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 소울>의 중국 서비스 성공은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이재호 부사장은 17일 열린 올해 1분기 결산발표를 통해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블레이드 & 소울>의 계약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성장의 모멘텀을 오는 8월 진행되는 <블레이드 & 소울>의 2차 CBT와 텐센트를 통한 중국 진출, 그리고 <길드워 2>의 해외 CBT로 잡고 있다. 특히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의 성공을 자부할 정도로 퍼블리셔 선정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텐센트와 손잡은 엔씨소프트의 전략
<블레이드 & 소울>은 전통 MMORPG가 아니다. 때문에 다양한 유저를 확보할 수 있고, 때문에 많은 유저를 확보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 & 소울>의 중국 파트너를 선정하기 위해서 6개월 동안 다양한 후보군을 검토했다. 그 결과, 텐센트와 계약했다.
이는 텐센트의 유저 기반 플랫폼과 최근 MMORPG에 대한 투자가 큰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다양한 캐주얼 RPG 장르에 대해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MMORPG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 & 소울>의 특징이 오히려 텐센트와 어울린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블레이드 & 소울>은 MMORPG이지만 액션성과 스토리텔링 등 전통적인 MMORPG와 달리 다양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QQ 메신저를 통해 중국에서 가장 큰 유저 풀을 확보한 텐센트의 플랫폼을 가장 확실한 성공요소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재호 부사장도 “텐센트가 QQ 메신저를 통해 성장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유저 기반으로 게임사업을 시작할 때 나온 우려와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텐센트는 게임사업을 성공시켰고, 지금은 다수의 게임을 성공시킨 경험과 유저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텐센트는 중국에서 MMORPG의 성공을 위해 많이 투자하고 있다. <블레이드 & 소울>도 전통적인 MMO보다 다양한 고객에 어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블레이드 & 소울>의 중국 성공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텐센트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실적발표 전날(16일) 텐센트와 조인식을 가졌다.
■ <블레이드 & 소울>, <아키에이지>와 중복일정?
게임업계에서는 텐센트의 대형 MMORPG 전략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텐센트는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의 중국 퍼블리셔다. 이번 <블레이드 & 소울>의 계약으로 대형 MMORPG 2개를 모두 손에 넣었다. 국내에서도 CBT 일정이 비슷한 두 게임의 중국 서비스 일정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마케팅과 향후 론칭에서 중복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과거 <아이온>의 사례를 보면 국내 상용화 시점에서 6개월~12개월 이후 중국에서 론칭했다. 2개의 게임 모두 올해 연말 오픈 베타(OBT)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 그렇지만 <아키에이지>와 <블레이드 & 소울>이 중국에서 일정이 겹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텐센트는 이미 <아키에이지>의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블레이드 & 소울>보다 먼저 론칭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로컬라이징, 퍼블리셔(텐센트)의 서비스 준비, 판호 획득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 중국에서 <블레이드 & 소울>과 론칭 시기가 중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재호 부사장은 “텐센트의 사업 계획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충분히 협의됐으며 <블레이드 & 소울>의 성공적인 중국 론칭을 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키에이지>는 우리 게임이 아니다 보니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 문제가 없는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 <아이온>의 중국 서비스를 벤치마킹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레이드 & 소울>의 중국 진출에 가장 큰 비교 대상은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중국 론칭 초기 엄청난 기대감을 모았고 초기 성과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콘텐츠 부족에 따른 유저 이탈로 인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을 통해 얻은 중국 서비스 경험을 <블레이드 & 소울>에 투영하는 모습이다.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철저히 분석해 같은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엔씨소프트에게 있어 중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시장이다. 같은 중화권인 대만 등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텐센트를 <블레이드 & 소울>의 파트너로 선택한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샨다는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블레이드 & 소울>은 텐센트가 집중한다는 구도다. 실제로 최근 <아이온>은 중국 서비스가 다시 호조를 보이면서 로열티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케팅의 역량을 분산시킬 필요는 없었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니지 > 시리즈의 중국 서비스도 전략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재호 부사장은 “<아이온>의 콘텐츠 양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양이라는 것을 숫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블레이드 & 소울>은 아이온보다 많은 콘텐츠를 준비해 서비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양도 문제지만 재미, 실제 사업운영, 준비 상황도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무엇이 미흡한가는 우리가 충분히 내부적으로 공유됐고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 시리즈의 중국 사업은 몇 가지 전략적 제안을 검토했고 어느 정도 방향도 잡혀 있다. 조만간 관련 발표를 공식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