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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스포츠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조건’

TIG Speak: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심현 e스포츠 팀장

국순신(국서방) 2011-04-23 09:46:47

디스이즈게임은 창간 6주년을 맞아 새로운 연재물 TIG Speak를 공개합니다.

 

TIG Speak는 게임 제작, 게임 이론, 이용자 문화 등 게임을 둘러싼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정보를 함께 공유하자는 의미로 선보이는 콘텐츠입니다.

 

제목처럼 누군가 강연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고 글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으로, 디스이즈게임이 주최하고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이 후원합니다.

 

이번 주제는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들’입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심현 e스포츠 팀장이 강연을 맡았는데요, 그가 말하는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들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디스이즈게임 국순신 기자


 

※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시작합니다. 강연 분량이 길어 영상을 2개로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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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들


 

e스포츠의 정의와 국내 현황

 

e스포츠는 크게 4가지의 특징이 있다.

 

이를 정리하자면,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지적 그리고 신체적 능력이 필요한 경기, ▲대회 또는 리그와 같은 현장에 참여하고 전파를 통해 중계되며, ▲커뮤니티 활동 등의 사이버 문화 뿐만 아니라 문화적 파급효과도 갖고 있다.

 

e스포츠도 야구와 축구처럼 하나의 스포츠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 e스포츠는 게임을 즐기는 것과 유사할 수 있지만 3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먼저 e스포츠는 공정해야 한다. 또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보면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e스포츠를 시도하는 게임들은 매우 많다. RTS, RPG, 레이싱,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e스포츠를 도전해 왔다. 국내에서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e스포츠 종목을 관리한다. 한국e스포츠협회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e스포츠 공인 종목은 <스타크래프트>를 포함해 23종이며, 자격 취소된 종목도 17종에 이른다.

 

그중에서 현재 국내에서 e스포츠 리그가 열리고 있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스페셜포스> <철권>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스타크래프트 2>의 6개다.

 

 

 

 

■ 게임이 e스포츠가 되기 위한 조건

 

많은 게임들이 e스포츠에 도전하지만 일반인들에게 e스포츠 이야기를 꺼내면 <스타크래프트>만 떠올리기 쉽다. 그만큼 많은 게임들이 e스포츠에 도전했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들이 e스포츠에서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10여 년 동안 e스포츠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가져온 고민이다. 이에 e스포츠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크게 5가지를 말할 수 있다.

 

 

1. 잘 만들어져야 한다.

 

일단 게임이 재미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사가 게임을 잘 만들어야 한다. e스포츠에 야심차게 도전한 게임 중에 <바투>가 있었다. 이 게임은 한국·중국·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바둑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그런데 <바투>는 바둑 유저가 즐기기에는 게임성이 아쉬웠다. 그리고 바둑을 모르는 유저들은 이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바투>는 양쪽 유저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서비스가 종료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참신한 시도에 e스포츠 업계에서도 <바투>에 주목했지만, 그 결과물은 초라했다.

 

 

2. 밸런스가 좋아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e스포츠는 나와 상대의 조건이 공정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RPG e스포츠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캐릭터의 조건이 동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이 키운 캐릭터들의 조건은 저마다 다르므로 공정한 경기를 치르는 일은 쉽지 않다. 주최 측에서 캐릭터의 조건을 동등하게 맞췄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것과 다른 캐릭터를 조작해서는 제대로 된 본인의 실력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3.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유저가 혼자 게임을 플레이하면 정말 재미있다. 물론 e스포츠에 채택될 게임들은 조작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e스포츠용 게임이라면 보는 사람들도 재미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게임들은 보는 재미가 없다. 스포츠게임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EPL)나 국가대표 경기 등을 통해 축구를 자주 접한다. 이런 게임들은 너무나 재미있다. 골을 넣는 것도 흥미진진하고 포지션별 선수의 기량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e스포츠를 노렸던 스포츠게임들은 그렇지 않다.

 

보는 재미가 없다. 누가 누구인지도 분간하기 쉽지 않다. 관중의 입장에서 캐릭터를 알아보는 것도 어렵다. e스포츠에 가장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는 스포츠게임들이 실제로는 e스포츠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다.

 

 

 

4. e스포츠 요소가 삽입돼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e스포츠 요소란 바로 ‘중계’다. 게임 출시에 앞서 e스포츠 중계를 고려해서 게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한다. 요즈음 인기를 얻는 FPS 게임들은 이런 부분들이 빠져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e스포츠 리그를 펼치고 있는 FPS 게임은 <서든어택><스페셜포스>가 있다. 그만큼 FPS e스포츠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화면은 그렇지 못하다. 프로게이머의 시각에서 화면을 보여주다 보니 전반적인 경기 진행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눈앞에 총이 난사되는 장면이 보이지만 정작 어떤 팀이 이기는지 알기는 힘들다. 그래서 e스포츠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 게임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앵글의 카메라와 시스템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5. 개발사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게임 개발사들이 e스포츠로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대부분 개발사들은 신작 론칭 과정에서 “e스포츠로도 성공시키겠다”고 자신있게 말하곤 한다. 그리고 론칭 초기에는 e스포츠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e스포츠로서 중요한 것은 초기 프로모션이 아니라, 인기를 얻은 후에도 e스포츠로서 사랑을 받도록 꾸준히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고객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으로 e스포츠를 활용하기보다, 게임을 e스포츠로 성공을 시키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