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SOE 205명 해고-스튜디오 폐쇄, 에이전시 취소

강도 높은 구조조정, SOE “차기작에 집중하겠다”

shiraz 2011-04-01 19:00:54

미국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0 명 넘게 내보내고, 개발 스튜디오 여러 곳을 폐쇄했다. 스파이 MMOG <에이전시>는 개발이 취소됐다.

 

이번 SOE의 구조조정 소식은 31일 <듀크 뉴켐> 시리즈의 공동 개발자였던 조지 브루사드(George Broussard)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SOE 시애틀 스튜디오가 직원들을 해고하고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명확히 하자면, 이번 인력감축은 시애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SOE 전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명 개발자의 트위터를 통해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갔다. 한때는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SOE 본사까지 문을 닫는다는 괴소문도 나돌았다.

 

 

SOE, 사태가 커지자 구조조정 공식 인정

 

관련 문의가 쇄도하자 SOE는 구조조정 사실을 인정했다. 공식성명에서 SOE비용 절감과 글로벌 인력의 유연화을 위한 전략적 결정의 일부분으로 205 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덴버, 시애틀, 투싼 스튜디오를 폐쇄하게 됐음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SOE는<에이전시(The Agency)>의 개발 취소 소식도 알렸다. <에이전시>는 지난 2007 SOE가 공개한 스파이 소재의 MMOG로 두 진영 사이의 치열한 첩보전쟁이 특징이다.

 

SOE는 공식성명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잘 알려진 <플래닛사이드><에버퀘스트>의 후속작 개발에 집중하고, 서비스 중인 다른 게임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에이전시>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스파이 콘셉트로 관심을 끌었던 <에이전시>. 결국 개발이 중단됐다.

 

위에서 언급된 두 후속작은 <플래닛사이드 넥스트> <에버퀘스트 넥스트>.

 

전자는 SOE가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MMOFPS <플래닛사이드>의 후속작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3대 진영 사이의 세력전쟁이 중심이다. <에버퀘스트 넥스트>는 지난 2009년 개발 소식이 알려졌는데, PS3와의 연동이 계획돼 있다. <플래닛사이드 넥스트>는 올해 3월 출시가 예정돼 있었는데 미뤄졌다. <에버퀘스트 넥스트>의 출시일은 미정이다.

 

한편, SOE는 이러한 구조조정이 다른 게임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SOE는 성명에서 “덴버 및 투싼 스튜디오의 게임에 투입됐던 개발인력을 샌디에이고 본사로 옮길 예정이다. 글로벌 온라인게임 리더가 되기 위한 개발 자원의 전략적 배치다”고 설명했다.

 

 

■ 에버퀘스트와 WoW, 그리고 SOE

 

SOE는 각종 팬페이지와 공식포럼 등을 통해 게이머들의 동요를 진화하고 나섰다.

 

존 스메들리(John Smedley) 대표이사는 <플래닛사이드> 팬페이지에서 <플래닛사이드 넥스트>에 더 많은 개발 리소스가 투입되고 있으며 출시가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우리는 굉장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뱅가드> <에버퀘스트> 포럼에도 서비스 차질은 없다는 SOE 관계자의 공식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SOE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충격은 가시지 않은 듯하다.

 

SOE의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매체들을 비롯해 게이머들은 관련 글들로 인터넷을 가득 채웠다. Kotaku, Joystick 등 북미 주요 매체들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개발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고, 유저들은 현재 즐기고 있는 게임의 서비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는 SOE가 북미 시장에서 가진 상징적 위치 때문이다.

 

SOE1995년 설립된 온라인게임 전문 개발사다. 1999년에는 오늘의 SOE를 있게 한 명작 <에버퀘스트>를 출시하며 한때 <울티마 온라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과 함께 영어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등장과 함께 SOE는 영향력을 급속하게 잃었다. 같은 해 <에버퀘스트 2>를 발표했으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뒤에도 <매트릭스 온라인>(2005년) <뱅가드>(2007년) 등을 선보였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 2009년 서비스를 종료한 <매트릭스 온라인>.

 

지난 1월 론칭한 MMORPG <DC 유니버스 온라인>의 경우 북미에서 절대적 인기를 끄는 DC코믹스의 캐릭터를 활용한 약진을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콘텐츠 부족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 플래닛사이드-에버퀘스트 넥스트에 달린 미래

 

SOE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차기작 개발에 집중하겠는 정공법을 제시했다. 기존 인기 프랜차이즈를 활용해 예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플래닛사이드>의 후속작 <플래닛사이드 넥스트>는 요즘 부쩍 늘어난 MMOFPS 게임이다. 레드5의 <파이어폴>, CCP 게임스의 <더스트 514>, 하이-레즈의 <트라이브스 유니버스> 등 MMOFPS가 많이 개발 중인 가운데 1세대 IP로서 어떤 비전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에버퀘스트 넥스트>에는 ‘SOE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9년에 나온 <에버퀘스트>는 지난해 말 17번째 확장팩이 출시됐을 정도로 장수하고 있다. <에버퀘스트 2>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 했지만, 원작의 향수를 간직한 유저들이 워낙 많아 잠재력은 충분하다.

 

<에버퀘스트 넥스트>는 단순한 속편이 아닌, 오리지널 신작이다. <에버퀘스트>의 무대인 ‘노라쓰(Norrath)’와 꼭 닮은 평행세계가 등장하며, 개발진은 오리지널 1편에 보다 가까운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