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가 주최하는 청소년 박람회에서 “여성부가 게임을 꺼린다는 이유로 한 게임교육원이 탈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성부는 청소년의 참여와 체험을 통한 청소년 관련 단체 홍보를 위해 매년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5월 말에 열릴 예정이다.
그런데 올해로 3년 연속 박람회 참가를 준비했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이하 교육원)이 최근 탈락해 박람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탈락했다는 통보도 받지 못했다. 교육원 실무 책임자는 탈락 이유에 대해 “여성부 관계자들이 셧다운제와 관련해 게임을 꺼렸기 때문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 “여성부가 셧다운제와 관련해 PC게임을 꺼립니다”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최삼하 교수는 “2009년부터 학생들의 작품 전시와 게임 개발 관련 정보를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교육원의 자랑거리인 <리얼 테트리스>도 인기 높은 참여 행사로 자리 잡았었다. 올해는 규모를 키워 참여할 예정으로 다양한 준비를 진행했지만, 선정에서 탈락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4일 밝혔다.
최 교수에 따르면, 참가를 신청한 단체가 많아서 심사를 한다는 이야긴 있었지만, 보통 부스를 조정해 대부분의 신청 단체를 모두 참여시키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딱히 걱정하지 않고 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은 게임 관련 체험 코너를 준비하는 교육원이 탈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에 최 교수가 행사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탈락 이유를 물어보니 “여성가족부 분들이 셧다운제와 관련해 PC게임 쪽은 꺼려하십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스타 2010에서 인기를 모았던 서강대 게임교육원의 <리얼 테트리스>.
오프라인에서 직접 블록을 움직여서 즐기는 <테트리스> 놀이다.
최 교수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행사는 상반기 중 교육원의 가장 큰 프로젝트였다. 시연이 가능한 작품은 물론 일러스트, 이미지, 프로그램, 시나리오 등 교육과 관련된 올바른 게임 알리기에 힘써 왔다. 신청서 내용에도 온라인게임은 없었다. 인디게임 경진대회에서 상도 받을 만큼 역기능이 없는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문제의 그 발언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담당자가 먼저 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탈락의 결정적 이유였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주최 측에서 전화가 와서 ‘그때 전화를 받은 사람이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응대 교육이 미비해 편협한 응대를 하게 됐다’며 죄송하다는 뜻을 밝혀 왔다. 나도 이 일로 여론을 나쁘게 몰고 가고 싶진 않다. 하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탈락해 속상한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4월 20일은 여성부가 추진한 청소년 강제 셧다운 제도가 국회 법사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날이었고, 그 이후 셧다운과 관련해 논란이 이어진 바 있다.
박람회 참가접수 기한인 4월 15일까지 접수된 신청단체는 총 134곳. 15일을 넘겨서 신청한 단체는 8곳이었다. 주최 측은 그중에서 112개 단체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15일 이후 신청한 4곳이 포함됐다. 마감을 넘겨 신청한 8곳 중 절반인 4곳이 선정된 셈이다.
한편, 인터넷중독 예방상담 관련 기관인 대전광역시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명지 아이윌센터, 서울시립창동아이윌센터 3곳은 모두 심사에 합격해 박람회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