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부를 강타한 진도 9.0 대지진의 여파가 현지 게임업계에도 미쳤다. 예정된 신작의 발매가 취소되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온라인게임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대표 전자기업이자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하는 소니는 이번 지진으로 공장 6곳이 가동을 중단했다. 구체적으로 PS3나 PSP 등의 생산에 영향을 끼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인해 하드웨어 생산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코나미는 도쿄 롯본기에 있는 파일럿 숍(신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점포) ‘코나미 스타일 도쿄 미드타운점’을 당분간 폐점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지 유명 게임 판매점들의 휴업 사태가 속출하고 있으며, 소니는 미야기현 등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서비스 센터 영업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스퀘어에닉스는 지진에 따른 전력 공급 부족을 이유로 <파이널 판타지 11>과 <파이널 판타지 14> 등 자사 온라인게임들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나미 역시 <메탈기어 온라인>의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고, 코에이테크모는 지진으로 인한 온라인게임 서버 다운 등의 피해를 입었다.
캡콤은 남코와 함께 진행하려고 했던 <몬스터 헌터 포터블 3> 오프라인 이벤트를 연기했다. 캡콤은 당초 남코와 함께 오프라인으로 자사의 제휴 오프라인 이벤트 코드를 배포하려고 했는데 무산됐다. 이벤트 재개 여부는 나중에 공지하기로 했다.
오는 4월 30일 PS3로 발매될 예정이었던 <절체절명도시 4>는 아예 발매 중지를 선언했다. 아이렘은 14일 <절체절명도시 4> 공식 홈페이지에 “발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기대하던 유저들과 개발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짧은 공지를 올렸다.
지진 등의 재난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을 소재로 하는 <절체절명도시 4>는 이번 지진 이후 예약판매량이 급상승하는 등의 기현상이 벌어지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대참사로 이어진 지진을 소재로 게임을 즐긴다는 것에 대한 비난도 있지만, 게임 속에서 재난 대피 요령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기능적인 측면도 있어 의견이 분분했다.
아이렘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절체절명 도시 4> 발매 중단 공지.
3월 17일 일본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던 <용과 같이 OF THE END>는 잠정 연기됐다. 황폐해진 도쿄의 환락가에서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 때문이다. 아무리 가상의 환락가라고 하지만, 도쿄가 폐허가 됐다는 설정은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세가는 14일 오후 “여러 제반 상황을 고려해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 새로운 발매 시기는 결정되면 다시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어 버전을 들여와 18일 국내에 출시하려던 SCEK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CEK 관계자는 14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확인되는대로 최대한 빨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황폐해진 도쿄 환락가에 좀비가 나타난다는 설정의 <용과 같이 OF THE END>.
소니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 인포메이션 센터 운영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