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명의 의사결정권자가 필요합니다.”
지난 1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마이크로소프트 대회의실에서 벤처캐피탈 강연 세션이 열렸다. 이번 강연은 주최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임지훈 책임심사역이 질문하고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가 대답하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주로 투자 유치와 벤처 창업자가 고민해야 하는 화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에서 이정웅 대표는 “공동창업자 간에 지분은 공평하게 N 분의 1로 나누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팀원을 2명이나 4명 등 짝수로 만드는 것도 권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초기에는 아무리 같은 생각을 갖고 함께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 팀원이 2명이나 4명, 즉 짝수라면 편을 가르게 되고 갈등이 깊어진다. 하지만 홀수라면 2명이 의견이 충돌해도 남은 1명이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으므로 훨씬 의견이 빠르게 모아진다는 것이다.
지분을 N 분의 1로 나누지 말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회사가 대박이 나든, 부도가 나든 모든 책임을 감당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선택은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이다. 설사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잘못됐다는 것을 파악했으면 즉시 고치고 옳은 길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정체되고 발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결정권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정웅 대표는 “선데이토즈도 창업 후에야 이런 문제점을 알고 뒤늦게 조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질문자로 나선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임지훈 책임심사역(오른쪽).
또한 이정웅 대표는 “투자를 받으면서 한 가지 확실하게 배운 것이 있다. 투자를 받기 위해 벤처캐피탈의 심사를 받다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겪게 된다. 즉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개발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투자를 받은 다음의 발걸음이다. 투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며 이후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명확한 계획을 갖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투자는 3~5년 이상 후를 보는 일이다. 하나의 게임이 잘된다고 하더라도 다음 게임도 성공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대신 투자자는 팀원을 본다. 팀원이 게임을 개발할 때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얼마나 양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를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해당 벤처기업의 성공에 대해 확신을 얻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는 15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