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자회사인 오렌지크루를 통해 스마트폰 게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내에만 15개의 게임을 선보이고 향후에는 연간 40개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스튜디오를 최대 20개로 늘리고 인원도 대폭 충원할 계획이다.
오렌지크루의 목표는 한·일 최고의 스마트폰 게임개발사다.
NHN은 14일 서울 포스코P&S타워에서 오렌지크루의 미디어 오픈하우스를 열었다. 오렌지크루는 NHN의 스마트폰 개발전문 자회사로 스마트폰과 타블릿PC를 겨냥한 게임들을 개발한다.
■ 오렌지크루의 도전 “NHN이 가지 못한 길을 가겠다”
오렌지크루 박영목 대표(오른쪽 사진)는 “우리는 NHN이 가지 못 한 길을 가는 회사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최근 1천만 명을 넘은 국내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는 아직까지 ‘마땅한 강자’가 없는 상태.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능이 가미된 스마트폰 게임은 이전까지의 게임개발 경험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온라인기술과 모바일게임 개발기술이 뒤섞여야 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NHN도 마찬가지다. NHN처럼 거대한 회사가 생각의 틀을 깨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NHN은 오렌지크루를 내세웠다.
NHN과는 별도로 움직이는 자회사를 통해 지금까지 ‘NHN이 시도하지 못 한 것들’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NHN은 퍼블리싱과 홍보 등 개발 외적인 부분만 지원한다.
오렌지크루에서 개발 중인 게임에도 실험 정신이 묻어있다. 장르도 RPG와 스포츠, 디펜스 등 인기 장르부터 스토리텔링이 강조된 비주얼노블처럼 조금 이색적인 장르까지 다양하다. 물론 MORPG와 SNG도 개발 중이다.
반면 NHN의 온라인게임 IP를 이용한 게임은 예정에 없다. 박영목 대표는 “NHN에서 외주를 받는 형태의 게임보다는 이 세상에 없는 게임을 만드는데 치중할 것”이라 말했다.
■ 철저한 분업 “자기가 만든 건 자기가 보상 받는다”
오렌지크루는 스튜디오시스템을 도입하고 독립채산제를 적용했다. 독립채산제란 스튜디오단위로 개발한 게임의 순이익을 회사와 스튜디오가 직접 배분하는 방식이다. 재미난 게임을 많이 만드는 스튜디오에는 그만큼 많은 보상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력모집도 주로 ‘팀 단위’로 채용한다. 작은 회사가 통째로 오렌지크루의 스튜디오로 옮겨온 예도 있다. 금전적 보상과 자유를 통해 개발자가 오직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도록 만드는 게 오렌지크루의 목적이다.
오렌지크루에는 현재 8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7개의 스튜디오로 구성돼 있다. 올해 내로 150명, 내년 말까지 250명을 목표로 인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재 기획된 게임은 총 30개. 그 중 15개가 올해 내로 출시된다.
박 대표는 “NHN과도 일부러 먼 곳에 사무실을 차리는 등 독립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대한 많은 공을 들였다”며 “근심 걱정 없이 개발에만 전념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렌지크루의 박영목 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떤 디바이스로 게임을 개발 중인가?
기본적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기본으로 생각 중이다. 한국과 일본 시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한국어, 영어, 일본어 위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MORPG처럼 일부 아이패드가 지원되는 게도 있을 것이다.
<테라>를 이용한 게임을 개발하거나 향후 특정 게임의 스마트폰 콘텐츠를 담당하는 등 NHN과 협업을 할 수도 있나?
그런 외주형태보다는 이 세상에 없는 걸 만드는데 치중할 듯하다. 그리고 만약 <테라>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든다면 NHN에서 직접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직까지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 현재 NHN에서 제작 중인 MMORPG가 없어서 딱히 대답할 순 없지만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이라면 당연히 협업하도록 체계를 갖출 것이다.
인원모집도 스튜디오별로 진행 중인가?
지금까지는 그룹단위로 채용했다. 앞으로도 그룹단위 채용이 기본이다. 하지만 계속 새로운 기획이 생기기 때문에 개인단위로 인력을 모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양쪽을 겸하는 중이다. 다만 특정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사람을 굳이 모셔올 생각까지는 없다.
라인업에 MMORPG가 있는데 스마트폰에서는 MMORPG의 유지보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사업은 모두 NHN에서 담당한다. 오렌지크루는 개발만 맡고 있다. MMORPG를 출시한다면 온라인게임처럼 해당 스튜디오에 라이브팀을 생길 것이다.
이제 스마트폰 게임은 단순히 다운로드로만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에 무료 다운로드를 통한 부분유료화 모델도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꼭 필요한 영역이다. 온라인게임처럼 여러 가지 서비스와 업데이트가 충족돼야 할 것이다.
야구게임도 개발 중인데 이미 게임빌이 모바일 야구게임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
일단 현재 개발 중인 야구게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는 건 아직은 어렵다. 다른 야구게임과 같은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야구게임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게임빌에 대해서는 굳이 특정회사와 경쟁하기보다는 일단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에 대해 벌써부터 고민할 만큼 호사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게임빌에서 특별히 모셔온 분도 없다.
앱스토어에 게임카테고리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가?
우리가 서비스할 때에는 게임 카테고리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맞춘 건 아닌데 시기적으로 우리가 첫 게임을 내놓을 때쯤 게임 카테고리가 열릴 수도 있겠더라. 만약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안드로이드로 먼저 출시할 것이다.
국회 법사위에서 셧다운이 논의 중이다. 자칫 국내시장이 축소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정부가 개인생활을 규제하려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일반 국민들도 그것을 타당한 행위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실제로 셧다운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있다. 설사 셧다운이 되더라도 우리는 그 이외의 유저들을 위해 하던 일을 추진하면 된다.
네이버 소셜앱스나 플레이넷을 이용한 게임도 출시되나?
SNG를 만들고 싶거나 이미 경험해본 개발자들이 많다. 그분들 중 우수한 개발자들을 영입하면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은 스마트폰 게임을 제작할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 게임 속에서 SNG요소는 당연히 들어간다.
표준화가 어려운 탓에 해외에서는 안드로이드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큰 맥락에서 보면 일본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최근 굉장히 상승세다. 국내에서도 삼성이라는 큰 인프라가 있어 안드로이드를 포기한다는 건 기술적인 걸 떠나 있을 수 없다. 다만 시기나 게임에 따라 고려해볼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스튜디오의 수는 몇 개나 되나?
현재 5개 스튜디오가 있고 2개가 곧 추가될 예정이다. 최대 스튜디오 개수는 20개다. 다들 직장생활을 해서 알겠지만 사람이 늘면 사람 사이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규모의 스튜디오 방식은 인력문제가 생길 확률이 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 정욱 대표가 2011년까지 NHN이 한일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고 했다.
나도 직원의 한 사람으로 말하자면,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