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방사능 공포가 잇따라 일본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게임산업이 입은 피해가 총 73억3,000만 엔(약 957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지난 15일 일본에서는 ‘게임 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일본 게임잡지 패미통의 발행사인 엔터브레인의 하마무라 히로카즈(浜村弘一) 대표는 동일본 대지진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일본 게임업계가 입은 총 손실액은 73억3,000만 엔에 달한다. 이 중 하드웨어 시장에서 28억6,000만 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44억7,000만 엔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손실은 주요 퍼블리셔들의 게임 발매 연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마무라 대표는 분석했다. 세가의 <용과 같이 OF THE END>, 닌텐도의 <스틸다이버>, 코에이테크모의 <데드오어얼라이브: 디멘션> 같은 대형 타이틀은 해당 시기에 발매가 예정돼 있었지만, 지진 발생 이후 출시가 연기됐다. 하마무라 대표에 말에 따르면 이렇게 연기 또는 취소가 된 게임들은 모두 31개에 달한다.
하마무라 대표는 또 지진이 닌텐도 3DS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지난 2월 26일 출시된 닌텐도 3DS는 한 달 동안 74만6,000여 대가 판매됐다. 이는 이전 모델인 닌텐도 DS가 출시 후 한 달 동안 11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동일본의 판매 기회가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TV 광고를 자제해야만 하는 등 판매에 악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닌텐도 DS에 비해 뒤떨어져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하마무라 대표는 일본 게임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이유로 발매가 연기된 신작들이 4월에서 6월 사이에 출시된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의 판매실적은 4월부터 시작된 새로운 회계연도에 반영된다. 2010년 회계연도의 한 분기 실적을 떼어 2011년에 붙이는 셈이다. 수치상으로는 높은 성장율을 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마무라 대표가 공개한 도표, 연한 색이 지진 발생 이후 입은 피해액(출처: 패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