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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합의했다더니… 문화부-여가부 셧다운 법안 달라

뒤처진 문화부 “셧다운 게임물 범위 지정은 우리가”

이터비아 2011-04-21 21:48:07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추진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이른바 ‘문화부판 셧다운법’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해당 안건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로 넘어갔다.

 

하지만 당초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와 함께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이하 청보법 개정안)이 먼저 법사위를 통과, 국회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 두고 있다. ‘문화부가 여가부에 끌려가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셧다운에 따라 일부 수정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오후 3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게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결 절차를 진행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법안심사 소위원회 한선교 의원(오른쪽 사진)은 “게진법 개정안은 사업자에게 과몰입 예방조치를 의무화하고 국가가 게임 이용 교육 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또한 “(게진법 개정안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서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청보법 개정안에 따라 심야 이용제한 게임물의 범위를 향후 평가결과에 따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자가 과몰입 예방조치 관련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10일 이내에 조치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등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는 것이다.

 

 

■ 합의했다더니… 정작 법안은 앞뒤가 안 맞아

 

이때 조순형 의원이 질의에 나섰다. 청보법 개정안과 게진법 개정안의 내용이 서로 달라 “합의한 것이 맞냐”는 지적이었다.

 

조 의원은 “청보법 개정안 23 4-2항에서 ‘여가부 장관은 문화부 장관과 협의해 셧다운 대상 게임물 범위가 적절한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2년마다 평가한 뒤 개선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되어 있지만 게진법 개정안을 보면 동일한 내용에서 여가부 장관이 삭제됐고, 2년마다 평가하는 항목도 삭제돼 있다. 나중에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선교 의원은 “문화부와 여가부가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지만 잘 안 된다. 청보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올라가 있고, 게진법 개정안을 기다리고 있다. 여가부 안과 문화부 안을 법사위에서 통합해 조정하기로 했다. 그런 내용들은 다시 수정될 것이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게진법 개정안 의결 회의가 열리기 전인 21일 오전 10시, 이미 여가부 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까지 통과한 상태였다. 버스는 이미 떠났지만 상황 변화를 파악하지 못하고 ‘일단 올리면 조정될 것’으로 한선교 의원은 판단한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청보법 개정안이 오늘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조정할 수 없고, 부처 간 다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문방위 전체에서 보류해서 다시 논의하거나 대통령령을 만들 때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문화부 “청보법-게진법 처리 시점 맞춰져야 한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오른쪽 사진)은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여가부와 이견이 있어서 청보법 개정안과 게진법 개정안을 함께 병합심리하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내용 자체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법조문의 내용이 서로 달라서 개정하는 새로운 법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병합심리는 무산됐고, 청보법 개정안은 먼저 법사위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로 진출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응해서 게진법 개정안 12 3-2항에 ‘문화부 장관은 청보법 23-4항에 따라 셧다운 대상 게임물 범위가 적절한지 평가해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모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부처의 협의가 안 되면 대통령령이 정해질 수 없고, 따라서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셧다운 시행령을 만들 때 게진법의 근거가 필요하고, 따라서 청보법과 게진법의 처리 시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 장관 “셧다운 제도 주도권은 문화부에 있다”

 

뒤늦게 한선교 의원도 “원래 게진법이 청보법 개정안과 함께 병합심의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늦어지면서 (청보법 개정안이) 먼저 통과됐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법사위로 가서 체계가 조정돼 시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으니 (게진법 개정안이) 의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게진법 개정안건은 바로 처리되지 않았고, 다른 안건부터 먼저 가결되고 나서 1시간 후 ‘더 이상 이의 없음’으로 가결이 선포돼 법사위 소위로 넘어갔다. 앞으로 게진법 개정안은 법사위 소위,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국회 본회의로 갈 수 있다.

 

정병국 장관은 셧다운제의 주도권은 문화부에 있다는 주장을 폈다. 정 장관은 “셧다운 대상 게임물 범위 지정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체는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문화부다. 청보법 23 4-2항에 따른 평가의 방법 및 절차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게진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