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한 달을 맞은 <테라>에 휴거는 없었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지난 25일 <테라>가 상용화 한 달을 맞았다. <아이온> 이후 2년 만에 정액제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는 17만 명이라는 높은 동시 접속자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콘텐츠와 직업 및 종족간 밸런스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상용화 한 달째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일종의 ‘종말론’이다.
■ PC방 접속횟수는 줄고, 체류시간은 늘고. 양극화 심해져
<테라>의 PC방 성적은 하락했다. 상용화 다음 첫 주말인 1월 30일 14.21%의 점유율을 보인 <테라>는 이후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2월 27일 점유율 11.84%를 기록했다. 27일 당일 제외하면 PC방 성적도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주간 게임이용횟수도 약 47.7만 회에서 36.7만 회로 줄었다. 하루 6.8만의 사용자가 5.2만으로 준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약 23% 감소한 수치다. 같은 시기 <아이온>은 54만 회(1월 30일)에서 58만 회(2월 27일)로 오히려 증가했다.
게임 내의 실제 체감유저도 줄었다. 특히 신규유저가 부족한 탓에 비인기서버에서는 주말저녁에도 파티를 구하지 못해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유저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만 하락세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3위라는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고 4위인 <워크래프트 3>나 5위인 <스타크래프트>와도 2배에 가까운 점유율 차이를 보였다. <테라>가 한 달 단위로 결제하는 정액제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용화 첫 달의 고비는 안정적으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테라>의 PC방 체류시간은 168분(1월 30일)에서 171분(2월 27일)으로 조금 늘어났다. 평일의 체류시간도 전과 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날의 <아이온> 체류시간은 145분(2월 27일)이었다.
게임 접속횟수는 줄어들었지만 게임 이용시간은 늘어났다. 이는 재미를 느끼는 유저는 게임에 몰두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유저들은 아예 게임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저의 양극화가 시작된 것이다.
■ 부족한 만렙 콘텐츠가 양극화 키워
<테라>의 유저 양극화는 부족한 만렙 콘텐츠가 이유라는 지적이 많다.<테라>의 만렙 콘텐츠는 현재 2개의 인스턴트 던전과 2개의 전장이 전부이기 때문.
그나마 만렙 유저를 위한 인스턴트 던전인 ‘황금의 미궁’과 ‘아카샤의 은신처’는 난이도가 높고 6시간에 한 번밖에 도전할 수 없어 유저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전장 역시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만 즐길 수 있다.
결국 만렙에
도달한 유저는 높은 난이도를 가진 2개의 던전과 미니게임 형식의 전장을 반복하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키울 수밖에 없다.
한 유저는 “만렙 이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 적다”며 “그나마도 직업 밸런스 편향이 심해 직업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더욱 제한되는 상황이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 다음 시험대는 ‘4월 말 업데이트와 정치’
상용화 한 달을 넘기면서 <테라>의 다음 시험대는 3개월 예약결제 유저들이 재가입을 결정하는 시기인 4월 말로 넘어갔다. NHN에서는 유저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 중으로 정치시스템을, 4월 말에는 만렙 상승과 신규지역 등의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3월에 도입되는 <테라>의 정치시스템과 4월 말의 고레벨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를 붙잡는 한편, 전장 시스템과 밸런스를 효율적으로 수정하는 게 <테라>의 두 번째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