 소셜이 붙으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소셜게임에서는 선물을 주고 받는 기능에서 발전이 없다. 이를 보다 확장할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이 필요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보여주는 한계인 셈이다.
보다 큰 규모에서 본다면, 예를 들어 길드와 길드 사이로 확장해 보면 이는 결국 교역과 계약 관계를 성립하게 만든다. 하나의 경제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이를 통해 유저들이 활동하게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경제 시스템은 온라인게임(MMO)에서 소셜게임보다 더욱 강한 사회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본 바탕이 된다. 자신이 얻은 아이템을 남에게 넘겨주면서 거래하게 되는데, 이는 서로의 경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MMO에서 경제적 행위는 아주 자연스럽다.
라프 코스터는 “소셜게임에서는 대부분 경제의 재분배라는 개념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소셜게임에서는 유저의 사회적인 관계가 깊어질수록 경제는 계속 고여 가고 있다. 이는 시장경제의 개념이 없어서 가격의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개미가 먹이를 저장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번 GDC 강연을 요약하면 소셜게임이라고 해서 ‘소셜’이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의 기본을 지키고, 게임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시스템은 소셜게임에도 통한다. 다만 사회적 네트워크를 어떻게 이용하고, 구성하며, 적용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개발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