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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문화 콘텐츠 경시풍조가 산업적 기회를 놓친다”

KT경제경영연구소 게임 산업 관련 보고서 발표

정우철(음마교주) 2011-04-11 09:05:07

게임이 국가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만 사회적 시선은 부정적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가 게임산업 어제와 오늘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 셧다운 제도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은 2009 12억 달러, 2010년에는 15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액 기여도 측면에서 58.05%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 했다.

 

산업적인 공헌과 달리, 중독을 우려하는 게임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번 보고서는 게임의 산업과 경제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의 원인을 경제인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 과거로부터 내려온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

 

이 보고서는 이는 과거부터 게임에 대한 비호의적인 시선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1980년대 교사와 학부모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오락실은 탈선의 장소로 인식하던 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금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싱글로케이션 규제, 엄격한 게임심의 제도, 그리고 과몰입 방지를 위한 규제 법률의 입법 추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 류성일 연구원은 영화분야의 스크린 쿼터제 등이 산업육성 노력이 사회적 공감대를 안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경제에 기여하는 수준을 감안할 때 게임산업에 대한 공격은 다소 과도한 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콘텐츠 도입 초기에 과도한 규제로 인해 산업적 기회를 놓친 것을 사례로 들고 있다.

 

그 이유를 공부 외에는 모든 것을 배제하는 교육 우선주의와 콘텐츠 경시 풍조에서 찾고 있다. 높은 교육열 문화로 인한 교육 우선주의는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에 대해 사회적으로 배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만화를 유해매체로 규정한 사회적 시각을 알려주는 당시의 신문기사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경시풍조는 산업적 기회를 놓친다

 

이는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콘텐츠는 멸시의 대상이 됐고, 부모들은 만화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년 어린이날 만화 추방 구호를 외치며 만화책 불태우기 운동 등을 한 결과, 지금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은 사장됐다.

 

현재 국내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만화와 애니매이션의 비중은 각가 1.22% 0.68%에 불과하다. 그러나 놀이문화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문화 양식으로 국내 콘텐츠가 사라지면 대체 콘텐츠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

 

그리고 지금 <포켓몬>, <케로로> <짱구는 못말려> 등의 일본 콘텐츠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중요한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육성됐고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잃어버린 국내 콘텐츠는 무방비한 상태로 그들에게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를 비추어 볼 때 게임산업에 대해서 과거 만화 콘텐츠를 대했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음반과 영화 산업 종사자 들이 과거 딴따라로 폄하 받으며 수 십 년의 시간을 견뎌낸 동안 지금은 한류 콘텐츠로 우대받고 있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게임산업이 이런 콘텐츠 경시 풍조에서 자생력을 갖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은 놀라운 일이라 평가받을 만 하다

 

보고서는 앞으로가 문제이다. 산업종사자 및 이용자 외에 일반 국민들도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게임이 천박하고 부정적인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에 불과한 지 한번 고민해봐야 할 이슈가 됐다고 명시했다.

 

또한 여성부가 추진하는 게임 셧다운 제도를 비현실적이고 과도한수준이라고 이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은 게임산업의 문을 걸어 잠그는 형국이 된다는 것이다.

 

 

 

■ 최근 강력사건의 원인은 '게임중독'이 아니다

 

게임중독에 대한 의학적 견해와 관련, 여성부의 잘못된 인용도 지적했다. 게임중독 때문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하는 여성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즉 의학적인 조사 결과 게임중독자는 약물남용, 도박 중독 및 충동조절 장애를 겪는 환자들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

 

여성가족부는 이를 게임이 도박이나 약물과 같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게임중독자를 근복적으로 충동조절장애를 보이는 환자로 봐야 한다.즉 최근 논란이 된 강력 사건의 원인이 게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충동조절장애를 겪는 범인이 게임에도 중독되어 있었다'는 표현이 더 논리적이고 공정한 해석이다. 따라서 여성부의 게임중독 문제를 산업 규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근본적으로 오류가 있으며 실효성도 없을 수밖에 없다. 

 

게임중독의 문제는 산업을 옥죄는 것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다시 말해 게임 중독은 근본적으로 중독 및 충동조절장애에 대한 치료와 예방의 문제이지, 게임산업과 관련 콘텐츠를 제약하는 것은 초점에서 어긋난 대처일 수도 있다.

 

보고서는 이를 자동차 산업의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와 비교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는 자동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라는 명제는 논리적으로 옳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과 상황을 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사실 차가 많아진 것은 교통수단으로 보유가 늘어나고 이용수준이 높아졌다는데 기인한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목표에만 매몰되어 자동차 제조 산업을 규제하거나 도로건설을 억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발상이다”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