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창간 6주년을 맞이하여 '게임, 2라운드(R) 열리다'라는 주제로 특집 연재물을 게재합니다. 최근 게임시장은 산업, 제도, 문화, 인식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른바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낯설고 어둡기만 하던 '게임'이 10여년을 거치면서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게임의 키워드도 '성장'과 '산업'에서 '성숙'과 '문화'로 달라지는 한편, 게임 제작과 마케팅을 포함한 시장의 상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창간 6주년 특집 '게임 2R 열리다'를 통해 게임산업의 흐름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달라진 판도를 정리합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10년간 약 8배의 성장을 기록한 산업은? 영화산업을 제치며 문화콘텐츠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산업은? 바로 게임산업이다. 지난 10년간 게임산업의 성과는 눈부셨다.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갔고 2005년에는 문화콘텐츠에서 최대규모를 자랑하던 영화산업까지 넘어섰다.
2011년 이후에도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등 대작 온라인게임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디스이즈게임에서 창간 6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성장규모와 그 비결을 되짚었다.
■ 국내 게임산업 “10년 동안 8배 성장”
지난 10년간 게임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2000년 아케이드게임과 PC방, 유통 등을 모두 합쳐 8,3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게임산업은 2009년에는 약 8배인 6조 5,800억 원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2010년의 게임산업 규모는 이보다 18% 성장한 7조 7,8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2000년 2,512명에 불과했던 게임제작 인원도 2009년 4만 3천 명으로 17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00년 전체게임산업의 22.9%를 차지했던 온라인게임은 2009년 56.4%까지 비중을 늘렸다. 2000년부터 10년 동안 최소 2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게임산업의 성장은 다른 문화 콘텐츠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2003년 게임산업 3조 9,300억 원, 영화산업 2조 3,400억 원이었던 산업별 매출규모는 2008년 게임산업 5초 6,000억 원, 영화산업은 2조 9,500억 원으로 크게 차이를 벌렸다.
참고로 현재 게임산업은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 중 출판, 방송, 광고에 이어 4번째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수출규모는 2010년 15억 5,100만 달러로 추정되며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영화와 비교했을 때 50배 이상의 차이다.
■ 부분유료화의 문을 연 엠게임
온라인게임의 꾸준한 성장의 비결에는 개발사의 지속적인 변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 먼저 요금제에 대한 고민이다.
엠게임은 2002년 <나이트온라인>을 서비스하며 MMORPG에 부분유료화를 도입했다. <리니지>와 <뮤> 등 1세대 온라인게임들이 여전히 선전하는 상황에서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택한 묘안이었다.
기본 플레이를 전면 무료로 내세우는 대신 부가 서비스에만 돈을 지불하는 부분유료화 방식은 'MMORPG = 정액제서비스'였던 당시 온라인게임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결과는 대성공. 엠게임은 <영웅>과 <열혈강호> 등 부분유료화 MMORPG를 연이어 선보이며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나이트 온라인> 이후 국내에는 우후죽순처럼 많은 부분유료화 MMORPG가 등장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처럼 개발 단계에서부터 부분유료화를 고려하는 게임이 나타나고 <마비노기>나 <라그나로그>처럼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를 혼합한 게임도 등장하면서 부분유료화는 이제 MMORPG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금제로 자리잡았다.
부분유료화의 문을 연 <나이트 온라인>
■ 해외진출로 눈을 돌린 개발사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에는 해외매출도 한 몫을 거들었다. 1998년 넥슨의 <넥서스>(바람의 나라)의 미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온라인게임은 꾸준히 해외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특히 <리니지 2>,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 <열혈강호> 등 다수의 온라인게임이 쏟아지던 2003년부터 해외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경쟁이 심한 국내시장을 피해 비교적 온라인게임산업이 ‘덜 발달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탓이다.
조이맥스의 <실크로드>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예다. <실크로드>는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GSP(글로벌서비스플랫폼) 사업을 이용해 국내 오픈 베타테스트와 같은 해인 2004년부터 해외서비스를 시작했다.
<실크로드> 특유의 동양풍 그래픽은 서양 유저들에게 어필했고 해외에서만 15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다. <실크로드>는 2009년에만 350억 원 가량의 해외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실크로드>는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에서는 흥행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개발사의 온라인게임들이 해외시장에서 ‘대박’을 내는 일도 잦아졌다. <미르의 전설 2>는 서비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매년 1천 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프리프>는 2008년까지 독일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온라인게임 순위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수출지역도 점차 늘어났다. 북미와 유럽, 중국과 일본 등 비교적 익숙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온라인게임 수출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까지 진출했다.
결국 2003년 1억 7274만 달러였던 온라인게임 수출은 2004년에만 3억 8769만 달러로 124% 성장했고 2009년에는 12억 4085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6년 동안 10배에 가까운 성장을 한 것이다.
아랍어 서비스를 시작한 최초의 온라인게임인 <라펠즈>
■ <WOW> 이후 불어온 대작바람
2005년부터는 국내 온라인게임에도 ‘대작바람’이 불러왔다.
2005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유저들에게 당시 국내 온라인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잘 짜인 세계관과 이에 어울리는 환상적인 그래픽, 방대한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이후 국내 온라인게임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비교선상에 오르자 국내 개발사도 온라인게임의 완성도에 많은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
대표적인 게임이 <아이온>이다. 엔씨소프트는 당초 2007년으로 예정됐던 <아이온>의 상용화 서비스를 1년 가까이 연기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부터 오픈 베타테스트 수준의 완성도와 콘텐츠를 보여줬던 <아이온>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유명엔진을 활용한 개발이 이어진 것도 이 시기부터다. 엔씨소프트는 크라이엔진을 활용해 <아이온> 개발을 시작했고 소스엔진을 활용한 <마비노기 영웅전>과 언리얼엔진 3를 사용한 <아바> 등도 탁월한 그래픽과 물리효과를 자랑하며 화제가 됐다.
소스엔진과 뛰어난 그래픽으로 화제가 된 <마비노기 영웅전>
■ 2011년 이후 대작 중심의 성장 이어질 것으로 예상
2011년 이후의 국내 게임산업은 막대한 개발비가 들어간 대작 온라인게임들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초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를 비롯해 <블레이드앤소울>이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국판 <울티마 온라인>을 꿈꾸는 <아키에이지>도 테스트를 진행한다. <열혈강호 2>와 <베르카닉스>, <러스티하츠> 등도 ‘오랜 개발기간과 튼튼한 완성도’를 내세우며 뒤를 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