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와 방송을 온게임넷과 MBC게임에서 볼 수 있을까?
블리자드는 17일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MBC플러스미디어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에 기반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e스포츠 관계자들과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스타크래프트 2>로 쏠리고 있다.
■ <스타 2> 중계권은 2013년 5월까지 그래텍 독점
결론부터 말하면 온게임넷과 MBC게임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스타크래프트 2> 방송을 보는 것은 현재 상황으로는 불가능하다.
블리자드와 그래텍(곰TV)은 지난해 5월 27일 e스포츠 및 방송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블리자드는 그래텍에게 오는 2013년 5월까지 3년 동안 자사 모든 게임의 한국 내 토너먼트 개최와 방송에 대한 독점권을 주었다.
이후 그래텍은 한국e스포츠협회를 비롯한 게임방송사와 <스타크래프트>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했고, 지난해 9월부터 오픈 시즌을 시작으로 <스타크래프트 2> 리그를 본격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GSL May 코드S 결승전 모습.
그래텍은 세 번의 오픈 시즌에 이어 올해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GSL)’ 정규 시즌을 시작하면서 <스타크래프트 2> 정식 리그를 출범시켰다. 지난 3월 31일에는 <스타크래프트 2> 리그에 집중하겠다며 <스타크래프트>의 권리를 블리자드에 반환했고, 블리자드는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MBC플러스미디어와 <스타크래프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라이선스 계약은 <스타크래프트>에 한정됐다. 블리자드가 그래텍과 체결한 독점 계약이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스타크래프트 2> 관련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서는 그래텍과 계약해야 한다.
■ 올해 GSL 생방송은 애니박스 독점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자체적으로 <스타크래프트 2> 리그를 개최하고 정보 프로그램이나 관련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래텍의 서브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현재 곰TV에서 방송되고 있는 GSL을 내보내기 위해서도 그래텍과 계약해야 한다.
GSL 중계의 경우에는 계약이 된다고 해도 한 가지 제약이 더 있다. 올해는 생방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텍은 지난 2월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박스와 GSL 독점 생중계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2011년에는 애니박스를 제외한 채널에서 GSL을 생중계로 시청할 수 없다.
애니박스에서 올해 GSL을 독점 생중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스타크래프트 2> 리그를 개최하거나 이를 활용한 방송을 원할 경우 그래텍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그래텍과 계약하지 않고 <스타크래프트 2> 방송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블리자드가 그래텍과 맺은 계약을 깨고 ‘독점’을 ‘비독점’으로 변경하거나, 그래텍이 독점 권한을 반환하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 올해 WCG <스타 2>는 예외, 관건은 2013년
주목해야 할 시점은 앞으로 2년 뒤인 2013년이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독점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 2013년 5월이다. 이번에 체결된 <스타크래프트> 라이선스 기간도 2년으로 같은 시점인 2013년 5월에 마무리된다. 우연의 일치인지도 모르지만, 2013년 5월이면 블리자드 모든 게임의 국내 e스포츠 계약이 다시 갱신돼야 한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블리자드가 오는 2013년 5월 한국에서의 e스포츠 파트너를 새롭게 선정할 때를 노려야 하는 셈이다.
예외적인 경우가 있긴 하다. WCG 2011이다. WCG를 주최하는 월드사이버게임즈는 블리자드와 직접 계약해서 토너먼트 개최 및 방송 중계에 관한 권리를 얻었다. 올해 개최지가 부산이긴 하지만 WCG는 대회 성격이 한국에서만 개최되는 다른 리그와 다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스타크래프트 2>가 WCG 2011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있기 때문에 게임방송사 가운데 한 곳이 월드사이버게임즈로부터 WCG 중계권을 구입하면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에서도 문제 없이 <스타크래프트 2> 중계를 볼 수 있다.
월드사이버게임즈 관계자는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된 만큼 WCG 주관 방송국 선정에 속도를 내겠다. 지난 7년 동안 WCG 주관 방송국을 맡았던 온게임넷이 될 수도 있고, 새롭게 곰TV가 중계를 맡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두 곳이 게임을 나눠서 방송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WCG 주관 방송사가 선정되면 <스타크래프트 2> 종목은 과거 <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한국대표 선발전과 그랜드 파이널을 모두 주관 방송사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 게임방송사 중 한 곳은 프로리그 2010-2011 시즌이 끝나는 오는 8월경 음악 채널로 주력 편성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케이블 채널 가운데 한 곳은 주력 편성에 게임을 포함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