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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블리자드와 KeSPA 합의, 각자 얻은 것은?

e스포츠 분쟁 종료, 2년 라이선스 계약 합의 발표

안정빈(한낮) 2011-05-17 11:52:55

<스타크래프트>를 둘러싼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오랜 분쟁이 막을 내렸다.

 

블리자드는 17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KeSPA와 온게임넷, MBC게임과 <스타크래프트>의 대회 개최 및 방송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블리자드와 두 게임방송사 사이의 법정공방도 종료될 예정이다.

 

블리자드와 KeSPA의 분쟁 해결은 지난 3 31일 그래텍이 블리자드에 <스타크래프트>의 대회 개최 및 방송 권한을 반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지적재산권 갈등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저작권자가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이다.

 

513일로 예정됐던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소송의 4차 변론은 두 게임방송사의 요청으로 연기됐고 17일에는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됐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법정 밖에서도 해결이 된다면 합의가 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소송 과정에서도 게임방송사 및 KeSPA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 중계권과 스폰서 유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KeSPA

 

이번 협상을 통해 양측은 어떤 이득을 봤을까? 게임방송사는 ‘불법 리그’라는 오명 탈피와 2차 저작물 중계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게임방송사는 그동안 <스타크래프트>의 리그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저작권분쟁 중인 리그라는 시선에 부담을 느낀 스폰서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게임넷은 리그 스폰서인 대한항공의 요청으로 작년 8월 그래텍과 잠시 방송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리자드와 분쟁이 끝나면서 걱정 없이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스폰서의 부담이 줄어든 만큼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방송 수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KeSPA와 블리자드는 기존에 2차 저작물 중계권에서도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블리자드는 2차 저작물에 대한 수익은 보장하겠지만, 중계권을 전적으로 넘길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미 KeSPA에 의해 중계권 무단 판매를 경험했던 블리자드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반면 KeSAP 측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되 영상에 대한 중계권을 소유하기를 바랐다. <스타크래프트> 콘텐츠를 활용한 다른 방송의 절차가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 다른 게임과의 형평성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으로 게임방송사는 그동안 블리자드에 요구했던 거의 모든 조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 스타에서 스타2로, 유저 전환에 탄력 받은 블리자드

 

겉으로 보기에 이번 협상은 블리자드가 KeSPA에 많은 부분을 양보한 것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스타크래프트>의 유저를 <스타크래프트 2>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본다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지난 10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의 커뮤니티가 큰 만큼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을 <스타크래프트 2>로 전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크래프트> 1편 유저를 2편으로 매끄럽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서 가장 큰 축을 이루는 게임방송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블리자드가 3 31일 그래텍에게 <스타크래프트>의 중계권을 돌려받은 것 역시 이를 위한 사전 준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스타크래프트 2>가 앞으로도 2개의 확장팩을 준비 중인 만큼 게임방송사와 협력한다면 블리자드의 유저 전환 계획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블리자드와 KeSPA<스타크래프트> 중계권에 대한 계약서의 세부내용은 아직 조율 중이다. 2년 라이선스와 2차 저작물 중계권 등 굵직한 부분 외에도 처리해야 할 내용이 많은 만큼 블리자드와 KeSPA가 어떤 협력 구도를 보여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MBC플러스미디어 조정현 센터장은 서로 간의 권리를 존중하는 수준에서 계약서가 오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계약서 조율이 끝나는 시점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2> 리그 GSL 결승전 모습.

 

 

                        ※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분쟁, 갈등에서 합의까지

 

2006

11 1

KeSPA 연말 회의에서 중계권 공개입찰 방식 합의

 

2007

2 5

KeSPA에서 IEG와 프로리그 중계권 계약. 방송사 반발

 

3 16

KeSPA 주도로 일부 게임단 MBC게임 개인리그 예선 보이콧

 

    20

온게임넷과 MBC게임, KeSPA 중계권 요구 수용

9월 중순

블리자드, 방송사 및 KeSPA와 스타리그 협상 시작

2008

2 17

그래텍, 블리자드 공인 스타리그 TV 인비테이셔널개최

4 13

그래텍, TV 클래식으로 리그 이름 바꾼 후 2009년까지 진행

 

2009

9월 중순

그래텍, 게임단들의 잇단 불참으로 곰TV 클래식 개최 포기

 

2010

4 25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 KeSPA와 스타2 협상 중단 발표

5 3

KeSPA, 협상 내용 공개하며 블리자드 비판

    26

블리자드, 그래텍과 e스포츠 독점계약

스타리그는 8월까지만 묵인하겠다고 선언

이후 협상은 그래텍에서 담당

    31

KeSPA 기자회견, e스포츠 공공재 발언과 블리자드 비판

7 20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협상 중재자로 참가

8 10

온게임넷, 그래텍과 대한항공 스타리그 방송권 계약

(개인리그를 위한 단발 계약)

10 7

국회에서 e스포츠 콘텐츠 공청회 개최. e스포츠법 입법 시사

    12

그래텍, 프로리그 강행할 경우 협상은 없다고 최후 통첩

    16

KeSPA, 프로리그 10-11시즌 강행

그래텍 이에 맞서 중계료 1억 원 조건 공개

    23

블리자드 폴 샘즈 COO, 블리즈컨 2010에서

MBC게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

    26

MBC게임 개인리그 MSL 강행

 

    27

KeSPA, <스타크래프트> 외의 게임도 협상 대상이라고 주장

11월 1

블리자드와 그래텍, MBC게임에 소송 제기

3

온게임넷 개인리그 스타리그 2010 강행

 

     4

블리자드와 그래텍, 온게임넷에 소송 제기

12 2

폴 샘즈가 방한해 기자회견 진행

한국만 e스포츠 분쟁을 겪고 있다며 비판

    10

블리자드&그래텍 VS MBC게임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 1차 변론 진행

2011

1월  28

블리자드&그래텍 VS MBC게임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 2차 변론 진행

3 18

블리자드&그래텍 VS MBC게임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 3차 변론 진행

 

 5월 10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분쟁 합의 급물살

4차 변론 6월 17일로 연기

5월 17일

블리자드, 방송사 및 KeSPA와 <스타크래프트> 중계권 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