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Wii U의 반응이 E3 현장과 다르게 본국인 일본에서는 시큰둥하다. 일본 매체 중에는 “새롭긴 하지만 실망스럽다”는 기사는 쓴 곳도 있다.
이런 가운데 Wii U가 처음 공개된 지난 8일 오사카 증권 거래소(OSE)의 닌텐도 주가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 대비 1,020 엔(약 13,800 원) 하락한 16,930 엔(약 228,850 원)을 기록했다.
8일 오후 3시경까지 매매 대금 역시 상장 주식 중 최고인 356억 엔으로, 255억 엔인 도쿄 전력을 100억 엔 이상 웃돈 것으로 드러났다.
닌텐도 주가는 9일에도 다시 한번 4.7% 하락해 16,170 엔(약 218,500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2006년 4월 28일 당시의 16,540 엔 이후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3월부터 계속 하락세인 닌텐도의 주가.
이런 현상에 대해 일본의 증권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해도쿄조사센터의 애널리스트 츠노다 유스케는 “4일에 이미 유출된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발표였다. 애플의 경우 신제품 정보가 사전에 어느 정도 유출된다고 해도 실제 발표에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로 이변이 있지만 닌텐도는 이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MF 글로벌 FXA 증권 애널리스트 제이 데휘바우 역시 “Wii U는 닌텐도에게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것”이라며, “3DS의 장래 역시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일본 에이스 경제 연구소의 애널리스트 야스다 히데키는 “소니의 강력한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PS Vita의 가격이 3DS 수준으로 책정돼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요소가 닌텐도 주가에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패납틱 경영 컨설턴트의 애널리스트 아시프 칸은 계속되는 닌텐도 주가의 하락세에 “간단히 말해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것을 싫어한다. Wii U 발표에는 출시 일자, 가격, 구성요소, 스펙, 특징 등 어떠한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또한 Wii U 컨트롤러는 직접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매우 낯설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새로운 컨트롤러와 게임들을 직접 시연해 보지 못 했다. 닌텐도가 E3에서 홈런 대신 2루타를 친 것 같다. 이런 투자자들의 매도 분위기는 놀랍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주식을 매수할 좋은 기회로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