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E3 토크] 개념 가격 PS Vita, 관건은 조작법 활용

디스이즈게임 E3 출장팀의 PS Vita 소감+평가

안정빈(한낮) 2011-06-13 15:06:09

지난 7일부터 9일까지(미국시간)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E3 2011은 ‘차세대 게임기’의 경연장이었습니다. 닌텐도에서는 Wii의 후속 기종인 Wii U를 선보였고, 소니는 PSP의 후속 기종인 PS Vita를 정식으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죠. 이들 두 게임기는 모두 ‘체험존’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직접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E3에 참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과연 Wii U를 직접 해 보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 PS Vita는 정말로 재미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E3 2011에서 Wii U와 PS Vita를 직접 체험한 기자들이 ‘TIG 토크’를 진행해, 게임기를 즐겨본 느낌을 솔직 담백하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2편은 소니의 PS Vita입니다. TIG 기자들이 직접 만져 본 PS Vita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PS Vita를 체험한 한낮과 깨쓰통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진행·정리 LA(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성능은 충분히 만족, 하지만 혁명까지는 아니다


한낮: 직접 플레이도 했는데 성능은 어떤 것 같아요? 전 완전히 감동을 받았어요. PSP PS2 수준이었다면, PS Vita는 PS3를 보는 느낌이에요. 실제로 PS3용 게임을 그대로 PS Vita로 옮긴 것들을 봤는데 그래픽 다운이나 프레임 저하를 거의 못 느꼈어요. 휴대용 게임기 끝판왕 수준?

 

깨쓰통: 울트라 슈퍼 스펙의 PSP였지. 이번에 체험시간이 20분 정도였는데 난 보통 그 정도면 눈이 아파오거든. 그런데 PS Vita에서는 전혀 그런 걸 못 느꼈어. 그만큼 그래픽이 자연스럽고 좋았지. 다만.

 

한낮: 다만?

 

깨쓰통: 좀 의심스러운 게 있는데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아이폰에 길들여져서 그런가? 밝기도 좀 낮아 보여. 아무튼 눈의 피로는 전혀 없었지만 말야.

 

한낮: 화면 밝기는 어두웠던 게 맞아요. PS Vita 아시아 체험회에서 게임을 몇 개 해 봤는데 그때도 밝기가 약해서 화면에 빛이 반사되는 탓에 영상 촬영을 제대로 못 했거든요. 근데 PSP에도 밝기 조절기능이 있으니 PS Vita도 나올 때쯤에는 알아서 넣지 않을까요?

 

깨쓰통: 화면도 PSP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낫지. 그런데 아이폰이나 갤럭시S 등과 비교하면 쇼크는 덜하지 않을까? PSP만 즐기던 유저라면 신세계지만 아이폰4 유저면 그냥 좀 놀라는 느낌? 그래픽은 뛰어나지만 혁명까지는 아닌 것 같아.

 

한낮: 전 반대였던 게 <언차티드>에 물 반사 효과가 있더라고요. 하늘과 배경이 전부 실시간으로 비춰지는데 그 정도면 괴물 아닌가요? 고성능 스마트폰을 쓰던 유저라면 해상도에서는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그래픽 효과 같은 걸 잘 활용한 게임이 나온다면 확실히 차별화가 될 것 같아요.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의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 이야기로는 PS3와 호환성도 높아서 연동도 어려운 편이 아니라고 하고요. 왜 예전 PS Vita 첫 발표회 때 <메탈 기어> 개발자인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말했던 집에서는 PS3로 게임을 하다가 나갈 때는 PS Vita로 이어서 하는 생활’이 마냥 꿈은 아닌 듯 하더라고요.

 

PS Vita 그래픽 성능의 가능성을 보여준 <언차티드: 골든 어비스>.

 

 

조작방식 총집합, 관건은 활용방법


깨쓰통: PS Vita를 실제로 체험해 보니까 PSP보다 버튼 달린 아이폰을 만지는 느낌이 들었어. 체험대의 게임 탓도 있는데 아날로그 스틱과 십자키는 거의 안 누르고 죄다 터치로 끝나더라고. <언차티드>는 아예 이동도 터치잖아. 기계를 기울이거나 흔드는 조작도 가능하니까 버튼 누를 일이 더 없던데.

 

한낮: 사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예요. <그라비티 데이즈>도 공격 순간 몇 번 빼고는 버튼 누를 일이 거의 없던데요. 일단 터치스크린을 최대한 알릴 시기니 일부러 그러는 걸 수도 있고요. 그런데 후면 터치패드는 어땠어요? 일단 게임기로는 엄청 생소한 조작인데요.

 

깨쓰통: 놀랐던 게 저걸 어떻게 후면패드를 만지나 싶었는데 전혀 문제없더라? <리틀빅어드벤처>는 후면패드를 터치하면 위로 솟아 오르고 전면을 터치하면 아래로 떨어지는 블록도 나오는데 그런 게 재미있다고 할까?  후면패드를 누르는 것도 무척 쉬웠어.

 

한낮: 확실히 미끄럼방지 효과가 매우 좋았어요.

 

깨쓰통: 과자라도 먹다가 만지면 미끄러질 것 같아 불안하지만 하지만그런데 후면패드랑 L, R 버튼을 같이 누르기가 좀 어려워. PS Vita가 떨어질까 불안하기도 하고.

 

한낮: 지금까지 양손 엄지와 검지 4손가락으로 게임을 했는데, 이제는 6손가락까지 써야 하니까요. 아차, 이걸로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나오면 손가락이 몇 개 필요한 거지?

 

깨쓰통: 시점 조작 정도야 괜찮지 뭐. <리틀빅플래닛>처럼 후면 터치패드를 잘 쓸 수 있는 게임도 나오면 더 좋고 말이지. 일단 선택할 수 있는 조작 자체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니까.

 

 

한낮: 확실히 조작 총집합이네요. 카메라부터, 전면터치, 후면터치, 아날로그 스틱 2, 십자키, 버튼 6, 모션센서. 이러니까 휴대용 게임기 끝판왕 맞다니까요.

 

깨쓰통: 조작이 많으니까 그래픽에만 의존하지 않는 게임도 나올 수 있지. 터치나 모션센서, 카메라 등 다양한 조작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건 굉장히 좋게 본 사례고, 과연 아이폰 게임 이상의 혁신이 가능할까 싶은 부정적인 의견도 좀 있어. 예를 들어 PS Vita에서 보여준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은 이미 아이폰에도 몇 개나 있었잖아. 심지어 방식까지 비슷한 게임도 있고.

 

한낮: 그렇게 따지면 아이폰에 없는 게 있긴 한가요?

 

깨쓰통: 있지. 십자키와 아날로그 스틱, 소니가 확보한 IP와 서드파티. 거기서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비교적 규모가 작은 아이디어 게임은 이런 장점이 크게 필요가 없는 거지.

 

개발자가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 것도 문제인데 <언차티드>는 솔직히 터치를 아예 안 써도 플레이할 수 있어. 쓰면 더 편하고 쉽지만. 정작 개발자가 나와서 플레이하는데도 터치 기능은 보여줄 때 말고는 안 쓰더라고.

 

한낮: 실제도 E3에서 만나 본 PS Vita 개발자 중에서도 후면 터치패드의 활용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깨쓰통: <리틀빅플래닛>은 굉장히 좋은 예지. 개발자들이 좀 더 머리를 써야 할 거야. 이걸 얼마나 잘 이용하는가에 따라 편차가 엄청날 테니까. 그런데 요즘에는 여러 기종으로 같이 게임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PS Vita에만 있는 기능들 잘 쓸 수 있을까?

 

한낮: 하긴 PS Vita에서 후면 터치패드에 중요한 기능을 배정해 버리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할 때도 문제가 많을 거예요. 조작을 새로 바꿔야 하니. 그렇다고 PS Vita 전용 게임만 내기엔 요즘 시장 상황이 좀…….

 

깨쓰통: 닌텐도라면 괜찮지. 닌텐도야 혼자 다 하니까. 근데 소니는 서드파티가 강세인데 그들이 과연 얼마나 PS Vita만을 위해 게임을 만들어 줄까? 이게 좀 걱정이 되네.

 

 

 

대만족! 모든 단점을 보완하는 개념 가격


한낮: 가격은 어때요? 만나는 소니 관계자마다 엄청난 자부심을 보이던데요.

 

깨쓰통: 그냥 최고. 지금 가격대로면 위에 말한 단점이 다 있더라도 한마디도 할 수 없을 정도야.

 

한낮: 가격 불만은 전혀 없으신 거죠?

 

깨쓰통: 유일한 걱정이 3G 지원 문제인데 지금 가격이라면 와이파이(Wi-Fi) 버전이라도 전혀 상관없어. 생각해 봐. 지금까지 아이폰4에 비교했는데요, 아이폰4는 90만 원이고, PS Vita는 그에 비하면 1/3 가격이잖아. 게임 외의 기능을 생각해도 충분히 장점이 있지. 지금의 PSP와 비교해도 PSP와 타이틀 3개 살 돈이면 되잖아.

 

한낮: 나온 타이밍도 딱 좋아 보이지 않아요? PSP는 거의 마지막이라는 인상이 강한데요.

 

깨쓰통: PSP 정보를 보면 알겠지만, 요즘 나오는 게임은 대부분 재활용과 미소녀 게임이거든. 둘 다 게임기의 시절이 끝나갈 때 나오는 게임들이지. 일단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해. 그만큼 PSP가 오래되기도 했고.

 

3G 지원 PS Vita 모델이 299 달러(약 32만 원)으로 예상보다 저렴하게 나왔다. 

 

한낮: 닌텐도 3DS와의 승부는 어떨 것 같아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의 최대 경쟁작인데요.

 

깨쓰통: 결국은 게임 타이틀 승부인데 지금까지 3DS의 가장 큰 문제가 할 만한 게임이 별로 없다는 거잖아. 작년에 이야기 나온 게임도 아직까지 개발 중이고. PS Vita도 같을 거야. 동시발매 타이틀 얼마나 잘 갖추고 라인업 빨리 확보하는가에 달려 있지.

 

이터비아: 그런데 이번 E3에서 놀랐던 건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3DS로 사진을 찍었다는 거야. 부스 모델을 입체로 즐기기 위해…….

 

한낮: 확실히 그건 아직 아무도 못 따라가는 장점이죠.

 

깨쓰통: 그러고 보니 무게는? PSP와 별 차이 못 느끼겠던데?

 

한낮: 진짜 차이 못 느끼겠어요. 크기는 확실히 커졌는데 디자인이 좋아서 오히려 세련된 느낌? 소니는 게임기 디자인은 정말 세련되게 잘 만드는 거 같아요. 이거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네.

 

깨쓰통: 하긴 언제나 가격이 문제였는데, 이번엔 가격도 착하게 나오고.

 

한낮: 그럼 마지막으로 PS Vita에 점수를 준다면요?

 

깨쓰통: 기계 자체는 9. 기계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니까. 다만 라인업이 걱정이지. 리메이크게임만 계속 나오면 난 안 살 거야.

 

한낮: 저도 9점입니다. <몬스터헌터> 신작이 나온다면 +1점 생각해 보겠어요. 진심입니다.