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영상) ‘놀랍다’ 배틀필드3 최초 시연회 리포트

GDC 2011에 맞춰 싱글플레이 캠페인 플레이 공개

다크지니 2011-03-02 17:00:00

FPS 게임 기대작 <배틀필드 3>의 실제 플레이가 최초로 공개됐다. 엔진이 바뀌니 단순한 교전도 살벌한 전쟁’으로 돌변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대사와 정교한 연출의 싱글플레이 캠페인을 본 전 세계 기자들은 어메이징을 연발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건물이 자유롭게 파괴되니 숨어도 숨은 게 아니었다. ‘목숨이 오가는 전쟁, 그 자체였다EA와 개발사 디지털일루전(DICE)촬영(사진·영상)을 막았지만, 대신 짧게 요약한 캠페인 트레일러 1편을 공개했다. 실제 시연에서는 트레일러에서 보여주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많이 담겨 있었다. 또, 라이브 플레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샌프란시스코의 나이트클럽 앞에 운집한 전 세계 게임기자들. 

 

EA1일 저녁 7시(현지기준) GDC 2011이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나이트클럽 템플(Temple)’에서 배틀필드 3 발표(Unveil)’ 이벤트를 개최했다. 사전에 예약된 기자들만 참석할 수 있는 행사로, 촬영이 강하게 통제된 가운데 <배틀필드 3>의 최초 시연이 진행됐다.

 

입구의 <배틀필드 3> 홍보물(위)과 행사장 스크린에서 보이는 이미지(아래).

 

DICE <배틀필드 3> 총괄 프로듀서 패트릭 바흐는 프로스트바이트 2 엔진은 기술이지 게임이 아니다. 게임을 위한 도구일뿐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배틀필드 3>를 만들고 있는지 최초로 직접 보여주겠다메인 플랫폼이라고 밝힌 PC 버전으로 직접 싱글플레이 캠페인 3개 구간을 시연했다.

 

<배틀필드 3>의 싱글플레이 캠페인을 직접 시연한 패트릭 바흐 총괄 프로듀서.

 

 

■ 리얼한 전쟁 영화 같은 캠페인 진행

 

패트릭 바흐가 보여준 싱글플레이 캠페인 3개 구간은 알고 보니 최근 공개된 플레이 티저 영상에 나온 장면들이었다. 때는 가상의 2014, 미국 해병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위험천만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내 중동 지역의 특수작전이 현실감 있게 눈앞에 펼쳐졌다.

 

우선 눈길을 끈 것은 캠페인의 연출. 임무 장소로 향하는 장갑차 속의 캐릭터들은 쉬지 않고 떠들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임무의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는 스크립트와 캐릭터들의 대사, 정교한 화면 연출이 어우러지니 전쟁 영화를 보는 듯했다. 장갑차에서 내리면서 플레이 티저 영상에 잠깐 나왔던 장면으로 이어졌다. 임무는 테헤란 한복판에서 통신이 끊긴 잭슨 분대를 찾는 것.

 

장갑차에서 내린 플레이어와 분대원들. 연락이 두절된 분대를 찾아야 한다.

 

화면 왼쪽 위에 임무가 알아서 뜨고, 또 완수하면 체크되며 부드럽게 게임이 흘러갔다. 플레이어가 따라야 하는 분대장의 명령이 화면에 직관적으로 표시되니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따라오라(Follow)’는 마크를 따라서 달리기 시작하니 주변 분대원 캐릭터들에 잔상이 생기며 속도감이 느껴진다. EA스포츠에서 가져왔다는 ‘ANT 애니메이션 시스템 덕분에 병사들의 동작은 지극히 사실적이었다.

 

앞으로 달려 가는 분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분대원들은 쉬지 않고 떠들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전진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앞장섰던 동료가 총에 맞았다이내 게임이 느려지는 연출이 나오면서 총에 맞은 동료를 안전한 곳으로 끌고 가라는 임무가 떴다. <S> 키로 동료를 뒤로 끌고 나왔더니 상황 종료.

 

총에 맞은 동료를 안전한 곳으로 끌고 가야하는 상황.

 

바로 이어진 주차장 교전 장면은 아비규환이었다. 귓속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총소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귀가 먹먹해지는 듯한 느낌도 잘 살아 있고, 고함과 비명, 총소리가 뒤섞여 제대로 실감이 났다.

 

앞쪽 건물 난간의 적들을 처리하라는 분대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총을 쏘니 난간이 부서진다. 수류탄을 던졌더니 난간이 뜯겨 나가듯 파괴된다. 적은 그대로 노출되며 제물이 되고 말았다.

 

 

■ 자유자재로 파괴, 게임에 엄청난 영향

 

두 번째 구간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저격수(스나이퍼)를 처지하는 임무. 역시 플레이 티저에서 나왔던 옥상 포복과 맞은편 호텔 공격 장면이었다. 엎드려서 포복해 이동하는 동안 저격수의 총알이 예리하게 동선을 파고들었다.

 

적 저격수의 총알에 부서지는 난간.

 

사물이 터져 나가고, 건물 일부가 부서지기 때문에 저격수의 공격을 마냥 버티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이때 로켓포를 건네주는 동료, 딱 한 발뿐이다. 분대원들은 대화를 통해 하나, , 에 플레이어를 엄호사격하기 시작하고, 그 틈을 타서 맞은 편 건물에 로켓을 날렸다. 엄청난 폭발 후에 남은 것은 한복판에 구멍이 뻥 뚫린 호텔의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구간은 잃어버린 잭슨 분대의 소재를 파악한 직후였다. 실마리를 따라가서 장치를 제거(E 키로 상호작용)하니 매복해 있던 적군 한 명이 플레이어를 덮친다.

 

1인칭 시점으로 시작된 육탄전은 예상보다 치열하고, 인정사정없이 전개됐다. 어느새 화면에 뜨는 마우스 버튼 클릭 표시. 왼쪽 버튼을 누르니 왼손 펀치가, 오른쪽 버튼을 누르니 오른손 펀치가 나간다. 좌우좌우좌우… 기세를 잡은 플레이어의 무자비한 소나기 주먹이 적을 곤죽으로 만들었다.

 

 

■ 전쟁과 너무나 닮은 차세대 FPS 게임

 

캠페인은 시가전으로 이어졌다. 밖으로 나서니 여기저기 빗발 치는 총알에 동료들이 나뒹굴고, 귀가 좌우로, 때로는 몽땅 먹먹해지면서 위협이 다가왔다.

 

육교 위에서의 교전 장면. 엄페할 곳이 점점 줄어든다.

 

육교 위에 엎드려 쏴 자세를 잡고 적을 처리해 보지만, 적들이 육교의 철판을 쏴서 제거하는 통에 엄폐할 곳이 점점 줄어든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메인 임무 밑에 서브 임무 3개가 떠 있다. 육교를 내려와 전투차량 뒤에 올라 기관포를 난사하며 적들에게 맞서 보지만, 이내 쓰러지고 마는 플레이어. 10분 남짓한 시연은 여기가 끝이었다.

 

 

■ 더 이상 멀티플레이만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다?

 

최초의 플레이 시연으로 확인한 <배틀필드 3>의 캠페인은 프로스트바이트 2의 위력과 DICE FPS 개발 노하우가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물이었다.

 

라이팅(광원) 효과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게임 자체의 현장감을 한껏 끌어올렸고, 여기에 <콜 오브 듀티>를 의식한 듯한 영화 같은 연출, 살벌한 총소리와 전투 장면이 더해져 시쳇말로 장난이 아닌 긴장감을 선사했다. 건물과 사물이 파괴되는 탓에 전쟁터에서 안전한 곳은 없었다. 납작 엎드려서 기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고나 할까.

 

 

DICE는 캠페인 시연이 끝나고 다른 플레이 모습을 아주 잠깐 보여줬다. 절벽에서 몸을 던지는 병사들, 전투기의 도그 파이팅 모습이 스쳐 지나가면서 짙은 여운을 남겼다.

 

오늘 배틀필드 3 발표 이벤트에는 전 세계 기자 100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 워낙 표현력이 좋은 외국 기자들이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느낌(feel)’이 충만했을 때만 환호성을 지른다. <배틀필드 3>의 캠페인 시연 동안 숨죽이던 기자들은 시연이 끝나자 환호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DICE 개발 수장들의 입가에도 웃음이 보였다.

 

참석한 기자들은 패널 위에 올라가 있어야 했다.

 

<배틀필드 3>의 최초 플레이 시연은 이것으로 끝이었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 이상이 없으니 구구절절 추가 설명은 필요 없었다. 참고로, EA는 이벤트에 참가한 기자들이 나이트클럽 중앙의 패널이 깔린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통제했다. 행사 시작 전에는 너무한 거 아닌가?’하는 아쉬움도 들었는데, 머지않아 이유를 알게 됐다.

 

캠페인 시연 중간에 큰 폭발이 일어나고, 차량에서 기관포를 쏠 때 갑자기 바닥이 우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EA가 ‘진동(rumble) 패널’을 깔아 놓았던 것이다. 혹시나 해서 나오는 길에 나이트클럽 관계자에게 물었다. “원래 깔려 있는 판넬이냐.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오. EA가 와서 깔았어요”였다. 잊지 못할 10분의 시연을 위한, 기억에 남을 만한 투자였다.

 

이것이 진동 바닥. 전선으로 전원과 연결돼 있다.

 

패트릭 바흐가 <배틀필드 3>를 시연한 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