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창간 6주년을 맞이하여 '게임, 2라운드(R) 열리다'라는 주제로 특집 연재물을 게재합니다. 최근 게임시장은 산업, 제도, 문화, 인식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른바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낯설고 어둡기만 하던 '게임'이 10여년을 거치면서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게임의 키워드도 '성장'과 '산업'에서 '성숙'과 '문화'로 달라지는 한편, 게임 제작과 마케팅을 포함한 시장의 상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창간 6주년 특집 '게임 2R 열리다'를 통해 게임산업의 흐름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달라진 판도를 정리합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흔히 오락실이라 불린 게임센터 이외에 그동안 우리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은 PC와 콘솔, 그리고 휴대용 게임기와 휴대폰 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2010년 4월 태블릿PC인 아이패드가 발매되고, 높아진 해상도와 강화된 성능으로 무장한 아이폰4가 7월에 등장하면서 2010년에 들어 급격한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게임 컨트롤을 위해 키보드와 마우스, 게임패드 등이 사용됐지만 2010년 최초의 모션 컨트롤러가 등장하며 새로운 게임 세상을 열었다.
■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게임 디바이스로 본격 등장
폰과 게임기, PC와 게임기가 하나로 만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왔다. 그중 아이폰, 갤럭시S 등의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의 태블릿PC 등의 디바이스가 게임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며 게임계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
기존 휴대폰의 성능이 낮아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없어 휴대용 게임기를 함께 갖고 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겐 스마트폰이, 언제 어디서나 PC를 사용하고 인터넷과 게임을 하고 싶지만 노트북 PC를 휴대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겐 태블릿PC가 최고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특히 기존의 모바일 게임 이용층이 아니었던 성인 층과 여성을 비롯한 라이트 유저 층이 향후 스마트폰/태블릿PC 게임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 규모는 기존 게임 시장을 능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게임 시장은 어플리케이션 스토어라는 오픈마켓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국내에도 앱을 직접 개발해 서비스하는 1인 개발자나 소규모 개발사들이 급증하며 점차 시장을 늘려갔다.
게다가 얼마 전 스마트폰용 게임시장의 발목을 잡아왔던 오픈마켓 사전심의 제도를 폐지하고 자율심의로 전환하는 관련 게임법이 드디어 통과됐다. 조만간 국내에도 게임 카테고리가 복구되어 국내 계정으로 결제가 가능해져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피쳐폰 위주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싱글 다운로드 기반이었지만, 스마트폰/태블릿PC용 게임은 인터넷으로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게임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개발사들은 신규 콘텐츠는 물론 검증된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이식한 다음, 이용자들이 꾸준히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게임에 못지 않은 업데이트, 운영 등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투자도 늘려가고 있다.
한게임의 <사천성>과 <신맞고>를 아이폰으로 서비스하는 NHN은 스마트 디바이스 게임개발 전문 자회사인 오렌지크루를 지난 1월 3일 설립한 것은 물론, 3년간 1,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파트너쉽을 통한 서드파티 구축을 비롯, 외부 개발사 인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넥슨도 모바일 관련 자회사인 넥슨모바일을 통해 아이폰/아이패드용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러쉬>, <2012:서울> 등의 게임을 출시함은 물론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스마트폰, 태블릿PC용 게임 개발을 진행하는 등 멀티플랫폼 개발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 강자였으며 그동안 꾸준히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한 컴투스와 게임빌도 올해 스마트폰 전용게임을 다수 출시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예정이다.
■ 터치와 동작 인식 등 조작의 변화
키보드와 마우스, 패드의 조작에서 벗어나 터치와 동작으로 컨트롤하는 방식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게임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터치 스크린을 이용한 조작은 보다 쉽고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해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고 쉽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실제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등장한 게임들 대부분은 굳이 배우지 않아도 쉽게 조작을 배울 수 있다.
또한 2개 이상의 멀티 터치를 지원하면 두 손가락 이상이나 양손을 이용해 늘리고 줄이며 잡는 등 직관적으로 게임을 조작하며 새로운 게임 조작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각도와 속도 변화를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는 단순히 만지는 것만이 아닌 기기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실제로 자신이 움직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기기를 이리저리 돌리면 캐릭터의 시점도 똑같이 움직이고 레이싱 게임의 경우 핸들을 돌리듯 기기를 돌리면 코너웍이 가능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준다.
한편, 손으로 컨트롤러를 잡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시대도 찾아왔다. 몸이 곧 컨트롤러가 되는Xbox360용 모션 인식 컨트롤러인 키넥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키넥트는 초당 30 프레임으로 플레이어 전신의 행동을 추적하고 컨트롤에 반영한다. 좌우는 물론 앞뒤도 인식해 입체적 인식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얼굴과 음성도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동작을 48개 부위로 구분하는 만큼 실제 움직임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작년 11월 4일 미국에서 출시된 키넥트는 25일 만에 250만 대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하루에 10만 대씩 팔린 셈이다. 이런 인기를 반증하듯 키넥트는 CNN이 선정한 ‘2010년 10대 신기술 트렌드’에 포함됐고, CES 2011에서는 ‘최고 혁신 제품상’을 받았다.
이런 키넥트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도 급증했다. Xbox360의 판매량도 2010년 3분기에 비해 4분기가 21%나 증가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EDD 사업부의 전분기 매출에 비해 2배 이상, 전년동기 매출에 비해 55%가 성장한 것이다.
또한 키넥트 게임과 윈도우7 기반 스마트폰과의 연동으로 더욱 변화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구현될 예정이다. 실제로 <키넥트 어드벤처>의 탱탱볼 게임에서 날아오는 탱탱볼을 스마트폰에서 직접 컨트롤이 가능한 데모 영상이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공개된 바 있다.
■ 모든 게임이 스마트폰으로… 고품질 게임 개발 줄이을 듯
이러한 게임 플랫폼과 디바이스의 변화는 시장 흐름도 바꾸고 있다. 특히 MMORPG 중심이었던 게임 시장이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11년 내에 전 국민의 20%, 최대 1,000만 대의 스마트폰이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돼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로 커가기 때문이다.
일본 온라인 게임 협회의 가와구치 요지 사무국장은 '2011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를 통해 “PC나 태블릿PC, 모바일 등 각 카테고리별로 나뉜 게임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하나의 디바이스에서 여러가지 게임들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그 미래는 밝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듀얼코어 CPU 및 고성능 그래픽 칩셋을 장착하는 등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면서 고품질의 그래픽 표현이 가능한 게임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 선두에는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 3D 엔진이 있다.
iOS를 기반으로 한 타블렛 기기에서 PC기반의 그래픽을 모바일에서 구현할 수 있는 언리얼 엔진은 기존 PC용 언리얼 엔진을 다루던 개발자들이 손쉽게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게임들의 지속적인 출시가 예상된다. 또한 언리얼 무료 개발킷인 UDK에 iOS 툴을 적용해 일반인들도 스마트폰 3D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유니티 3D 엔진은 언리얼 엔진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높은 품질을 3D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매킨토시, PC, 콘솔에서 모두 구동된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언리얼 엔진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크라이엔진 모바일 버전 출시도 가시화되고 있어 모바일용 게임 엔진 전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