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Anonymous)’이라는 이름의 해커 집단이 지난 4일 소니를 상대로 “복수하겠다”며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곧 외국 게임 매체와 유저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으나, 양측의 합의로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이번 갈등은 지난 1월 아이폰의 보안을 처음으로 뚫은 것(일명 탈옥)으로 유명한 조지 호츠(George Hotz, 닉네임: GeoHot, 이하 지오핫)라는 해커(오른쪽 사진)가 소니 PS3의 보안 시스템을 해킹한 다음 ‘루트 키(전자서명 생성열쇠)’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소니는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지오핫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익명의 해커 집단’이 소니에게 “복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실제로 서버 공격을 강행했다.
익명의 집단이 소니에 보낸 경고장(아래 이미지)은 “최근 있었던 법적 문제로 ‘우리’를 화나게 했으며 용서할 수 없다. 소니는 사법 시스템을 부당하게 이용해 정보를 소유하고 공개하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의 개인정보를 침해했다. (중략) 익명의 천벌을 받을 것이다. (중략) 지식은 자유롭다”는 반항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정보의 자유를 외치며 폐쇄적인 소니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고, DDOS로 소니의 웹사이트를 공격하고 임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등 ‘전쟁’을 선언했다.
익명의 집단은 지난 4일 소니닷컴과 소니스타일닷컴, 플레이스테이션닷컴,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를 공격해 마비시켰다.
이에 소니 측은 “외부 공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만약 서버 다운이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해커 집단의 공격에 방해받은 고객들에게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 현재 기술자들이 서버 복구 중이며 고객들의 성원에 감사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해커 집단은 “이 공격은 곧 닥칠 진짜 전쟁을 알리기 위한 전초전일 뿐이다. 우리를 간과한다면 큰 실수”라고 계속 협박했다.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익명 집단은 이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페이팔 등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조직적인 단체로 악명이 높다.
■ 미끼 던진 소니, 덥썩 문 지오핫
서버 공격이 있은 지 일주일이 흐른 지난 11일, 미연방법원은 지오핫과 해킹 집단에 대해 “PS3 해킹 자료의 게시를 영구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소니는 지오핫에게 “소송을 철회할 테니 더 이상 해킹 관련 논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합의 조건을 제안했다. 법적 책임의 위기가 짙어지자 지금까지 자신감이 넘쳤던 모습과는 다르게 지오핫은 소니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최종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측 변호사 라일리 러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사건을 끝내 기쁘다. 오직 고객들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에 힘썼다. 우리는 PS3를 이용하는 데 어떠한 피해 없이 최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한 우리의 재능있는 개발자들을 포함해 PS 게임과 PS 네트워크를 만드는 인력들을 보호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조지 호츠는 "저작권 침해나 개인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 잘 마무리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호츠의 복수를 나섰던 익명 해커 집단은 합의에 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