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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회사와 생활,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새출발 특집: 액션 MMORPG 임모탈의 지노게임즈

한낮 2011-06-03 0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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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부터 2시까지는 무조건 운동을 해야 하는 회사. 6주 동안 열심히 게임을 개발했으면 2주 동안은 쉬면서 다른 회사 게임을 열심히 즐기며 분석해야 하는 회사. 덕분에 대표를 뺀 전 직원이 ‘사무실에서 <WoW> 만렙’을 달성한 회사. 박원희 대표가 내세운 지노게임즈의 자랑이다.

 

<펀치몬스터>를 개발하던 넥스트플레이의 두 개발자가 독립한 것은 지난 2009년 여름의 일이다.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난 두 사람은 새로운 개발사를 세우고 꿈을 좇기 시작했다. “돈은 돈대로 벌고 사람은 사람대로 잘살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보자.” 그해 8월 1일, 지노게임즈의 첫 출발이었다.

 

디스이즈게임의 비정기 연재코너인 새출발 특집, 2011년 두 번째 주자는 ‘(사람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지노게임즈다. 창립멤버인 박원희 대표와 김창한 CTO, 그리고 이들과 뜻을 같이하기로 결정한 서동현 디렉터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왼쪽부터 지노게임즈의 김창한 CTO, 박원희 대표, 서동현 디렉터.

 


“아티스트, 기획자, 프로그래머, 누구나 개발자다”


 

기획팀은 아이디어를 내고, 아트팀은 그것에 맞춰 그림을 그린다. 프로그래머는 기획팀에서 낸 의견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서버팀은 안정성 확보에 주력한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는 일반적인 게임개발 방식이다.

 

지노게임즈는 달랐다. 박원희 대표와 김창한 CTO는 아티스트든 프로그래머든 구분 없이 자신이 개발자라는 자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 회사를 설립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도 개발과 복지’였다.

 

전문성이 강조된 분업 체제에서는 철저히 자신의 일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생각을 게임에 반영할 기회가 없고, 서버 관리자는 일러스트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만을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서 박원희 대표는 지노게임즈를 별로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투 시스템을 만든다면 한 명의 기획자와 한 명의 프로그래머, 두 명의 아트 담당자가 모여서 전투 시스템 개발 조를 꾸린다. 전투 시스템에 대한 개발을 조 내부에서끝내는 것이다.

 

팀에 상관없이 콘텐츠 중심으로 조를 꾸리기 때문에 각 담당자의 의견이 여과 없이 반영된다. 자신이 직접 개발에 참가했다는 애착도 생기고, 결과물을 공유할 때도 불평이 없다.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완성된 시스템에 불만을 가질 일도 없다.

 

다만, 이 시스템을 위해서는 각 조의 개발상황을 관리할 총괄기획자가 꼭 필요했다. 그때 만난 사람이 서동현 디렉터였다.

 

 

 

 


서동현 디렉터의 합류와 의기투합


 

서동현 디렉터는 과거 넥슨에서 <카트라이더> <버블파이터> 개발에 참여했다. <버블파이터>의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도 라이브팀에 있던 그가 돌연 넥슨을 떠난 이유는 좋은 게임에 대한 의문때문이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 성적을 평가할 때 숫자에 초점이 맞춰졌고 구조조정도 심해졌다. 더 이상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음 편히 게임을 개발할 수 없겠다고 생각한 그는 넥슨을 떠났다.

 

그는 회사를 떠난 후 제안을 많이 받았다. 신규 프로젝트의 디렉터부터 전체 개발총괄까지 역할도 다양했다. 투자해 주겠다며 창업을 권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와중에 만난 사람이 지노게임즈의 박원희 대표였다.

 

성적에 앞서 잘 먹고 잘살아 보자를 내세우는 회사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특히 모든 직원이 개발자가 돼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이 박원희 대표와 맞아떨어졌다. 그는 작년 겨울 지노게임즈에 합류했다.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메인 기획자가 없어서 그냥 놔뒀다가는 큰일(?)날 것 같다는 생각도 합류에 한몫했다고 한다“6개월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웃음).”

 

물론 아직 인원이 적어서 가능한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늘어난 후에도 지금의 시스템만은 유지하고 싶다는 게 서동현 디렉터의 바람이다.

 

 

 


중소개발사만 개발할 수 있는 MMORPG를 만들 겁니다

 


 

지노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액션 MMORPG <임모탈>은 지난 4월 NHN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한게임 정욱 대표대행은 프로토타입만 보고도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지노게임즈에서 만들고 싶은 <임모탈>은 어떤 게임일까?

 

서동현 디렉터는 중소개발사만의 게임이라는 표현을 썼다. 중소개발사에서 콘텐츠의 양으로 승부를 보려는 건 무모한 일이다. 그렇다고 <아키에이지>처럼 자유도에 많은 공을 들일 수도 없다.

 

그래서 <임모탈>은 핵&슬래시 방식의 빠른 전투에 주목했다. 간단한 조작으로도 다수의 적을 쓸어 버리는호쾌한 전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양념을 섞어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세계정복이나 블록버스터 전투에는 낄 생각이 없습니다. 대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차이점은 확실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서동현 디렉터의 이야기다. <WoW> 이후 국내외 온라인게임의 이 달라지고 <리프트> <WoW>의 시스템을 한층 더 발전시킨 것처럼 진보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게 일하는 회사가 목표”


 

박원희 대표의 꿈은 잘 먹고 잘사는 회사. 다 같은 목표겠지만 박 대표는 여기에 단서 하나를 붙였다. ‘사원이 회사 일에만 신경 써도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회사.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가 작을 때부터 직원이 먹고 사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래서 지노게임즈는 낮 12시부터 2시까지 전원 강제운동을 시작했다. 입사 후에는 요가, 피트니스, 수영, 스쿼시 등 원하는 종목을 고른 후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게임 개발자에게 가장 부족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운동 후의 점심은 물론이고 아침과 저녁도 회사에서 제공한다. 맛있는 걸 먹고 열심히 땀 흘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자연히 일을 더 잘하게 된다. 단순히 운동비용과 밥값을 주는 복지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작은 회사만 해 줄 수 있는, 일일이 챙겨 주는 복지를 내세웠다.

 

이외에도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 없이 직원 개인의 성장을 점검하는 성장면담과 6주 동안 전력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2주 정도 휴식을 가지며 경쟁 게임을 즐기고 분석하는 회사 단위의 스케줄도 지노게임즈의 특징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 개발을 단순히 노동으로 생각하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임모탈>은 현재 알파 버전을 개발 중이며 오는 2012년에 클로즈 베타테스트, 2013년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지만 게임 개발이 끝났을 때 자신의 성장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회사와 가정 모두 더 좋은 환경에 놓일 수 있는 회사생활,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생활이 지노게임즈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